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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야기/여 행

시원한 계곡 따라 걸어볼까

by SL. 2012. 8. 13.

방태산  조경동 아침가리골 

계곡이 많은 아침가리골 트레킹 코스

 

무더운 날씨와 극성수기를 피하느라 올여름 제대로 된 휴가도 떠나지 못했다면 공기 맑은 곳에 잠시 다녀오는 건 어떨까. 때로는 짧은 여행이 더욱 달콤하고 부담도 없다. 오지마을이라 불리는 조경동 아침가리골에서 천천히 트레킹하며 무더위와 싸운 심신을 쉬게 해주자. 트레킹을 즐기고 시원한 계곡에 발을 담그다 보면 지쳤던 몸과 마음이 회복되는 기분이다.

◆ 깊은 산속 오지, 아침가리골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에 위치한 조경동 계곡은 자연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 인제 방태산 구룡덕봉에서 내려온 물줄기가 조경동 계곡에서 거친 물살로 변해 힘차게 흘러간다. 조경동은 많이 알려지지 않은 덕분에 원시 자연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조경동(朝耕洞)을 풀어 쓰면 바로 아침가리골. `아침 한나절에만 잠깐 비치는 햇살로 밭을 간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그만큼 높은 산봉우리에 둘러싸인 깊은 산중이라 해가 금방 져버리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조경동보다는 `아침가리골`이라는 말이 왠지 더 정감 가고 운치가 느껴진다.

이처럼 아침가리골은 그 모습을 꼭꼭 숨겨왔던 오지 중의 오지다. 어쩌면 방태산 자체가 깊은 골짜기를 간직한 오지라 할 수 있다. 사실 예부터 방태산 일대는 산세가 험하고 골짜기로 둘러싸여 숨어 살기 좋은 삼둔오갈의 땅이라 불렸다. 삼둔은 숨어 살기 좋은 마을을 가리키며 오갈(오가리)은 아침가리와 적가리, 연가리, 명지가리 등 5개 계곡을 뜻한다.

방태산 일대 5개 계곡 중에서도 아침가리골이 가장 깊고 길다. 그래서 협곡으로 이뤄진 계곡을 열 번 이상 넘어야 아침가리골에 닿는다고 알려져 있다.

아직까지 여행객들에게 `아침가리골`이라는 이름은 많이 낯설다. 하지만 트레킹 마니아들에게는 숨은 명소나 다름없다. 골짜기 양쪽으로 걷기 좋은 길이 이어져 있고 계곡 수심도 깊지 않아서 시원하게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 계곡과 오솔길 걷는 코스

느낌여행사에서 준비한 아침가리골 트레킹은 총 15㎞를 걷는 코스다. 약 5시간이 소요되는 긴 코스지만 울창한 숲과 계곡을 번갈아가며 만나다 보면 트레킹을 즐기고 있다는 것에 기분 좋아진다.

방동 약수터에서 시작된 트레킹은 조경동 다리와 계곡, 폭포, 뚝발소 등을 거쳐 진동마을까지 이어진다. 조경동 다리를 지나 걷다 보면 여러 차례 얕은 계곡을 건너야 하는데 생각보다 힘들지 않다. 깊은 산골짜기에서 내려온 물이라 그런지 한여름에도 얼음처럼 물이 차갑다. 그렇게 계곡을 따라 걷다가 물도 건너고 숲 속 오솔길도 걷다 보면 이만 한 피서가 따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