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흑 같은 밤. 쇳소리를 내는 바람은 두려움으로 가득하다. 여기에 이리저리 휘어감 듯, 세차게 내리치는 빗줄기는 공포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춤추는 억새 숲에서 날아오르는 두 마리의 독수리. 덩치에 걸맞지 않게 놀라, 날아오르는 독수리에서 지난 밤 공포가 되살아나고 있다.
황량한 벌판에서 바람을 마주하며 안고 달리는 한 남자와 또 다른 한 여자. 영화 < 폭풍의 언덕 > 에 나오는 깊이 각인된 풍경이다. 폭풍의 언덕에는 폭풍이 휘몰아치고, 덩그러니 저택 한 채가 언덕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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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차거제도 바람의 언덕에 선 풍차 |
ⓒ 정도길 |
▲ 귀항해금강과 외도를 운항하는 유람선이 도장포마을 유람선터미널로 귀항하고 있다. |
푸른색 하늘이 바다에 투영됐는지, 푸른색 바다가 하늘에 비쳤는지 분간이 안 갈 정도의 느낌. 쪽빛바다와 쪽빛하늘이다. 언덕위에 덩그러니 서 있는 풍차는 말없이 바다를 내려보고 있다. 설명이 여기에 멈추면, 어디를 말하는지 모를까? 영화속 풍경이 아닌, 환상의 섬 거제도. '바람의 언덕' 풍경이다.
▲ 도장포마을거제도 바람의 언덕이 있는 도장포마을. |
지난 5일. 오래전 봤던 영화 폭풍의 언덕의 풍경을 그리며 바람의 언덕으로 향했다. 불볕 같은 더위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지치게 만든다. 바람의 언덕에 풍차가 지어진 지 오래되지만, 처음으로 가는 길이다.
폭풍의 언덕에는 저택이, 바람의 언덕에는 풍차가
▲ 바람의 언덕거제도 바람의 언덕에 선 풍차가 보인다. |
▲ 신선대왼쪽 바위 부분이 신선대. |
▲ 바람의 언덕거제도 도장포마을에 위치한 바람의 언덕. |
바다 지평선에서 출발한 능선은 동네를 한 바퀴 돌아 산으로 연결되고 있다. 이 능선은 곡선으로 춤추며, 거제 11대 명산인 가라산과 노자산 그리고 선자산으로 이어진다. 내가 사는 거제도에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이 있다는 것이 행복할 따름이다.
▲ 도장포마을거제도 바람의 언덕이 있는 도장포마을. |
바람의 언덕이 있는 곳은 거제도 동남쪽으로, 이 주변에는 거제가 자랑하는 이름난 여행지가 많다. 바람의 언덕 맞은편 바닷가엔 신선대가 있고, 1km 거리에는 우리나라 명승 2호 해금강이 자리하고 있다. 5km 내외에는 학동흑진주몽돌해변이 있고, 여차~홍포 해안비경이 여행자를 불러 모으고 있다. 모두 거제 8경에 속할 만큼 아름다운 풍경은 기본이다.
거제 8경이 집중돼 있는 '거제 동남부 여행'
▲ 해금강테마박물관거제 바람의 언덕이 있는 주변에 위치한 해금강테마박물관. |
옛 시절 재미있는 표어부터, 미용실, 사진관, 만화방, 상점 등 중년의 나이라면, 추억에 빠지고 향수에 마비될 게 분명하다. 2층으로 가면 전혀 다른 분위기에 매혹될 것이다. 쉽게 볼 수 없는 유럽풍의 장식물이 가득하다. 21개국 이상에서 수집한 예술품, 밀랍인형, 선박조형물 등은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하고도 남을 것이니라.
▲ 섬거제도 도장포마을 해금강테마박물관에서 바라 본 형제섬. 그 뒤로 대소병대도가 보인다. |
▲ 도장포마을거제도 바람의 언덕이 있는 도장포마을. |
> 삶에 기쁨이 없으면 죽어 있는 시체와 무엇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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