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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야기/세상살이이야기

낮은금리 갈아타기

by SL. 2013. 5. 21.

"중도상환 수수료 내도 이익"…낮은금리 갈아타기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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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강남 소재 20억원대 상가건물을 매입하기 위해 한 시중은행으로부터 13억원을 대출받았던 최영선 씨(가명ㆍ56ㆍ경기 분당)는 최근 낮은 금리 조건의 대출로 바꿔 탔다. 금리가 워낙 많이 떨어져 당시 받았던 금리와 너무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최씨는 당시 금리변동이 부담이 돼 안정적인 고정금리를 선택했다. 대출 조건은 연 6.2%였다.

이후 저금리가 지속되자 작년 6월에는 은행이 최씨의 금리 인하 요구권을 수용해 5.9%로 낮췄지만 최씨는 여전히 고금리 대출을 받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최씨는 지난 4월 해당 상품의 금리가 4.4%까지 떨어지자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기간이 13개월이나 남았지만 새로운 조건의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탄 것이다. 712만원의 중도상환수수료를 내더라도 남는 장사였다.

초저금리 시대가 장기화하면서 낮은 금리로 대출을 갈아타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2~3년 전 고정금리로 대출은 받은 고객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창구에는 기존 고정금리 대출자들이 낮은 금리의 대출로 전환하려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하나은행 한 창구 직원은 "2년 전에 고정금리 대출을 받은 고객을 중심으로 대출을 갈아타려는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일부는 변동금리로, 일부는 고정금리 대출로 바꿔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직원은 이달 들어 하나은행 지점에만 일주일에 평균 10여 건, 기업대출의 경우 4~5건 정도 대출전환 문의가 온다고 전했다.

대출 갈아타기는 팍팍한 살림살이에 신음하는 서민들뿐만 아니라 PB센터를 이용하는 부유층 사이에서도 `빚테크`로 관심을 끌고 있다. 김인응 우리은행 투체어스 잠실센터장은 "금리가 워낙 낮아지면서 `빚테크`의 측면에서 고정금리 대출을 이용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특히 기존 대출자들 사이에서 차라리 중도상환수수료를 내더라도 상대적으로 싼 금리의 대출로 전환하려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씨의 경우가 바로 그렇다. 최씨는 700만원대의 중도상환수수료가 일시에 발생했지만 기존 대출이자는 연 7670만원, 신규 이자는 연 5720만원으로 1950만원의 이자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중도상환수수료를 내더라도 이자부담을 크게 덜 수 있었다.

이정걸 KB국민은행 WM사업부 재테크팀장은 "중도상환수수료가 남은 대출기간의 이자를 하회한다면 더 이상 기존 고금리 대출이자를 갚을 필요가 없다"며 "최근 초저금리 기조에 본인의 대출상품 이자가 합리적인지 득과 실을 따져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저금리 기조에 따라 올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고정금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0년 0.5%, 2011년 말 3.1%, 2012년 말 14.2%에 이어 더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성민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 팀장은 "저금리 상황이 길어지면서 장기적으로 고정금리로 집을 사려는 수요가 늘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이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혜택을 누릴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김인응 센터장은 "가계대출이든 기업대출이든 지금처럼 금리가 가장 쌀 때 대출을 받는 게 이득"이라며 "특히 투자용이 아닌 주거용 주택을 사려면 지금이 가장 싸다"고 말했다.

또 대출을 받은 지 3년이 지나 중도상환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대출 갈아타기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 이정걸 팀장은 "꼬박꼬박 매월 이자를 내고 있고 중도상환수수료 발생기간을 넘겼다면 지금이라도 대출을 갈아타는 것을 고려해볼 시점"이라며 "다만 초저금리 상황 때문에 대출금리가 더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신규 대출 금리를 고정금리로 할지 변동금리로 할지는 잘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향후 고정금리가 더 하락할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에 대출 전환 시점에 고정ㆍ변동금리를 대출자가 직접 선택해야 한다. 최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하한 후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0.05~0.14%포인트가량 하락했다.

반면 고정금리는 변동금리보다 일반적으로 더 높다. 대신 안정적으로 이자 흐름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이정걸 팀장은 "코픽스 연동 대출은 금리가 하락하고 있지만 향후 변동될 가능성이 높고 고정금리 대출은 향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지 않으면 높아질 수도 있기 때문에 어떤 금리 체계를 선택할지는 본인이 선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