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포시대` 개막…원아시아 관문 꿈 영근다
충남 서산시 대죽리 일원 대산항. 이곳에서는 방파제, 호안 등 관리부두 시설을 짓기 위한 대산항 제3차 항만기본계획에 따라 동측 5ㆍ6ㆍ7ㆍ8부두와 서측 준설토기장 공사가 한창이었다. 용지 평탄화 작업으로 대형 덤프트럭, 굴착기 등 각종 중장비들이 굉음을 내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인근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삼성토탈 대산공장도 공사 열기가 뜨거웠다. 이날 350여 명의 건설 인부들은 파일 시공 등 기초공사를 하느라 분주했다. 2014년 6월까지 총 1조9870억원을 투입해 제2 방향족 생산설비 등을 증설하고 있다.
이곳에서 30㎞쯤 떨어진 당진항도 현대제철ㆍ고대부두 등의 공용 부두 조성 공사로 활기를 띠고 있었다. 현재 부두암벽인 케이슨 공정을 마무리하고 연약 지반 개량사업이 진행되면서 쉴 새 없이 오가는 대형 덤프트럭 등으로 먼지가 자욱하다.
충남 서해안은 지금 항구 전체가 공사장이다.
충남도에 따르면 이 일대에는 서산 대산항 공용 부두를 비롯해 당진항, 태안항, 서천 비인항, 보령 대천항 등 5곳에서 20선석 규모의 항만이 건설되고 있다. 이미 총 7개 항만에서 76선석의 개발이 완료됐다.
향후 충남 서해안 항만 신ㆍ증설 계획이 예정대로 추진되면 충남도의 일반 물류항 연간 하역 능력은 대산항(1억t), 당진항(1억500만t), 장항항(163만t)과 보령신항(1064만t), 태안항(1089만t) 등을 포함해 총 2억3000만t에 이른다.
이에 따라 현재 전국에서 6% 수준인 물동량 처리 능력이 두 배 이상 높아져 대산항과 당진항은 인천, 포항 등을 제치고 전국 4위권 국제 무역항으로 도약할 전망이다. 2020년이면 환황해권은 물론 아시아의 중심 항만으로서의 기반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충남 서해안의 항만 건설이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은 급증하는 물류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추가 개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물동량 증가 추이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5년간 충남도 내 5개 무역항의 물동량 연평균 증가율은 12%로 전국 평균 5%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물동량은 1억9131만9000RT(Revenue Tonㆍ선박운임 계산 때 중량과 용적 가운데 높은 수치)에 달한다. 규모 면에서는 아직 부산항 2억9433만5000RT에 미치지 못하지만 증가율 측면에서는 단연 1위다. 같은 기간 부산항과 광양항은 각각 5.1%, 2.4% 증가했다.
그렇다면 돈과 일자리가 충남 서해안으로 몰려드는 이유는 뭘까. 충남이 서해안 시대 대(對)중국 물류 전진기지로 한국을 먹여살릴 성장동력 거점으로 부상하면서 기업의 물류 수요가 대폭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충남 서북부 지역은 현재 국내에서 기업 투자가 가장 활발한 지역이다. 총 139개 산업단지(109㎢)가 조성을 마쳤거나 개발 중이다. 전국 산업단지의 22.3%를 차지하는 규모다. 현재 총 1919개 업체가 공장을 가동 중이고 종사자 수만 11만7273명에 달한다.
천안과 아산의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를 비롯해 아산ㆍ당진, 서산권에서 자동차ㆍ철강ㆍ석유화학 산업벨트가 구축돼 삼성, 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들이 각각 수조 원의 투자에 나서고 외국인투자기업과 부품소재 협력업체들의 기업 이전으로 하루가 다르게 변화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연평균 경제성장률(2000~2010년)이 9.2%로 16개 시ㆍ도를 통틀어 가장 높다.
남궁영 충남도 경제통상실장은 "충남 서북부 지역은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과 불과 400여 ㎞ 거리로 최단 거리인 서산과 당진을 거점으로 항만, 도로 등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해 환황해권은 물론 대아시아의 중심 지역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완섭 서산시장은 "현재 설계용역 중인 대산항 국제여객부두 및 터미널 건립 사업이 내년 말까지 차질없이 이뤄지면 인천~서산ㆍ당진~목포를 연결하는 서해안의 새로운 바닷길이 열리고 대중국ㆍ아시아 교역의 전초기지이자 세종시와 내포신도시의 관문항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맥락에서 다음달 18일 홍성ㆍ예산의 내포신도시로 이전하는 충남도청이 충남 서북부의 `앵커 기관`으로서의 역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내포신도시를 중심으로 지속 가능 발전 전략의 키를 쥐고 구심점 역할을 하면 도시 간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내포신도시는 충남 서북부 지역을 균형 발전시킬 수 있는 배후 거점도시이자 중국을 교두보로 인구 40억명의 아시아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잇는 `하나의 아시아(One Asia)`의 허브 도시로 급부상할 여건을 갖추고 있다"며 "서해안 발전시대를 맞아 대아시아 경제권의 중심 도시로 내포 시대를 활짝 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 행정타운 품은 `충남의 중심` 내포신도시
◆ 내포신도시 시대 개막 ◆
충남 홍성군 홍북면 신경리와 예산군 삽교읍 수촌리 경계의 내포신도시 공사현장. 홍성 용봉산(381m), 예산 수암산(260m) 자락에 건설하는 신도시 중심부인 행정타운에 들어서자 웅장한 자태의 7층짜리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충남도청사다. 다음달 13일이면 완공된다. 현재 공정률은 99.6%.
