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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잘난 척하지 않는다… 건축, 배려를 짓다

by SL. 2012. 10. 17.

홀로 잘난 척하지 않는다… 건축, 배려를 짓다

 

건축가협회가 뽑은 올해의 건축 베스트 7… 디자인 키워드는 '지역과 公共'

 

한국건축가협회(회장 이광만)가 최근 작년 여름부터 올해 여름까지 1년여 사이에 준공된 건축물 중에서 '올해의 건축 베스트 7'을 선정, 발표했다. 협회 측은 "지역과 공공(公共)에 대한 고민이란 건축계의 화두가 눈에 띄는 작품들"이라고 했다. 나 홀로 전위적인 디자인을 뽐내는 건축이 아니라, 그 지역의 뿌리와 이웃과의 삶을 배려한 건물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

먼저 충남 서천의 '봄의 마을'(설계 윤희진)은 주민평생교육센터·청소년문화센터·도서관·여성복지센터·노인정 등 5개 공공건물을 모던하고 자유로운 외관으로 완성한 프로젝트. 심사위원장인 김형우 홍익대 건축학과 교수는 "지방도시에 나타나는 공동화(空洞化) 문제를 도시 재생의 방법으로 극복했다"고 했다. 지방 근대 문화재인 구(舊) 교정을 'ㄷ(디귿)자' 모양으로 증축한 경북 김천고(설계 배병길·본지 2011년 8월 12일 A24면)는 건축가가 80여년 된 자신의 모교(母校)를 현대적으로 번안한 것으로, 붉은 벽돌·푸른 기와의 옛 교정과 대비되는 유리 외관 건물이 "새로운 건축언어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다.

 

 

 (왼쪽)윤희진 경기대 교수가 설계한 충남서천‘봄의 마을’. 왼쪽부터 도서관겸 여성문화센터, 청소년문화센터, 평생교육시설·청소년공립학원, (오른쪽 위)배병길 도시건축연구소 대표가 진행한 경북 김천고 증축 프로젝트, (오른쪽 아래)정재헌 경희대 교수가 설계한 경기도 판교 주택‘요철동’.

 

강원도 인제군의 '김응현 서예관'(설계 이성관)은 주변 문화관광단지인 만해마을과 연계해 구성됐다. 건물 터의 소나무를 손대지 않고 자연스럽게 지형을 따라 올라가는 건물이 특징이다. 중정(中庭)과 연못 등 차분한 한국적 아름다움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기도 판교 주택 '요철동'(설계 정재헌·본지 7월 11일 A22면)은 두 개 필지에 더불어 사는 두 건축주의 삶을 '공생'과 '사생활'의 두 가지 축에서 균형을 맞췄다.

'땅과 자연에 대한 재해석'도 올해 주목받은 테마. 제주도에 지어진 IT 업체 '다음'의 사옥(社屋) '스페이스닷원'(설계 조민석)은 첨단이란 IT 기업 이미지를 제주도 자연의 풍족함, 수평적 기업 문화 속에서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풀어냈다. 제주도 오름을 연상시키는 붉은 노출콘크리트 외관이 천장과 기둥·벽의 구분 없이 전부 하나로 연결돼 "하나의 마을과도 같은 공간적 체험의 장을 미래지향적으로 제시했다"는 평을 받았다

 

 

(왼쪽 위)최문규 연세대 교수가 설계한 서울 숭실대 학생회관, (오른쪽 위)김태집 간삼건축 대표가 설계한 경남 사천 LIG손해보험 연수원, (왼쪽 아래)조민석 매스스터디 대표가 설계한‘다음’제주도 사옥‘스페이스닷원’, (오른쪽 아래)이성관 한울건축 대표가 설계한 강원도 인제군의 여초 김응현 서예관

 

다도해란 천혜의 자연을 앞에 둔 경남 사천의 LIG 손해보험 연수원(설계 김태집)은 야외정원과 옥상정원·산책로·정자 등 다양한 장치를 통해 '교육공간'과 '휴양공간'이란 두 가지 목적을 균형감 있게 달성했다. 전체 냉난방 수요의 100%를 신재생 에너지로 충당하고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는 등 친환경을 지향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서울 숭실대 학생회관(설계 최문규·본지 9월 26일 A20면)은 12m란 대지 차를 경사로와 다양한 층고(層高)로 극복해 "경제적이면서도 밀도 있게 대형 공간을 담대하게 처리했다"는 의견이다.

수상작들은 19일부터 23일까지 대전 엑스포시민광장에서 열리는 한국건축가협회 주최 '대한민국건축대전'에 사진·모형으로 소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