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지분 적은 주상복합의 설움…분당 파크뷰 등 시세 반토막
재건축 어렵고 대형평형 찬밥
2007년 초 한때 17억원에 실거래됐던 경기도 성남 분당신도시 정자동 분당파크뷰 주상복합 전용 124㎡형. 분당을 대표하는 주상복합 중 한 곳이지만 올해 들어 낮게는 9억700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5년 새 시세가 거의 반 토막이 난 셈이다.
반면 분당신도시 서현동 시범삼성아파트 전용 85㎡형은 2007년초 7억2500만원에 거래되다 요즘은 6억원대 초반으로 내려앉았다. 20% 가까이 급락했다고 하지만 그래도 주상복합보다는 낙폭이 훨씬 작은 편이다.
최근 몇 년간 수도권 부동산시장 불황이 지속되면서 특히 `부촌의 상징`이었던 초고층 주상복합이 직격탄을 맞아 비틀거리고 있다. 일반아파트 대비 시세가 큰 폭으로 떨어지며 과거의 영광이 무색할 정도다.
입지와 교육여건이 우수해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인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도 주상복합은 찬밥이다. 2000년 준공된 주상복합 목동트윈빌은 얼마 전 전용 156㎡ 아파트가 6억원에 실거래됐다. 같은 시기 목동신시가지 전용 142㎡가 12억원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시세가 절반 수준에 그친다.
경매시장에서도 주상복합은 번번이 유찰되며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송파동 대우레이크월드 전용 163㎡는 경매시장에서 두 차례 유찰돼 감정가(13억원) 대비 64% 수준인 8억3200만원부터 오는 29일 경매에 오른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주상복합 아카데미스위트 전용 165㎡는 두 차례 유찰 끝에 감정가인 16억원에 크게 밑도는 11억100만원에 지난 5월 낙찰됐다.
전문가들은 주상복합이 추락한 원인으로 크게 세 가지를 꼽는다. 우선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다. 일반아파트는 낡은 뒤에도 땅에 대한 지분가치를 이용해 재건축을 시도할 수 있지만, 땅 지분이 거의 없는 주상복합은 재건축을 통한 가치 상승이 거의 불가능하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부동산 침체기를 거치며 영리해진 실수요자들이 주상복합 완공 이후 건물가치가 감가상각되는 측면까지 투자 때 고려한다"고 말했다.
주상복합이 대부분 대형 위주로 설계된 측면도 시세에는 마이너스다. 대형이 인기 있었던 부동산 활황기에는 시세가 가장 먼저 뛰었지만 불황기에는 정반대로 시세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
일반아파트에 비해 관리비가 많이 나오고 환기가 어렵다는 점도 주상복합을 외면하는 원인 중 하나다.
반면 일각에서는 신규 분양되는 일부 주상복합의 경우 여전히 투자처로서 가치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상가와 주거동을 분리해 주거 만족도를 높이거나 판상형 설계를 도입해 환기 문제를 개선하는 시도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는 것. 대형 위주 설계도 대폭 소형 중심으로 바꿔 실수요자를 끌어들일 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부동산 경기가 몇 년 내 회복될 것인가 여부에 따라 주상복합의 미래가 갈릴 것 같다"면서 "국지적으로나마 부동산 활황기가 만약 온다면 용산, 판교 등 일부 주상복합은 분양가 대비 시세가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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