이날 230여 명의 공사 인력들은 내부 마감 공사 마무리를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충남도청사와 연접한 충남교육청사도 내부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이었다. 공정률 81%로 내년 2월 초 입주 예정이다. 충남경찰청사도 내년 9월 준공을 목표로 55%의 골조 공사가 진행 중이다. 공공기관 청사 뒤쪽 아파트 단지와 내포초ㆍ중학교 공사현장은 레미콘 차량이 분주히 오가고 있었다. 내포신도시 첫 입주 아파트인 롯데캐슬(885가구)은 이미 완공돼 최근 입주자 사전 점검을 마치고 내포신도시 생활의 서막을 알렸다.
◆ 121개 기관도 단계적으로 이전
충남도청의 내포 신도시 이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다음달 18일부터 28일까지 충남도 본청 실ㆍ국ㆍ본부 등이 단계적으로 옮겨온다. 일제강점기이던 1932년 공주에서 대전으로 충남도청이 이사한 이래 꼭 80년 만이다.
역사적으로 내포지역은 수운과 교통 중심지로서 육지와 바다의 물산이 거래되며 경제적으로 번영했던 곳이다. 권희태 충남도 부지사는 "그동안 천안ㆍ아산 등 북부 지역과 대전 주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발이 뒤처졌던 내포지역 발전에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며 "특히 내포신도시는 대전ㆍ세종시, 천안ㆍ아산시와 트라이앵글 발전축을 형성하면서 충남의 새로운 성장을 견인하고 중국 진출을 위한 서해안 전진기지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내포신도시는 홍성군 홍북면과 예산군 삽교읍 등 2개 군에 걸쳐 있다. 충남도청 등 121개 행정기관이 들어서는 행정타운과 디스플레이 관련 ITㆍBT 산업단지, 명문 사립유치원, 우수 초ㆍ중ㆍ고교, 특성화 대학이 유치되는 `국제문화교육특구`로 나눠 개발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전체 용지 995만㎡(300만평) 중 연말까지 행정타운을 중심으로 초기생활권 137만㎡에 대한 조성을 완료할 계획이다.
2020년까지 총사업비 2조6000억원을 투입한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신도시 인구 10만명(3만8500가구), 홍성ㆍ예산 인구 20만명 등 총 30만명이 거주하는 `중핵도시`로 성장할 전망이다.
충남의 중앙지점에 위치한 이 신도시는 용봉산 등으로 둘러싸여 녹지가 풍부하고 수덕사와 덕산온천이 가깝다. 서해안고속도로와 13㎞, 대전~당진고속도로와 8㎞, 장항선과 3㎞ 거리에 있어 교통 접근성도 우수하다. 수도권 전철의 신도시 연장도 추진된다. 신도시 주변으론 국도 1, 29, 40, 45호가 연결돼 수도권에서 1시간대, 영ㆍ호남에서 2시간대에 접근이 가능하다.
◆ 녹지율 50% 이상 저탄소 녹색도시
내포신도시는 행정기능을 중심으로 다양한 기능을 갖춘 방사순환형으로 개발된다. 이를 위해 도청을 중앙에 배치하고 주변에 행정타운(31만8000㎡), 비즈니스파크(13만3000㎡), 상업용지(36만3000㎡), 산업용지(99만㎡), 주거단지(266만4000㎡) 등으로 나눠 개발된다.
`저탄소 녹색도시`를 표방한 신도시는 저탄소 녹색도시 실현을 위해 녹지율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당 100명의 인구밀도를 유지하는 `그린시티`로 만들어진다. 고탄소 배출 제로화 및 신재생에너지 시설도 적극 도입하는 등 자연이 에너지가 되는 `탄소 중립도시`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특히 담장ㆍ쓰레기ㆍ전신주ㆍ육교ㆍ입식광고판이 없는 `5무(無) 도시`를 목표로 하수처리시설, 쓰레기소각장, 폐기물처리장을 한곳에 모으거나 지하에 두기로 했다. 세련된 도심 경관을 위해 가로등ㆍ간판ㆍ교량ㆍ가로시설물에 공공디자인을 적용하고, 행정타운은 주변과 어우러지도록 중ㆍ저층으로 건립한다.
