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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한 돈풀기에 글로벌 부동산시장이 `먼저 화답`

by SL. 2012. 10. 17.

무제한 돈풀기에 글로벌 부동산시장이 `먼저 화답`

 

美, 신규주택 판매 20%나 늘어
中, 4대도시 주택거래 되살아나
獨, 베를린 집값 1년새 20% ↑

 

◆ 글로벌 양적완화 효과 ◆

 

 

글로벌 중앙은행이 돈을 풀어 시장을 살리는 `양적완화` 정책공조를 보인 지 한 달. 실업률을 떨어뜨리고 생산활동을 늘려 꺼져가는 경기의 불씨를 되살리겠다는 게 본래 정책의 취지였지만 부동산 시장에서 먼저 폭죽이 터지고 있다.

지난달 14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3차 양적완화(QE3)를 발표했고 이보다 한 주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은 무제한 국채매입 프로그램(OMT)을 내놨다. 이후 일본 중앙은행(BOJ)도 종전의 자산매입 규모를 10조엔 이상 늘리는 일본판 양적완화 정책을 내놨고 중국 인민은행도 2주 만에 단기자금 2650억위안(약 47조원)을 시장에 풀었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시장에 돈을 풀자 그동안 힘겹게 버텼던 부동산시장에서는 거래가 눈에 띄게 살아나고 있다. 가격 상승폭도 만만치 않다.

중국 부동산 정보제공업체인 소우펀홀딩스에 따르면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4대 도시의 작년 동기 대비 부동산 거래 건수 증가율은 지난 4월 4.8%까지 낮아졌다가 지난달에는 38.7%까지 상승했다. 이처럼 거래는 이달 초 국경절 연휴 때 주춤했다가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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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부메랑 바이어(boomerang buyer)들이 주택시장으로 복귀하기 시작하면서 거래를 되살리고 있다. <매경DB>

징화스바오는 이날 주택건설부 통계를 인용해 "베이징의 지난주 주택 거래량이 4994채에 달해 국경절 연휴 때에 비해 751%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황금연휴 기간에 주춤했던 거래가 완전히 다시 정상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범위를 넓혀 중국 54개 주요 도시로 분석 대상을 확대해도 국경절 연휴 이후 거래량 증가 현상은 뚜렷하다. 중국 부동산지수연구원은 "전국 54개 주요 도시의 지난주 거래량은 총 5만9929건으로 국경절 연휴 기간에 비해 210% 증가했다"고 밝혔다.

중국 주택가격은 여전히 지난해보다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으나 하락폭은 둔화되고 있다. 중국 10대 도시의 평균 주택가격은 지난 5월 작년 동기 대비 -3.2%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가 둔화돼 지난달에는 -1.2%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경우 내년 초에는 주택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다음달 권력교체가 이뤄진 뒤에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도 있어 부동산 시장 회복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미국에서는 부메랑 바이어(boomerang buyer)들이 주택시장으로 복귀하기 시작하면서 거래를 되살리고 있다.

부메랑 바이어는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해 집이 압류처분돼 경매로 넘어가는 수모를 당한 뒤 다시 신규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 주택 구매자들을 말한다. 미국에서는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해 집이 경매로 넘어간 뒤 3년이 지나면 다시 연방주택청(FHA)이 보증하는 대출자격을 회복할 수 있다.

이처럼 3년 기한을 넘긴 `부메랑 바이어`들이 급증하면서 새롭게 주택 수요기반을 넓히는 토대가 되고 있다는 게 월스트리트저널의 분석이다. 무디스애널래틱스가 집계한 주택 압류 자료에 따르면 이들 `부메랑 바이어` 숫자가 올해 2분기 72만9000여 명에 달한다.

실제 올해 들어 8월 말까지 미국의 신규주택 판매는 작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20% 증가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내년에는 판매량이 60만채를 넘어 작년의 두 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존주택 판매도 5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케이스실러 20대 대도시 집값도 5개월째 오름세다. 독일에서는 심지어 주택가격 거품을 우려할 지경이다. 부동산 컨설팅회사 존스 랑 라살에 따르면 베를린 집값(중간값 기준)은 지난 6월까지 1년 새 20%가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기간을 늘려보면 2009년 이후 3년간 37.5%가 급등했다는 것.

워낙 금리가 낮다 보니 독일 전체 가구의 절반이 넘는 임대주택 거주자들이 대출을 받아 집을 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또 유로위기로 독일이 자산 피난처로 인식되면서 이탈리아ㆍ스페인ㆍ북유럽 등지에서 부유층 돈이 몰려들고 있는 것도 독일 부동산 가격 상승에 한몫했다.

민간연구소 HPX그룹이 지난 1950년부터 발표해온 하이포포트 독일 주택가격지수(신규 주택 기준)는 지난 8월 말 115.53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