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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당진이야기

천안·아산 대기업들, 집값·전세금 끌어올려

by SL. 2012. 9. 27.

천안·아산 대기업들, 집값·전세금 끌어올려

 

 

집값 상승률 높은 천안·아산
삼성·현대차 일자리만 4만개… 일시적 주택공급 부족 현상, 전세 구하기 하늘의 별 따기
최근 청약 경쟁 2대1 넘지만 인근 오산 등 물량 늘어 부담

 

 

얼마 전 삼성전자에 다니는 남편을 둔 30대 주부가 집을 구하러 왔길래 전세를 소개시켜 줬어요. 그런데 전세 놓은 집 남편은 현대자동차 직원이더라고요. 아산이나 천안에 기업이 많다 보니 종종 이런 일이 생긴답니다."

지난 25일 찾아간 충남 천안과 아산은 기업이 만든 일자리가 부동산 시장을 이끌고 있었다. 삼성현대자동차 등 기업과 각종 산업단지로 유입되는 근로자 수요가 늘어나면서 천안과 아산은 최근 1년간 아파트값이 각각 13.6%, 12.6%씩 올랐다. 전국 평균 아파트값 상승률(2.4%)은 물론, 6대광역시(4.9%) 집값 상승률도 크게 웃돌았다.

이날 아산시 용화동에서 만난 K공인중개 김모(47) 대표는 "불황이긴 하지만 소득 수준이 높은 직장인 실수요자들이 꾸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경우 천안시 서북구와 아산시 탕정면에 있는 사업장에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 등 정규 근로자 3만6000여명이 일하고 있다. 아산시 인주면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도 협력업체 직원 등 4000여명의 근로자가 상주한다. 천안 백석동 백석산업단지에 40여개 외국계 기업에도 40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기업이 늘면서 천안·아산의 인구도 증가세가 확연하다. 2000년 말 42만5000여명이던 천안지역 인구는 지난 6월 말 59만2000여명까지 늘었다. 아산도 2000년 18만5000여명이었던 인구가 최근 28만명까지 증가했다. 지자체가 기업 유치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어 향후 외부 유입 인구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주택 시장에서는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07~2008년에는 해마다 천안·아산에 아파트 1만3000가구 이상이 공급됐지만, 2009~2010년에는 공급량이 1000가구를 밑돌았다. 일시적으로 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나 미분양 아파트가 1만가구 이상이 쌓였고 글로벌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건설사들이 분양을 주저했기 때문이었다.

수급 불균형으로 지난해 천안·아산의 아파트 전세금이 16~17%가량 치솟았다. 천안시 불당동의 경우 2억7000만원 안팎의 전용 84㎡ 아파트의 전세금이 2억3000만원 선에 형성된 곳도 있다. 집값에 육박하는 전세금 때문에 내집 마련에 나선 수요자가 늘면서 집값도 함께 상승곡선을 그렸다.

S공인중개사무소 박모(50) 대표는 "전세는 씨가 말라서 운이 좋아야 구할 수 있을 정도"라며 "학군이 잘 갖춰진 곳을 찾는 30~40대 부부가 집을 사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청약시장도 직장인 실수요자가 주도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천안 백석동에서 8월 말 청약 신청을 받은 '백석 2차 아이파크'(1547가구)는 평균 청약경쟁률이 2.23대1을 기록했다. 전망이나 위치가 좋은 중소형 아파트의 경우 1000만원 안팎의 웃돈(프리미엄)이 붙은 분양권 거래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지 이영길 분양소장은 "청약자의 80%가량이 주변에 직장이 있는 실수요자"라며 "아산 지역에서 분양한 '용화아이파크'도 매달 30가구가량 꾸준히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시장 호황에 힘입어 공급이 지나치게 쏠린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작년 천안·아산에는 아파트 3400여가구가 분양됐고 올해도 연말까지 7500여가구가 공급될 전망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천안 서북구 일대에서 추진하는 주택 1만가구 규모의 천안신도시도 내년 사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고용에서 비롯된 전세 수요가 시장을 움직였지만 최근 1~2년 새 다시 공급이 늘면서 어느 정도 수급불균형은 해소된 상황"이라며 "세종시나 오송 등 인근 지역 개발도 천안과 아산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