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집, 동네 평상… ‘공유주택’이 뜬다
ㆍ한·일 건축계 새 화두 ‘공유’
최근 일본에서 공유주택(shared house)이 젊은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공유주택 거주자들은 욕실과 식당, 거실 등 공간을 함께 쓰며 생활을 공유한다. 1980년대 중반에 처음 도입된 이후, 현재는 도쿄 시민 10명 중 1명이 이 같은 주거형태를 경험했거나 영위하고 있다. 1인 가구가 늘어나는 한국도 눈여겨볼 만한 주거형태다.
지난 16일부터 서울 평창동 토탈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일 건축교류전은 일본의 공유주택에 대한 한국 건축계의 관심을 보여준다. 커미셔너를 맡은 임재용 OCA건축 대표는 “아파트와 단독주택으로 양극화되어 있는 주거형태에서 그 중간 영역을 찾아보고자 했다”면서 “노령화와 1인 가구 증가 같은 사회 변화와 맞물린 새로운 주거형태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고 말했다.
일본의 건축가 이노쿠마 준과 나루세 유리는 나고야에 지을 예정인 13가구의 공유주택 모형을 선보였다. 이들은 “인구가 감소하고 1인 가구가 늘면서 새로운 건축 개념으로서 ‘공유’가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이 선보인 공유주택은 건물 안에 풍요로운 공용 공간이 형성되어 대가족의 삶을 영위하는 것 같으면서도 혈연적 관계나 영토적 구속으로 이뤄진 공동체가 아닌 새로운 공동체를 담는다.
한국의 경우 아직 공유주택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공동생활공간이 마련된 주택이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 와이즈건축이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 지은 다세대주택 ‘Y-HOUSE’는 건물 앞면이 ‘Y’자 형태이며 1층에 시골 마을의 정자와 같은 역할을 하는 개방된 공간이 있다. 장영철 건축가는 “한국에서는 재건축 아파트 때문에 원래 모여 살던 동네들이 해체된다”면서 “Y-HOUSE는 집 귀퉁이에 조그마한 평상을 마련해 동네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디자인그룹 오즈의 건축가 신승수씨는 “1인 가구의 증가는 주택 개념을 소유에서 거주로 바꾸고, 독신여성·학생·노인·바이크족·음악인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특화된 창의적인 디자인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면서 “거주자들이 함께 사용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유공간 및 공공공간의 디자인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전시에서 소개하는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공공원룸 임대주택도 삶을 공유하는 주거형태로 설계했다.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이 드는 ‘원룸’에 ‘공공’이란 이질적인 이름이 붙은 이 주택은 좁고 긴 대지의 특성을 고려해 건축물 전체를 상부로 들어올려 주민들의 보행로를 확보했고 인접 주택 주민들의 텃밭과 기존의 출입구를 보존했다. 또 서재, 시청각실과 같은 공유 공간을 마련해 공동체 삶을 강화했다.
이처럼 새로운 건축실험은 한·일 양국에서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신승수 건축가는 “한·일 모두 대규모 공동주택단지가 갖는 획일적인 공간에 맞서 경제적·사회적·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대안 공간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임재용 건축가는 “일본은 쓰나미 이후 환경에 관심을 갖고 자연재해에 맞서는 디자인, 에너지를 절약하는 디자인을 선보이는 건축가들이 많았다. 그에 비해 한국은 좀 더 건축적 이슈에 집중해 공법 자체도 콘크리트 같은 무거운 소재가 많이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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