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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속초·양양이야기

치료에서 회복까지… 체류형 인프라 구축 필요

by SL. 2014. 1. 4.
2014.01.02  

 

한국∼러시아 의료관광 시대 개막

 

1월부터 한국과 러시아 간에 비자면제협정이 발효되면서 의료관광 활성화가 강원도의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다. 러시아 관광객들이 비자 없이 최장 60일간 국내에 체류하게 된 것은 그동안 짧은 체류기간으로 인해 ‘검진’ 수준에 그쳤던 의료관광이 ‘치료∼회복’의 단계로 확대되는 새 지평을 연 것이다. 강원도는 극동 러시아 지역과 지리적으로 최단거리인데다 뱃길 항로까지 개설돼 입지적으로 매우 유리하다. 그러나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되듯이 아무리 좋은 입지적 여건도 시설, 환경, 서비스 등이 유기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기대효과를 살릴 수 없다. 한·러 간 비자면제협정 시행을 맞아 국내와 강원도내 의료관광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과제·대책을 살펴본다.

 

 

   
 


▶ 한·러 비자면제 협정
의료관광산업 매년 급성장
지리적 위치 한국에 유리

▶ 차별화 된 시장 필요
지역 관광산업 연계 신개념 여행문화 창출

▶ 의료관광 향후 대책
외국인 전문병원 건립 추진
코디네이터·통역 요원 시급


의료관광은 체류기간이 길고, 체류비용도 일반 관광과 차이를 보이면서 21세기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최근 분석해 발표한 ‘2013 한국의료관광총람-전략편’에 따르면 글로벌 의료관광 시장은 지속적 성장세를 보여 오는 2017년에는 최대 795억달러(약 84조원)까지 시장 규모가 급증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 한국은행의 ‘건강관련 여행수입’ 통계에 따르면 의료관광객이 국내에서 사용한 금액은 2006년 총 5900만달러에서 2012년 1억4650만 달러를 기록, 6년동안 연평균 19.9%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의료관광객 1명이 지불한 ‘의료비+기타경비’도 2006년 94만원에서 2012년 269만원으로 2.86배나 증가했다. 체류기간이나 비용 측면에서 일반 여행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고, 그 만큼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러시아나 중국의 경제수준이 상승하고, 보다 나은 치료와 서비스를 요구하는 의료관광객이 계속 증가하면서 의료관광은 이제 국가 간 경쟁도 치열하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기준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수는 15만5672명으로, 2011년(12만2297명)보다 3만명 이상 증가했고 국적별로는 중국(24%), 미국(23%), 일본(14.1%), 러시아(12.4%), 몽골(6.4%) 등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009년 이후 연평균 증가율만 놓고 볼 때 미국과 일본이 각각 29.3%와 12.4%로 주춤하는 동안 카자흐스탄(133.3%)과 몽골(114.1%), 러시아(110.2%), 중국(88.2%) 등 러시아·중국권 의료 관광객들이 지리적 이점 등을 이유로 한국 방문을 선호하는 추세다. 이 같이 의료관광 시장이 커지면서 국내 도시 간에도 시장 선점을 통해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높이려는 노력이 가열되고 있다.

부산광역시는 매년 부산국제의료관광컨벤션을 개최하면서 국내 의료관광 선도도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고, 아시아 의료관광 허브도시로 성장하기 위해 ‘메디컬 스트리트’에 밀집한 의료기관에서 원스톱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대구광역시는 지난 2009년 ‘메디시티 대구’를 선포하고 첨단의료복합산업단지를 유치한 이후 대구의료관광발전협의회를 중심으로 다양한 의료관광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인천광역시는 2011년 6월 ‘인천시 의료관광재단’을 출범해 지역병원 및 관광업계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외에도 광주광역시와 대전광역시, 경기도 등도 각각 의료관광 글로벌 시대를 맞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에 매진하고 있다.

강원도 의료관광은 지금까지 짧은 체류기간에 가능한 병원 ‘진단’과 함께 자연·문화자원과 연계하는 ‘힐링’에 주안점을 두고 운영돼 왔다.

가장 최근에 선보인 의료관광상품으로 주목을 끈 것은 ‘힐링 코리아 강릉’이다.

접근성이 양호한 동해항∼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잇는 동해 DBS크루즈 해운항로를 이용해 지난해 10월∼11월에 중저가로 선보인 이 상품은 의료관광객 유치를 ‘모객’ 수준으로 한단계 더 진전시켰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을 끌었다.

러시아 의료관광객들은 3박4일 일정으로 입국, 강릉지역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커피박물관 체험 등의 관광일정을 소화했다.

그동안 여행일정이 대부분 3∼5일 수준의 단기체류였기에 동해안 의료관광은 지역의 자연·문화자원과 연계되는 진단·검진 일정으로 주로 진행됐다.

그러나 올해부터 한·러 비자면제협정이 발효되면서 극동 러시아인들의 의료관광이 중·장기 체류형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이제는 주시해야 한다.

동해안은 특히 동해항∼블라디보스토크항, 속초항∼자루비노항 여객선 항로가 개설돼 있고, 올해부터 양양국제공항과 중국 각 도시 간 국제선이 26개 노선으로 확대될 예정이기 때문에 의료관광이 신개념의 여행문화를 이끄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더욱 눈여겨 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한국 관광 1번지로 통하는 강원도가 자연·문화 자원에 치유의 개념이 융·복합된 심리적 힐링 관광상품을 더욱 확대하고, 이를 진단에서부터 수술, 회복까지 모두 가능한 중·장기 체류형 의료관광과 연계시키는 차별화 된 의료관광 시장 개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영식 강릉원주대 교수는 “의료관광 전문 통역요원 확충과 지자체-병원-여행업계의 관광지원 연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 창출, 동해안권 중·장기 체류형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한 전문 부서 신설 등의 노력과 지원시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강릉과 동해시 4개 지구 8.25㎢가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돼 외국인 투자유치 등이 추진되는 상황을 의료관광과 연계시켜야 한다는 진단을 하고 있다.

오는 2016년에 인천 송도에 국제병원이 개원하듯이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EFEZ)’에 외국인 전문병원 설립 등을 본격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의 경우 강릉시 구정면 구역(1.11㎢)에 경제자유구역에 종사하는 내·외국인들의 핵심주거기능을 갖춘 ‘탄소제로시티’ 구축 계획이 세워져 있고, 외국인 전문병원 유치까지 더해져 있기 때문에 계획의 차질없는 추진이 우선 절실하다.

또 의료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호텔(메디텔) 운영에 관한 관광 진흥법 시행령 개정이 추진되면서 내년부터 호텔 내 세부업종으로 의료관광호텔업이 신설될 예정이라는 점도 주목해야 하는 대목이다.

물론 의료관광호텔업은 연간 1000명 이상의 외국인 환자를 유치한 의료기관(서울 소재 의료기관은 3000명 이상)이나 외국인 실환자 500명 이상 유치업자에 한해 허용되기 때문에 강원도와 동해안의 현재 여건상 큰 제한이 따르지만, 중·장기적으로 도내에서도 큰 그림을 그려 나가야 하는 분야다.

이와 함께 외국어, 특히 러시아어에 능통한 의료관광 코디네이터 요원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 의학용어를 이해하고, ‘인바운드’ 의료관광객에게 설명하면서 친절·신뢰 이미지를 배가시킬 수 있는 통역 요원 등은 의료관광 활성화에 필수 요건으로 지목되고 있다.

또 지역의 중·소 병원에서는 러시아나 중국 현지의 의료진을 직접 영입하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강릉/구정민 koo@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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