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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야기/세상살이이야기

한국 땅. 비정규직의 현실.

by SL. 2016. 5. 28.
2016.5.28

14만명 늘어난 비정규직 ‘여성이거나 고령이거나’

ㆍ남성 8000명·여성 13만6000명 ‘60대 이상 여성’ 증가율 최고, 1년 새 전체 615만6000명으로
ㆍ정규직과 임금 격차 더 벌어져… 월 151만원으로 132만원 적어


방호원복 차림의 50대 남성이 안내데스크에 앉은 20대 여성에게 물었다. “아직 젊은데 다른 일 찾아봐야 하지 않겠어. 젊은 사람이 오래 할 일은 아니잖아.” 20대 여성이 답했다. “이것 저것 준비하는데 통 자리가 없네요. 


연말에 용역업체 바뀌면 계속 다닐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쓰레기통을 끌고 오던 60대 여성이 끼어들었다. “해 넘길 때마다 업체들이 바뀌면서 시끄러워. 아가씨는 공부 열심히 해서 사람 대접 해주는 데로 가.”


정부세종청사의 방호원과 민원인 안내원, 그리고 환경미화원들 간의 대화다. 이들에겐 ‘2년짜리 직장’에 다닌다는 공통점이 있다. 정부세종청사의 특수경비원·안내원·미화원·조경사는 모두 비정규직이기 때문이다.


비정규직은 세대를 가리지 않고 확산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여성과 고령층에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늘어난 여성 임금노동자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더 많았다. 정규·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도 계속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2016년 3월 근로형태별 부가조사’를 보면 올 3월 기준 비정규직 노동자는 615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14만4000명(2.4%) 늘었다. 


여성과 50대 이상 중·고령층에서 비정규직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남성 비정규직은 275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0.7% 늘어난 반면, 여성은 325만9000명으로 2.6% 증가했다. 전체 임금노동자 중 비정규직 비중은 32.0%로 1년 전과 동일했다.


지난해 늘어난 남성 전체 임금노동자 16만3000명 중 정규직은 15만5000명, 비정규직은 8000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늘어난 여성 임금노동자 27만1000명 중 정규직은 13만4000명, 비정규직은 13만6000명으로 비정규직이 더 많았다.


남녀 구분 없이 비정규직 증가율은 고령층으로 갈수록 심해진다. 비정규직을 성별·연령별로 구분했을 때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낸 것은 17.5% 증가한 60대 이상 여성(68만명)이다. 


60대 이상 남성(65만8000명)도 7.4% 늘었다. 남녀 전체로도 60세 이상은 12.3% 늘어 가장 증가폭이 컸다.


기간을 늘리면 차이가 더 분명해진다. 2011년 3월과 비교했을 때 30대 남성 비정규직이 30%, 40대 남성 비정규직이 11% 줄어든 반면 60대 이상 여성과 남성 비정규직은 각각 75%, 43% 늘었다. 20대, 30대 여성은 각각 0.5%, 6.5%씩 줄어 큰 변화가 없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도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올해 1~3월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은 151만1000원으로 지난해보다 4만4000원(3%) 늘었으나, 정규직 노동자의 283만6000원보다 132만5000원 적었다.


정규·비정규직 임금 격차는 2013년 112만1000원, 2014년 114만2000원, 지난해 124만6000원 등 2004년 통계 작성 이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http://m.biz.khan.co.kr/view.html?artid=201605262108005&code=920100&med_id=k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