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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야기/세상살이이야기

지진에 대비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by SL. 2013. 4. 27.

예측불허 `강진` 한반도 노린다

2013.04.26

 

中쓰촨성·일본 남부·신안 앞바다…지구촌 잇단 강타

 

지난 20일 중국 쓰촨성, 21일 오전 전남 신안군 앞바다와 일본 남쪽 해역, 22일 중국 랴오닝성. 한ㆍ중ㆍ일 세 나라에서 연이어 지진이 발생했다. 규모가 컸던 쓰촨성 지진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으며 앞으로 지진 발생 빈도가 늘어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해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진이 발생하면 우리가 밟고 서 있는 지각이 움직인다. 따라서 인근 지역에서도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 실제로 2011년 3월 규모 9.0의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이후 한반도에서 지진 발생 빈도가 급격하게 증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세 지역이 수천 ㎞ 떨어져 있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조봉곤 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1년에 전 세계에서 약 80만번의 크고 작은 지진이 일어난다"며 "쓰촨성 지진이 한반도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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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지진이지만 중국과 일본,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지진은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 세 나라가 자리 잡고 있는 지각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지구의 겉부분을 감싸고 있는 지각판은 13개로 나뉘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다. 두 개 이상의 지각이 충돌하게 되면 그 지역에 `응력(스트레스)`이 생긴다. 응력이 계속 쌓이다가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지각이 흔들리면서 쌓였던 에너지가 분출되는 것이 지진이다.

지각판은 크게 대륙판과 해양판으로 나뉜다. 대륙판은 흔히 우리가 육지라고 부르는 지역으로 한국과 중국이 속한 유라시아판, 북미판 등이 있다. 해양판은 주로 바다 밑에 있는 지각으로 태평양판, 대서양판 등이 포함된다.

중국 쓰촨성에서 발생한 지진은 대륙판(인도판ㆍ유라시아판)끼리 충돌하면서 발생했다. 반면 일본은 대륙판(유라시아판)과 해양판(태평양판)이 충돌하면서 지진이 일어났다. 우리나라는 판의 경계 부분에 위치하지 않기 때문에 판 내부에서 발생한 지진에 속한다. 대륙판과 해양판이 부딪치면 밀도가 큰 해양판이 아래로 내려가면서 지진이 땅속 깊은 곳에서 발생한다. 대륙판끼리 충돌하면 밀도가 비슷하기 때문에 지진 발생 지점이 비교적 얕다. 대륙판과 해양판이 만나 발생한 일본 도쿄 남부 지진은 땅속 420㎞ 지점에서, 대륙판끼리 만나는 지점이었던 중국 쓰촨성 지진은 땅속 12㎞에서 발생했다. 신동훈 전남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판의 경계에서 발생하는 지진은 규모가 크고 빈도가 잦다"며 "반면에 우리나라처럼 판의 중앙에서 발생하는 지진은 불규칙적이고 진원의 깊이가 얕다"고 설명했다. 21일 발생한 전남 신안군 앞바다 지진은 땅속 15㎞에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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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처럼 판의 내부에 위치한 지역은 그동안 지진 안전지대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과거 기록을 살펴보면 판의 중앙에서도 규모 7.0 이상의 강진이 발생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는 만큼 안심할 수 없다. 1976년 중국 탕산에서 발생한 규모 7.8의 지진은 판의 가운데 지점에서 발생했는데 당시 23초간의 진동으로 20만여 명이 사망하는 대참사가 일어났다.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라는 것도 옛말이다. 지진이 발생한 빈도를 조사한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지진 계측이 시작된 1978년 이후의 자료와 삼국사기, 삼국유사와 같은 사료를 모아 지진 발생 빈도를 예측할 수 있는 `비밸류(b-value)`값을 구했더니 0.6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는 4.0 규모의 지진이 6번 일어났을 때 5.0 규모의 지진이 한 번 일어남을 뜻한다. 중국과 일본은 4.0 규모의 지진이 10번 일어났을 때 5.0 규모의 지진이 한 번 일어나 비밸류값은 1.0을 기록했다. 홍 교수는 "우리나라의 지진 발생 빈도가 낮다고 안심해서는 안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판의 중심부에서는 지진이 얕은 곳에서 발생하는 것도 위험 요소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규모 7.0의 지진이라도 땅속 100㎞에서 발생하면 사람이 느끼는 진동은 크지 않지만 규모 5.0의 지진이 땅속 5~10㎞ 지점에서 나타나면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경고한다. 홍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건축물의 내진설계 기준은 땅속 15㎞에서 규모 6.5의 지진에 견딜 수 있는 정도"라며 "하지만 규모 5.0의 지진이 5㎞ 부근에서 발생한다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타깝게도 지진은 예측이 불가능하다. 지진은 수십~수천 년을 주기로 나타나는데 지진계측기가 개발된 것은 1900년으로 지구에서 발생하는 지진을 공식적으로 계측한 지 이제 막 한 세기가 지났을 뿐이다. 지진 발생 빈도가 잦은 곳도 `10년 안에 이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70%다`와 같이 유추할 수 있을 뿐이다. 땅속이 넓고 관측장비를 설치하는 게 쉽지 않은 점도 지진 예측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진 예보가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 세계 과학자들은 `지진 조기경보시스템`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진이 발생했을 때 나타나는 땅의 흔들림을 잡아낸 뒤 진동이 사람에게 전달되기 전에 이보다 빠른 전기 신호로 경보를 울리는 원리다. 현재 가장 빠른 조기경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곳은 일본이다. 일본은 지진이 발생하면 지진계측기가 진동을 관측하는 데 3초, 지진으로 인한 진동 계산에 4초, 분석 및 경보를 울리는 데 3초 등 단 10초 만에 국민에게 알릴 수 있다.

