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삼수' 끝에 건설 성공?

2015.02.17

 

 

 

 

강원도, 4월 계획안 제출… "대규모 자연훼손" 환경부 결단 주목

 

설악산 케이블카 논란이 뜨겁다. 정부의 내수 활성화와 규제완화 기조 아래 지자체의 케이블카 설치 움직임이 속도를 내고 있는데, 자연훼손을 이유로 '퇴짜'를 맞았던 사업이라는 점에서 강한 반발이 일고 있다. 경제적 효과를 앞세운 지자체와 환경보호를 내세운 시민·환경단체가 팽팽히 맞서고 있어 정부의 결정이 주목된다.

1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강원도와 양양군은 설안산 초입인 '오색'에서 '끝청'을 잇는 노선 길이 3.4㎞의 케이블카를 건설하는 내용의 '설악산 국립공원계획 변경안'을 오는 4월 환경부에 신청하기로 했다.

강원도와 양양군은 2016년 9월까지 환경영향평가와 실시설계를 완료한 뒤 공원사업 시행허가를 신청해 본격적인 조성사업에 나서 2018년 1월쯤 시험운전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변경안은 환경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립공원위원회의 승인을 받으면 최종 확정된다.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는 지난해 8월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관광·콘텐츠 분야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제에 포함됐다는 점에서 사실상 사전 승인을 받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정부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오색 케이블카 설치 계획은 국립공원위원회에서 이미 2번이나 부결된 사업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강원도와 양양군은 오색부터 △주전골(흘림골) △끝청 △중청 대피소 △오색령을 잇는 관모능선에 케이블카를 놓기 위해 2012년 6월, 2013년 9월 두 차례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했으나 환경훼손 우려 등으로 모두 무산됐다.

실제 케이블카 설치 예정 지역은 천연기념물 제217호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돼 있는 산양의 서식지로 유네스코의 생물권보전지역이다.

또 설악산국립공원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정한 보호지역 유형 'Ⅱ(대규모 생태계 보호를 위해 보존해 둔 자연)'다. 케이블카가 설치될 경우 자연훼손으로 설악산의 생태적 가치가 크게 하락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환경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이미 부결된 지역의 케이블카 설치 재추진은 심각히 우려되는 일"이라며 "검증되지 않은 경제효과를 바탕으로 사업이 추진될 경우 생태계 파괴 등 부작용을 복원하는데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환경단체 관계자도 "국립공원의 개념을 처음으로 정립한 미국에서는 국립공원 안에 케이블카가 한 곳도 없고 일본도 1970년대 이후 국립공원 안에 케이블카를 새롭게 건설한 사례가 단 한 건도 없다"며 "있는 그대로 보전하는 것의 가치가 개발이익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특히 설악산 케이블카 건설 허가 여부는 지리산 등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 다른 지자체의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돼 관심이 집중된다. 현재 지리산 권역의 경남 산청군과 함양군, 전남 구례군, 전북 남원시 등 4개 지자체가 모두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는 등 전국 10여곳에서 케이블카 건설이 계획되고 있다.

이와 관현, 환경부 관계자는 "재신청이 들어 온다면 기존에 제시한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 심의할 것"이라며 "주요 봉우리는 피해 중요한 생태, 경관 자원을 최대한 보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환경부가 제시하고 있는 국립공원내 케이블카 설치 기준은 △주요 봉우리에서 정상 등반 통제에 적합한 거리를 둘 것(환경성) △국립공원 보전에 기여하는 방안을 제시할 것(공익성) △경제성을 검증할 것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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