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주거독립의 ‘꿈’
에코세대는 베이비붐세대가 낳은 자녀로 전후 베이비붐세대가 메아리(echo)처럼 다시 출생붐을 일으켜 태어났다는 뜻으로 1979~1992년에 태어나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환경에서 성장한 젊은이들로 정의된다.1) 이들은 총 954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면서 전체 인구의 15%를 차지하는 베이비붐세대보다 더 큰 인구 집단 층을 형성하고 있다. 에코세대는 주택시장의 잠재수요계층으로 관심 있게 살펴보아야 할 계층이나 현재 이들의 주거상태는 불안정해 보인다.
가구주인 에코세대의 주택 점유형태를 살펴보면 월세에 거주하는 비율이 가장 높게(42.5%) 나타나고 있다. 다른 세대와의 비교를 위해 부모세대인 베이비붐세대와 비교하여 25~29세를 기준으로 점유형태를 살펴보면, 베이비붐세대는 전세로 거주하는 비율이 40%로 가장 높고, 자가, 보증부월세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에코세대는 보증부월세가 43%로 가장 높고, 전세, 자가 순으로 나타나 베이비붐세대보다 점유형태가 더 불안정한 상태인 것으로 보여 진다.
취업난, 결혼난과 함께 주택가격이 상승하면서 에코세대의 주거독립이 늦어지고 있다.
주택시장에서 에코세대란, 부모와 함께 동거하다가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주택시장에서 새로운 주체가 되는 시기를 의미한다. 즉, 동행자에서 주체자로 역할이 바뀌는 변화의 길목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아래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20, 30대 비중이 높아져 에코세대의 주거독립이 늦어지고 있다. 자녀들이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분가를 하는 시기와 방식은 그 사회 상황에 영향을 받는데, 현재로서는 취업난, 결혼난과 함께 주택가격이 상승한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먼저 고용현황을 살펴보자. 청년들의 취업난이 주요한 사회문제로 제기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08년부터 20대 고용률이 50%대로 떨어졌고, 작년에도 20대 고용률이 58.1%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고용률은 소폭 상승하였으나 이는 60대 이상의 고용률 상승에 기인(2011년 36.5%→ 2012년 37.5%)하며, 오히려 20대 고용률은 전체 고용률 수준에도 못 미치며 전년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고용시장이 악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고용의 질 또한 낮아졌다. 21일 금융투자업계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학교 졸업 혹은 중퇴 후 처음으로 가진 일자리가 1년 이하 계약직이었던 만 15∼29세 청년의 수는 2012년 기준 80만 2,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8년 50만 5,000명보다 59%나 늘어난 것으로 생애 첫 직장을 1년 이하 계약직으로 시작하는 청년의 수가 4년 만에 60%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정규직 등 계약기간이 따로 없이 계속 근무 가능한 직장에 취업한 사람도 285만 명에서 252만 명으로 11.6% 줄어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청년층 고용의 질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고용난과 함께 에코세대는 결혼난을 맞고 있다.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는 31.9세, 여자는 29.1세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2011).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25세를 기준으로 혼인상태를 살펴보았을 때 에코세대의 부모 세대인 베이비붐세대는 절반가량(45.5%)이 결혼을 하였던 반면, 에코세대는 90% 이상이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결혼적령기인 30대 전후로 연령별 미혼율을 보면 2000년 대비 2010년에 적게는 22%(25~29세 남자의 경우)부터 많게는 177%(30~34세 여자의 경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이 평균 초혼연령이 증가하고 미혼율이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난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보인다. 먼저, 결혼을 필수가 아닌 선택의 문제라고 여기는 인식 변화를 꼽을 수 있다. 현재 부모와 동거하면서 직장생활을 통해 충분한 문화생활을 즐기면서 살아가는 젊은 세대는 현재의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기 때문에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또 하나는 결혼을 하고 싶지만, 경제적인 문제로 결혼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결혼문화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2012년 평균결혼비용은 2억 808만 원으로 2000년 8,278만 원에 비해 2.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결혼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신혼집비용이 2000년 4,629만 원에서 2012년 1억 4,219만 원으로 3.1배 증가하였고, 전체 결혼비용 중 신혼집비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55.9%에서 68.3%로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에코세대의 주거 불안정은 이들이 갖는 시기적 특성에 의해 더욱 그 효과가 증폭될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에코세대의 주거독립은 점차 힘들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취업하고 결혼을 하면서 부모로부터 주거독립을 하고 출산을 하는 라이프 사이클상 일련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하지만 고용상황이 악화되고, 주거비에 대한 부담으로 결혼을 포기하거나 미루면서 부모로부터의 독립시기를 늦추기 시작하였다. 지금까지 이들의 주거독립에 대한 관심이 취업이나 결혼, 출산에 대한 관심보다 훨씬 낮았다. 하지만 주거독립을 통해 가구분화가 이루어지는 주요한 시기에 있는 이들의 행태가 변화함에 따라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에 이들의 주거독립에 사회적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1) 인구의 재생산 관점에서 정의된 용어이기 때문에 베이비붐 세대의 여성을 기준으로 이들의 자녀를 에코세대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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