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개통 수혜지역…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발 사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공약인 GTX 3개 노선에 대한 기본계획 용역 관련 예산 100억원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다. 앞으로 GTX 노선이 지나는 지역 중 수혜를 입는 곳은 어디일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금까지 GTX 사업이 크게 진전을 보지 못한 이유는 13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사업 예산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서발 KTX 노선 의정부 연장은 사업비 산정조차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 끊임없이 이의가 제기됐다.
그러던 와중 지난해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의 송도 유치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다시금 GTX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신정부가 지역 공약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아직 마련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는 굵직한 사회간접자본(SOC) 국책사업 중 수도권 대중교통 개선에 가장 현실성 있는 방안으로 떠오른 덕분이다. GTX는 직선코스를 확보할 수 있는 지하 40~60m 공간을 활용해 표준 속도 100㎞/h, 최고 속도 200㎞/h로 운행하는 신개념 철도를 의미한다.
경기도가 정부에 제안한 GTX 노선은 크게 3개 구간으로 나뉜다. 일산~수서(동탄) 구간 46.2㎞, 송도~청량리 48.7㎞, 의정부~금정 45.8㎞ 등 총 140.7㎞다. 현재까지 예정된 총 정거장 수는 22개며, 특히 제2의 서울역으로 불리는 수서에서 동탄까지 27.5㎞는 KTX와 선로를 함께 쓴다. 전체 사업비는 일산~수서(동탄) 구간이 4조6031억원, 송도~청량리 4조6337억원, 의정부~금정 3조8270억원 등 총 13조638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서북부와 동남부를 잇는 일산~수서(동탄) 노선은 가장 주목받는 노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의선이 완공되면서 경기 서북부 지역의 적지 않은 교통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강남 접근성의 한계는 여전했다. 일산 킨텍스~대곡역~서울 도심~강남권~동탄신도시로 이어지는 GTX 일산~수서(동탄) 노선은 수도권의 ‘심장노선’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에 이어 GTX 사업까지 급물살을 타면서
인천 송도신도시가 겹경사를 맞았다. 사진은 인천지하철 1호선 캠퍼스타운역 인근 아파트.
현재 수서역은 ‘강남권의 서울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분당선과 지하철 3호선 환승역인 데다 서울~평택 간 KTX 시발역으로 개발 추진 중에 있다. 또 그동안 개발 분쟁이 끊이지 않았던 대규모 복합환승센터 건립이 확정되면서 겹경사를 맞았다. 특히 GTX의 공용노선이기도 한 수도권 KTX는 서울 수서에서 경기도 동탄·평택을 거쳐 기존 경부선 고속철도와 만나는 노선(61.1㎞)으로 2010년 착공해 수서역을 제외한 대부분 구간에서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2014년 말 완공, 2015년 개통이 예정돼 있다. 더불어 2018년까지 환승센터와 역세권 개발도 단계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송도~청량리 노선은 인천경제자유구역, 인천 도심, 경인축, 여의도, 서울 도심, 청량리를 연결한다. GCF 유치 이후 이 노선에 대한 기대감은 여느 때보다 높다. 특히 교통 정체 구간인 경인축의 교통 수요를 분산하고, 더불어 청량리역과 연결된 경춘선~중앙선의 철도 수요를 도심과 연계한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은 노선 중 하나다.
청량리역은 그동안 끊임없이 부도심 재개발 논의가 제기됐지만 부동산 시장 악화로 인해 개발 진척이 가장 더딘 지역 중 하나였다. 그렇지만 송도~청량리 노선과 의정부~금정 노선의 환승역으로 탈바꿈될 경우 유동인구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의정부~금정 노선은 의정부·창동·청량리·삼성·양재·과천·금정 등 7개역 총 45.8㎞가 건설될 계획이다. 만약 개통이 될 경우 경기도 의정부서 군포시 금정까지 현행 1시간 40분 거리에서 28분으로 혁신적인 시간 단축이 가능해진다. 경기 동북부 지역은 만성적인 교통체증으로 인해 개발에서 다소 소외되기도 했고, 특히 강남권 진입이 불편하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교통 개선 요청이 끊임없이 제기된 지역 중 하나였는데 이 노선만 완공되면 사정이 달라진다. 하지만 3개 노선 중 상대적으로 경제성이 낮다는 점에서 사업 진행 순위에서는 다소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기 동북부, 진행 순위에서 밀릴 수도
GTX 개발 사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신규 분양 아파트에도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는 GTX 출발역이나 종착역 주변 아파트 값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동탄2신도시, 송도, 의정부 지역이 대표적이다.
동탄2신도시는 KTX와 GTX를 이용해 강남, 서울역 등 도심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 접근성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이 지역에선 대우건설,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등이 2월부터 3차 분양에 나선다. 대우건설과 호반건설은 각각 1348가구, 922가구를 공급한다. 롯데건설은 전용 101~241㎡ 1416가구를, 신안종합건설은 전용 84~101㎡ 총 913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3월엔 포스코건설이 동탄2신도시 A102블록에 874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며, 4월에는 반도건설이 전용 84~97㎡ 총 904가구를 내놓는다.
송도 국제업무지구역 인근 부동산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송도는 다양한 개발 호재에도 불구하고 서울과 거리가 멀다는 점 때문에 가격 상승에 발목이 잡혔다. GTX가 개통되면 송도에서 서울역까지 걸리는 시간은 27분으로 개발이 한창 진행 중에 있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의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포스코건설이 ‘송도 더샵 마스터뷰’를 분양 중이다. 전용면적 72~196㎡ 규모, 총 1861가구로 구성돼 있다. 인천지하철 1호선 인천대입구역을 도보로 이용 가능하다.
송도~청량리 노선이 지나는 용산도 주목해볼 만하다. 오는 7월 삼성물산이 용산구 한강로2가 일대에 공급하는 ‘용산전면3구역 래미안’이 수혜 단지로 꼽힌다. 지상 40층 2개동, 전용 141~242㎡ 총 194가구로 구성된다. 지하철 1호선 용산역, 4호선 신용산역이 도보 2분 거리에 있다.
의정부~금정 구간에서는 금강주택이 의정부 민락2지구 B-7블록에 2월 중 분양하는 ‘금강펜테리움’이 눈에 띈다. 전용 60~85㎡ 716가구 규모다. 의정부 민락2지구는 지구를 관통하는 국도 3호선 우회도로와 지구 우측에 서울~포천 간 고속도로 건설이 예정돼 서울로 통근하기가 편리하다. 가까운 지하철역은 의정부역이다.
용산·의정부 아파트 수혜 기대
마지막으로 삼성물산이 2월 공급하는 ‘래미안 대치 청실’도 GTX 수혜 단지다. 대치청실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파트로 지하 4층, 지상 18~35층에 17개동, 전용 59~151㎡ 1608가구의 대단지다. 이 중 전용 59㎡ 14가구와 84㎡ 108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의정부~금정 GTX 노선이 지나는 이 지역은 지하철 3호선 대치역과 3호선과 분당선 환승역인 도곡역이 500m 내에 위치해 있어 더블 역세권 단지로 분류된다.
GTX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건 사실이나 이제 기본계획 수립 이후의 절차를 진행하고 있을 뿐이다. 앞으로 갈 길은 멀다. 기본·실시 설계, 사업 추진 방식 결정,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실시계획 인가 등을 거쳐 공사기간을 포함해 현재로부터 최소 8~10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GTX를 직접 이용할 수 있는 날은 2020년 이후가 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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