지헌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만약 일본 해역 먼 곳에서 큰 지진이 발생하면 진동이 도시로 전달되는 것보다 수 초 일찍 경보를 울릴 수 있다"며 "짧은 시간이지만 2차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대만의 조기경보시스템은 20~40초 수준이다. 이제 막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아직 4분 정도 걸린다. 지 센터장은 "조기경보시스템 구축이 지진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며 "우리나라는 2020년까지 10초 안에 경보를 울릴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 규모 6.5 지진땐 11만명 사상

2013.04.26

 

내진설계 단독주택 1.5%, 아파트 26% 그쳐 `사실상 무방비`

 

사망자 7726명, 부상자 10만7524명, 이재민 10만4011명.

중국 쓰촨성에서 발생한 지진(규모 7.0)보다 작은 규모 6.5의 지진이 서울에서 일어났을 때 예상되는 피해다. 이는 소방방재청이 2011년 3월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한 결과물이다. 부산도 마찬가지였다. 사상자 수가 3만7000명에 달하고 23만7000여 가구가 파손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는 유라시아판 중앙에 위치해 있어 판의 경계에 있는 일본에 비해 지진이 일어나는 횟수는 적은 편이다. 일본과 달리 예로부터 지진이 크게 일어나지 않다 보니 대부분 건물이 내진설계가 안돼 있다. 이 때문에 작은 지진에도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내진설계는 지진으로 발생하는 지면의 흔들림을 견딜 수 있는 건축물 설계를 말한다. 우리나라는 건물을 지을 때 지하 15㎞ 지점에서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해도 견딜 수 있도록 내진설계를 갖추는 것을 법으로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내진설계가 법으로 제정된 것은 1988년으로 15년밖에 되지 않았다.

유영찬 한국건설기술연구소 미래건축연구실장은 "1988년 당시 6층 이상, 전체 면적 10만㎡ 이상의 건물에만 내진설계 적용을 의무화했다"며 "이후 점차 법이 강해져 2005년에는 3층 이상, 연면적 1000㎡ 이상 건물로 확대됐지만 많은 건물이 이전에 지어진 만큼 지진에 취약한 건물이 많다"고 걱정스러워 했다.

