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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야기/세상살이이야기

죽고싶은정도로 힘든이의 힐링캠프-

by SL. 2013. 5. 23.

죽고 싶다면 `죽도` 로 오라

실패한 중기인 `재기 캠프` 눈길
내달 2일부터 4주동안 통영 죽도서 힐링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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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열린 제5기 재기 힐링캠프에 참가한 중소기업인들이 재창업 의지를 다지고 있다. <사진 제공=재기중소기업개발원>

대� 달성군에 있는 식품업체 A사. 김 모 대표는 2002년 누룽지 제품으로 연매출 36억원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신제품 개발을 위해 조급하게 진행한 투자가 자금압박으로 돌아왔다. 설상가상으로 특허등록을 소홀히 하다 신제품 마저 경쟁업체에 뺏기고 말았다. 생계를 위해 장기매매를 생각할 정도로 극심한 생활고에 빠진 김 대표에게 실패 중소기업인을 위한 힐링캠프를 연다는 신문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죽고 싶다면 죽도로 오라.’

4주간의 실패 중소기업인 힐링캠프를 통해 그는 거듭났다. 캠프 수료 후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재기 자금 2억5000만원을 지원받아 누룽지, 숭늉차 등을 만드는 향천을 설립해 현재 매월 9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창조경제가 화두다. 무게중심은 벤처 창업에 쏠리고 있다. 하지만 실패한 중소기업인의 재기를 돕는 것이 ’맨땅’ 스타트업을 키우는 것에 비해 성공확률이나 사업화 기간 측면에서 오히려 이득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런 의미에서 재기중소기업개발원의 ’재기 힐링캠프’는 패자 부활에 앞서 실패한 중소기업인들이 마음을 추스르고 의지를 다질 수 있도록 하는 출발점 역할을 하고 있다.

재기중소기업개발원은 2011년 중소기업청에서 재단법인 설립 인가를 받은 공신력 있는 사회기관이다. 재기 힐링캠프도 올해 2월 정식으로 중기청의 중소기업 위기극복 프로그램으로 인정을 받아 정부의 예산지원까지 받는 프로그램이다.

개발원의 창립자는 부산에 본거지를 둔 한국MS코프의 설립자 전원태 회장이다. 2011년 사재 3억원을 들여 경남 통영 죽도의 한 폐교와 일대 용지 2만6500㎡를 개발원으로 꾸몄다. 전 회장이 세운 가스공장이 2차 오일쇼크를 넘지 못하고 문을 닫은 1983년, 그는 죽도를 찾아 마음을 다잡았다.

캠프는 재기를 원하는 중소기업인을 대상으로 연 3회(3월, 6월, 10월) 열린다.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매 차수 20~30명을 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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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두 번째로 열리는 6기 재기 힐링캠프는 다음달 2일부터 28일까지 4주간 진행된다. 신청은 지난 9일부터 시작해 이달 말까지 받는다. 대상은 중소기업 경영에 실패했거나 경영위기에 몰려 위기 탈출이 필요한 중기인이다. 다만 캠프 신청을 하기 위해선 신청 시점에 부도나 폐업을 완료해야 한다. 고의로 부도를 냈거나 횡령ㆍ사기 등으로 회사가 문을 닫은 경우는 제외된다. 신청서와 함께 △폐업 확인증이나 사업자등록증 △신용등급 확인증 △재창업을 위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된다.신청자가 몰릴 경우에는 제조업 종사자를 우선 선발한다.

4주간 이뤄지는 교육과 숙식은 전액 무료다. 1~3주에는 자기 반성과 삶에 대한 희망 회복이 교육내용의 중심이다. 세부적으로는 1주차에는 심리학자와 의사의 강의를 통한 심리 치료가 이뤄지고, 2~3주차에는 전문가의 일대일 코칭이나 멘토링을 통한 자신감 회복이 중심이 된다. 4주차에는 재기를 위해 비전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교육이라고 해서 경영 컨설팅 과정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오히려 연수의 상당 부분은 명상과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는 ’에코(eco)힐링’에 중점을 둔다. 즉, 주입식 강의를 벗어나 캠프 참가자들이 직접 주도하며 개인별로 맞춤형 교육이 이뤄지도록 한다. 또한 캠프를 수료한 이후에도 참가자 간 네트워크를 구성해 서로 힘을 보탤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상하 원장은 "실패한 중기인들은 분노의 빠져 책임을 남에게 돌리려는 경향이 있다"며 "스스로의 잘못을 깨닫고 열정을 되찾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을 위한 교육은 성공한 기업인이나 심리 상담사, 종교인, 경영 컨설턴트 등 70여 명의 재능 기부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개발원은 "재기 전문가가 되려는 사람이라면 언제라도 참가할 수 있다"며 "소정의 교통비와 숙식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