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26
32세 왕세자의 야심…사우디 사막 위에 서울 43배 미래도시
사우디 개혁 이끄는 빈살만 홍해 연안에 560조원 투입
신재생 에너지만 사용하는 `네옴` 신도시 건설계획 발표
석유시대 이후 富國 이어갈 주거·산업 복합 기지로
외신 "현실성 부족" 지적도…온건한 이슬람국가 재건 선언
신재생 에너지만 사용하는 `네옴` 신도시 건설계획 발표
석유시대 이후 富國 이어갈 주거·산업 복합 기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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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가 5000억달러(약 565조원)를 들여 미래형 신도시 '네옴(Neom)'을 건설하기로 했다. 이 도시에서는 신재생에너지만 사용해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의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로 했다. 석유 시대 이후에도 사우디의 부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로 평가된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사우디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이날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II)' 콘퍼런스에서 미래형 주거·사업용 네옴 개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네옴은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이며 미래 지향적인 최고의 주거지와 사업 공간이 될 것"이라면서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를 잇는 위치에서 세계 최고의 유망한 경제 부문을 포함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네옴 사업은 사우디 정부의 기존 규제와 독립적으로 진행된다"며 "사업 추진 단계마다 투자자, 관련 사업가, 혁신가의 조언을 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5000억달러가 투입되는 네옴은 사우디 북서부 홍해 해안에 들어선다.
이곳은 요르단, 이집트와 연결되는 요지다. 규모는 2만6000㎢로 서울 면적(약 605㎢)의 43배에 달한다. 네옴은 정부의 규제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운영되며 사업자금은 사우디 정부 재정과 함께 외국 투자 유치로 마련될 예정이다.
특히 동력원으로 재생에너지만 쓰는 친환경 도시로 건설된다. 석유가 넘치는 나라지만 석유를 한 방울도 쓰지 않는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경비와 배달 등 단순 반복 작업, 노인과 유아 돌보기 등은 로봇이 대신한다.
네옴 건설사업을 소개하는 홈페이지의 동영상에는 히잡을 쓰지 않고 일하는 여성, 풍력·태양광 발전소, 첨단 연구단지, 쾌적한 아파트, 레저를 즐기는 관광객, 파티 장면 등이 담겼다. 특히 다리가 노출되는 레오타드를 입고 조깅하는 여성이 등장해 달라지는 사우디의 미래상을 제시했다.
네옴 사업의 최고경영자(CEO)로 임명된 클라우스 클라인펠트 전 미국 알루미늄 회사 알코아 회장은 "사우디는 석유의 축복뿐만 아니라 태양과 바람의 축복도 받았다"며 "경제를 발전시키는 데 원유가 아닌 첨단 기술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는 신재생에너지, 로봇공학 등 신기술 부문의 투자를 유치해 2030년까지 1000억달러(112조8000억원)가량의 수입을 기대한다. 이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6분의 1에 달한다.
네옴 프로젝트는 빈살만 왕세자가 지난해 공개한 탈석유 경제개혁 방안인 '비전2030'의 연장선에 있다. 사우디 경제의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게 핵심이다. 사우디 세수에서 석유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이른다.
빈살만 왕세자는 개혁안에서 2020년까지 국유자산 민영화 등을 통해 민간 부문 일자리 120만개를 창출하고 2020년까지 현재 11.6%인 실업률을 9%로 낮추는 목표를 제시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사우디의 개혁을 이끌고 있다. 와하비즘(이슬람 원리주의)을 국시로 하는 사우디에서 그는 종교적 이유로 금지했던 여성의 운전 허용과 사회 진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비롯해 부진했던 관광 산업, 일자리 창출, 국영기업의 민영화 등 파격적인 개혁을 주도하고 있다.
또한 홍해에 비키니를 착용할 수 있는 대규모 리조트 건설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빈살만 왕세자는 자신이 다스릴 국가의 상도 제시했다. 그는 이날 영국 가디언과 인터뷰하면서 "지난 30년 동안 사우디는 정상이 아니었다"고 파격적인 발언을 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세계와 전 지역에 개방적인 온건 이슬람'을 사우디가 나아갈 방향으로 제시했다. 그는 "사우디 인구의 70%가 30세 이하다. 솔직히 우리는 극단적 사상과 싸우는 데 또 30년을 허비하지 않겠다. 지금 당장 파괴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옴 프로젝트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빈살만 왕세자의 개혁이 계획대로 진행될지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FT에 따르면 사우디는 10년 전에도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신도시 6개를 짓는 프로젝트를 발표했지만 의미 있는 규모로 개발된 곳은 한 곳뿐이다.
스테판 듀크 런던스쿨오브이코노믹스 교수는 "꿈꾸는 것은 쉽고 성취하는 것은 어렵다"며 "네옴이 국제적인 허브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기존의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보다 더 나은 무엇인가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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