최근 서울시가 발표한 `건축물 통계 현황`에 따르면 주거용 단독주택 37만9193개 중 1.5%(5787개)만 내진설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주택은 11만5736개 중 26.6%(3만781개), 비주거시설은 전체 16만751개 중 9.7%(1만5592개)만 내진설계가 적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진에 가장 위험한 시설로는 발전시설이 꼽혔다. 서울 시내 6개 발전시설 중 단 한 곳도 내진설계가 갖춰지지 않았다. 지진이 발생했을 때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물 저장ㆍ관리시설은 827개 중 10개만 내진설계가 돼 있었다.

내진설계 설치 비율을 전국으로 확대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우리나라에 있는 전체 건축물 680만동 가운데 단 20만동이 내진설계를 갖추고 있었다. 비율로 따지면 전체 건물 중 단 3%만 지진이 일어났을 때 견딜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교육부와 한국건설기술연구소는 최근 내진설계가 없는 건축물에 설치해 지진을 견딜 수 있는 `재진장치`를 개발하면서 우선적으로 초ㆍ중ㆍ고교에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예산이 부족하고 설치가 필요한 학교가 많아 진행 속도가 더디다. 이를 일반 아파트나 빌딩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천문학적인 예산이 필요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내진설계가 필요한 1만5000여 개 학교를 대상으로 `학교시설 내진보강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지난 3년간 1000여 개교의 보강 공사를 마쳤다"며 "필요한 예산이 5조9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2030년까지 진행하는 중장기 계획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진은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일단 머리보호를 위해 실내에서는 책상 밑으로 피해 살피고 실외에선 기둥 또는 담벼락은 피하고 넓은 곳으로 대피하면 좋다. 일본 도쿄대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변익주씨는 지난해 일본에서 지진이 발생힜을 때 사람들이 대피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는 "연구소 건물이 흔들리자 곧바로 책상 밑으로 들어갔고 지진이 멈추자 밖으로 나와 넓게 트인 공원으로 신속하게 이동했다" 며 "질서정연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감탄했다"고 말했다. 지진이 많이 발생하는 일본은 국민이 지진 대피요령을 숙지하고 있어 지진으로 인한 2차 피해와 혼란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사정이 다르고 걱정되는 일이다. 전문가들은 지진이 발생했을 때 당황하면 큰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며 침착하게 행동할 것을 주문했다.. 실내에서 건물이 흔들리는 것을 느끼면 책상이나 식탁 등 신체를 보호할 수 있는 곳으로 들어가야 한다 책상등이 없을 때는 방석이나 베개로 머리를 보호하는 것이 좋다. 빌딩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은 피해야 한다. 전자장비 오작동으로 엘리베이터에 갇히거나 추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둘러 실외로 뛰쳐나가는 행동도 금물이다.  정길호 소방방재청 지진대책계장은 "건물이 흔들리는데 밖으로 뛰쳐나가게 되면 유리창이나 간판 등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위험하다"며 크게 흔들리는 시간은 길어야 1-2분이기 때문에 튼튼한 테이블 밑에 들어가 몸을 피해햐 한다" 고 설명했다.  집 밖에 있을 때 지진을 느꼈다면 넓은 공간으로 피하는 것이 좋다. 도시에서는 고정돼 있지 않은 자판기나 ATM, 신호등과 같은 곳에서 멀리 떨어져야 한다 땅이 흔들리면 사람은 심리적으로 등을 기대고 싶은 마음이 생겨 기둥이나 담벼락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과거 일본이나 중국 등에서 지진으로 담벼락이 무너져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는 사례가 있는 만큼 이런 장소는 피해야 한다. 정 계장은 "만약 해안가나 산 근처에 있다면 쓰나미, 산사태가 발생할 수 도 있기 때문에 신속히 이동해야 한다" 며 "침착하게 움직이는 것이 지진으로 인한 이명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