어린이공원과 근린공원 등 51개(121만8000㎡)도 조성하고 왕복 2차로(폭15m) 이상 28개 노선 70.1㎞의 자전거도로와 퍼블릭 골프장(51만2000㎡)도 만들 예정이다.
또 유치원 4개와 초등학교 6개, 중학교 3개, 고등학교 2개 등 각급 학교 15개가 세워진다. 이 신도시는 2008년 12월 지식경제부로부터 `국제문화교육특구로 지정됐다. 국비 등 총 1028억원을 들여 △평생학습센터 건축 △방과 후 영어학교 운영 △전문계고의 특성화고 및 자율학교 지정 운영 등을 통해 중부권 최고 교육도시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 밖에 커뮤니티시설 5개(3만9000㎡), 문화시설(8만㎡) 1개, 보건ㆍ의료시설(5만4000㎡) 1개 등도 짓는다.
3 올해 외자유치 전국 1위…풍요로운 충남으로
2006년 이후 69억5900만달러 유치…경제력 급신장
국내기업 4500여곳 들어와 20만명 이상 고용창출
민선 4기 이후 11월 현재 56건의 외자 유치 실적을 기록했다. 유치 금액은 69억5900만달러에 달한다. 이 중 29개 투자 협약이 투자 완료로 이어졌고, 15곳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9개 투자 협약도 추진 중이다. 충남발전연구원은 민선 4기 이후 성사된 외자 유치가 충남의 경제력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까지 이뤄진 외자 유치 성과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48건 7조4273억원의 외자 유치로 충남도 자본 규모가 175조1722억원으로 확대됐고 부가가치 증가액이 6조8745억원에 달했다.
또 부가가치 변화에 따라 총생산액이 19조7706억원 증가했고 일자리 창출 규모가 13만8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민선 4기 이후 국내 기업 4560개사를 유치해 20만명 이상 고용을 창출했다. 이들 기업의 투자 규모는 총 52조9464억원에 이른다.
충남도는 올해 미국 MEMC와 2억달러 규모 투자 유치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유미코아와 6500만달러, 에어프로덕츠와 4000만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 협약을 맺는 등 총 8개 기업, 5억3400만달러의 외자 유치에 성공했다. 민선 5기 출범 이후 외자 유치 실적은 총 20건, 22억7500만달러에 달한다.
이 같은 성과로 충남도는 지난 1일 외자 유치 전국 1위를 달성해 대통령 기관 표창을 수상했다. 2002년과 2008년에 이어 세 번째다.
국내 기업도 1556개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전국 1위다. 총 8조9860억원 투자로 40만명 이상의 고용 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8조원대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를 거뒀다. 이 같은 성과는 우량기업 선별과 전국적인 유치활동 전개 등 기업 유치 정책의 질적 전환으로 가능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충남이 금융위기와 수도권 규제완화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내외 투자 유치 전국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은 지속가능한 투자 유치 전략을 펼쳤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지역 발전을 생각하며 생산활동을 하는 외국인 기업 유치에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외 기업 유치에 따른 산업 기반 강화로 충남의 성장세가 그칠 줄 모르고 있다. 세계 경제 침체와 수도권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충남 경제는 `나홀로` 비상하고 있다.
실제 충남의 산업생산 등 각종 경제지표가 호조세다. 충청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충남 지역내총생산(GRDP) 증가율이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충남은 29조2771억원에서 160.8% 늘어난 76조3538억원을 기록해 전국 광역단체 가운데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0년 전보다 47조767억원 증가한 것이다. 상위권인 전남(111.1%)과 인천(109.6%), 경남(107.9%)보다 월등히 높다. 전국 지역내총산액 비율로 보면 1.7%포인트 늘어난 6.5%에 해당된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액도 충남은 1557만9000원에서 3678만6000원으로 136.1% 증가해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남(3306만원)과 경북(2980만2000원), 서울(2702만8000원), 경남(2566만6000원)이 그 뒤를 이었다. 1인당 GRDP 규모는 전국 2위다. 연평균 경제성장률도 9.2%로 16개 시ㆍ도를 통틀어 가장 높다.
사업체 수 기준으로 충남은 10년 전보다 12.7% 증가한 13만4317개로 전국 사업체 대비 4%를 차지했다. 산업생산지수에서도 충남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충남은 지난 10년간 357% 성장세를 보였다.
전국 평균 증가율은 99.2%다. 충남의 경우 영상ㆍ음향ㆍ통신 업종이 1952.9%라는 큰 폭 증가세와 함께 전반적인 성장을 이끌었다는 것이 통계청 분석이다. 교역 규모도 비약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수출은 599억5600만달러(전국 4위), 수입은 336억1500만달러(전국 6위)이며 무역수지 흑자는 263억4100만달러로 전국 3위 규모다. 특히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액은 123억6000만달러로 사상 첫 100억달러 돌파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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