경부고속도로는 1970년대에 완공됐다. 그때 정부가 땅 임자에게 지불한 돈은 3.3㎡에 236원이었다고 한다. 터무니없는 헐값이었다. 시·군·읍·면장들은 땅 주인을 찾아다니며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도로에 편입되고 남은 땅값이 10배, 100배로 뛴다”고 선전했다. 1㎞에 1억 원밖에 안 드는 세계 최소 비용으로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이다.
▼ 그러나 사정이 달라지고 말았다. 주변 농지는 아무런 혜택을 보지 못했다. 더욱이 고속도로는 이농(離農)을 부채질하고 중소도시까지 몰락시켰다. 농촌에서 인근 중소도시로, 중소도시에서 대도시로 옮겨가는 전통적 인구 이동 패턴을 고속도로가 무너뜨리고 곧장 대도시로 빨아들였기 때문이다(김기천, KTX의 빨대효과).
▼ 빨대효과(Straw Effect)는 좁은 빨대로 컵의 음료를 빨아들이듯, 고속도로나 고속철도의 개설에 즈음해 대도시가 주변 중소도시의 인구나 경제력을 흡수하는 대도시 집중 현상을 말한다. 1960년대 일본에서 고속철도 신칸센이 개통된 후 연계된 중소도시가 발전하리라던 기대와는 달리 도쿄와 오사카 양대도시로 인력과 경제력이 집중되면서 제3의 도시인 고베마저 위축되는 현상이 발생하자 이를 `빨대효과'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도 KTX 개통 이후 대구 시민들이 서울에 있는 병원의 의료서비스, 학원의 교육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KTX를 타고 상경한다는 KTX 빨대효과가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 중앙선 덕소~서원주 구간 복선화 전철사업이 마무리돼 9월 25일부터 정식 개통될 예정이다. 1998년 착공한 이 사업이 완료됨에 따라 청량리에서 원주까지의 운행거리가 기존 108㎞에서 97㎞로 11㎞ 줄어들게 됐다. 복선화 전철 개통의 덕을 보느냐 피해를 보느냐는 원주시 하기 나름이다. 창의적인 발상이 있으면 빨대의 흐름을 거꾸로 돌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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