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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야기/세상살이이야기

땅만 있으면~~

by SL. 2012. 7. 26.

2천만원이면 세컨하우스 짓는다.

 

조립식 주택 공장에서 만들어 배달, 설치·이동 쉬워 틈새상품으로 인기

 

충북 음성군 소재 스마트하우스 공장 앞 터에 완공된 이동신 주택

서울 강남에서 출발해 차로 두 시간 걸려 찾은 충북 음성군 야트막한 산자락. 한적한 산길을 달리다 보니 1만여 ㎡ 용지에 소형 전원주택 몇 채가 서 있다. 한편에 자리 잡은 공장 안에서는 목조 뼈대 형태 전원주택 여러 채가 집 윤곽을 갖춰가고 있다. 나무를 다듬고 단열재를 부착하는 사람들 손놀림이 분주하다. 한쪽에서는 육중한 지게차가 완성된 집을 들더니 트럭 위에 사뿐히 올려놓는다.

이곳은 대량으로 전원주택을 만들어 다 지은 집을 가전제품처럼 골라 살 수 있는 `스마트하우스` 본사. 화장실과 주방을 갖춘 바닥면적 20~30㎡ 내외인 전원주택을 최소 1600만원 안팎에 살 수 있다.

맘에 드는 집을 골라 주문하면 5t 트럭에 실어 집을 통째로 배달해 준다. 길이 뚫려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다닐 수 있다. `모바일 하우스(움직이는 집)`로 불릴 만하다.

내 땅이 있으면 수도와 정화조를 연결하고 땅을 평평하게 만드는 작업비용을 포함해 2000만원이면 `세컨드 하우스` 주인이 될 수 있다.

359028 기사의  이미지

스마트하우스 공장에서 작업자들이 모바일 하우스 뼈대를 만들고 있다.

이영주 스마트하우스 대표는 "수억 원을 들여 거창하게 전원주택을 올린 후에 한 달에 한 번도 찾지 않아 집이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사례가 허다하다"면서 "최소 비용으로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규격화 전원주택을 지어 팔면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모바일 하우스 최대 장점은 기동성이다. 길이 뚫려 있으면 어디든 손쉽게 집을 설치할 수 있다. 살다가 싫증나면 집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도 가능하다. 경기도 가평 개천 근처에 세워 놓은 전원주택에 1년간 왕래하다 내년에는 강원도 평창으로 옮겨 별장으로 삼는 식이다. 중고차를 매매하는 것처럼 살던 집을 싼값에 내놓고 양도할 수도 있다.

모바일 하우스 여러 채를 연결해 평수가 넓은 집을 만들 수도 있다. 세 채를 구입해 지상에서 두 채를 연결하고 나머지 한 채로 2층 다락방을 만들면 모양이 그럴싸한 복층집이 나온다. 공사 현장에 주로 쓰이던 컨테이너 박스를 대신해 현장사무소로 활용할 수도 있다.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수도나 전기 등을 끌어들여 주거시설로 활용하려면 해당 지자체에서 `건축허가`를 받아야 한다. 구매 결정을 내리기 전에 토지용도를 잘 살펴 집을 지을 수 있는 곳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해당 용지에 대형 트럭이 오갈 수 있는지도 미리 살펴야 한다. 이 대표는 "집 배달을 갔더니 도저히 트럭이 진입할 수 없어 결국 환불 결정을 내린 사례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토지전문업체 광개토개발 오세윤 대표는 "전원주택 시장에서도 `실속` 바람이 불고 있어 값이 저렴한 `모바일 하우스`가 인기를 끌 조짐"이라며 "건축비를 많게는 10분의 1까지 줄일 수 있어 비용 부담을 걱정하는 중산층 사이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