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iF you don't act, nothing changes.
^^공간이야기/세상살이이야기

'집=최고자산' 옛말…하우스푸어 탈출구가 없다

by SL. 2012. 7. 27.

'집=최고자산' 옛말…대출부터 갚아라

 

하우스푸어 상당수 주택 재구매로 시세 차익 의존
최근 부동산시장 임대방식 변화 차익 기대 어려워
금융자산 잔액 높이기보다 대출금 상환이 최우선
주택경기 활성화에 초점 맞춘 정부 정책마련 절실

 



하우스푸어가 늘어나는 것을 우려하는 것은 이들이 경제생활에 큰 부담을 가지기 때문이다. 경제의 주 소비층이 빚을 갚느라 소비를 줄이면 결국 경기침체가 발생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이 같은 경제의 부정적인 영향에도 아직 `집'만이 최고 자산이라는 우리나라 대부분 국민의 인식이 하우스푸어가 줄어들지 않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나는 하우스푸어' 10명 중 3.5명 다시 집 구매=원주 단계동에 거주하는 장모(36)씨는 월수입 300만원의 30%인 90만원을 대출 원금과 이자로 매달 내는 대표적인 하우스푸어다.

하지만 장씨는 최근 분양가를 크게 낮춘 미분양아파트를 한 채 더 마련하기 위해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원주에는 복선전철 및 고속도로 착공,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성공 등 각종 호재가 이어지고 있어 향후 집값이 더 뛸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장씨는 “각종 부동산 관련 정보를 종합하면 원주는 개발사업이 끊임없이 추진되고 있어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집 때문에 빚을 갚느라 고생하고 있지만 결국 빚을 빨리 갚을 수 있는 방법도 집”이라고 말했다. 실제 하우스푸어들은 주택 대출금으로 생활에 부담감을 느끼고 있지만 10명 중 3명 이상은 주택을 재구매하겠다는 뜻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www.drapt.com)가 최근 온라인을 통해 9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본인이 하우스푸어'라고 응답한 사람은 10명 중 7명꼴(69.2%)로 집계됐다. 또 하우스푸어 해결책으로는 `집값이 다시 오르면 된다'는 응답이 28.3%로 가장 많았으며 앞으로 주택을 구입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34.6%가 `여력만 되면 집을 사겠다'고 응답했다.

■주택경기 활성화 맞춘 정부 정책 필요=이처럼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구매해 대출금으로 가계부담이 커진 상황에도 일부 하우스푸어들은 해결책으로 집값 상승, 주택 재구매 후 시세차익 등을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기대감은 실질적인 해결책이 아니며 주택 구매자들의 인식 변화와 주택경기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정부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주희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도지부장은 “1990년대까지 중산층의 최고의 자산은 주택이었으며 서민들의 신분상승도 주택구입이었다”며 “그러나 최근 부동산시장이 임대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는데다 앞으로 주택구매의 주요 수요자인 20~30대의 주택에 대한 인식변화로 시세차익을 기대한 주택구입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하우스푸어 문제가 심각한 것은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주택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주택경기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정부의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 하우스푸어 탈출을 위해 현재 보유한 부동산 가치를 따져보고 금융자산 잔액을 높이기보다는 대출금 상환을 우선순위로 정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국은행 강원본부 최윤찬 팀장은 “하우스푸어 증가는 주소비층의 경제활동 위축과 실질 소득 감소 등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현재 도내 경제지표 및 주택가격은 최악의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점을 사전에 차단하고 빠른 시일 내에 해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

 

집값 하락·이자부담 `갈수록 태산'

 살지도 팔지도 못하는 집

 

시세차익 바라기는 커녕 수개월째 팔리지도 않아
하반기도 경기둔화 뚜렷 하우스푸어 증가 전망

집은 갖고 있지만 여전히 가난한 가구인 하우스푸어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집을 갖고 있는 가구의 빚이 소득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하우스푸어 급증도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강원일보는 최근 가계부채의 주 원인이 되고 있는 하우스푸어에 대한 현황과 대책 등을 두차례에 걸쳐 집중 분석한다.

춘천 근화동에 거주하는 박모(37)씨는 2009년 춘천~서울고속도로 개통과 경춘선 복선전철 준공이 가시화되던 시기에 1억원을 연 금리 6%대에 대출 받아 1억9,000여만원의 30평대 아파트를 마련했다.

박씨의 집은 꾸준히 가격이 올라 3년 새 3,000만원가량 상승했지만 올해 초 직장을 옮긴 뒤 수입이 감소, 대출이자에 대한 가계부담이 커져 5개월 전 2억1,000만~2억1,500만원선에 집을 내놓았다.

특히 올해 말부터는 이자에 원금까지 총 대출금으로 월 수입 250만원의 38%인 95만원을 은행에 갚아야 하기 때문에 집을 빨리 처분하길 원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도내 주택경기 침체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집값 하락에 대한 전망이 늘어나며 거래 문의조차 끊겨 최근에는 3년 전 거래한 1억9,000만원대까지 가격을 낮췄다.

박씨는 “원금 상환기간이 도래하면서 가계부담이 커져 집을 처분하고 작은 면적으로 이사 가기 위해 집을 내놓았다”며 “구입 당시보다 2,000만~3,000만원이 올랐지만 시세차익은 바라지도 않고 그저 팔렸으면 좋겠는데 살 사람이 없다”고 한숨지었다.

이처럼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한 하우스푸어는 대출금 상환능력 부족과 주택경기 침체에 따라 살지도 팔지도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도내 집값은 2009년 춘천의 교통망 개선효과의 영향으로 오르기 시작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및 관련 시설공사 추진 발표에 따라 지난해까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집값 상승세가 급격히 둔화되고 거래마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하우스푸어들은 주택 자산가치가 떨어지는 동시에 가계부채도 늘어나며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 5월말 기준 도내 가계부채잔액 11조7,854억원 중 주택담보대출은 전체의 40.8%인 4조8,039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 지난 5월 주택담보대출은 2년 전에 비해 7,663억원(19.0%)이나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위험은 이 같은 하우스푸어로부터 시작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부동산정보사이트 부동산114(www.r114.com)의 임병철 팀장은“가계부채 중 주택담보대출이 40% 이상에 이르고 부동산 경기 악화는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하우스푸어 탈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에도 실질임금 상승세보다 경기 둔화가 뚜렷할 전망이어서 하우스푸어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