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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야기/세상살이이야기

우리나라엔 왜 돌로 만든 탑이 많을까?

by SL. 2012. 10. 9.

우리나라엔 왜 돌로 만든 탑이 많을까?

 

 

불탑엔 나라마다 특징 있어요
목재가 풍부한 일본은 '목탑', 동원할 인구 수 많은 중국은 세우기 까다로운 진흙 '전탑'
질 좋은 화강암 많은 한국은 돌로 만든 '석탑'이 발달했죠

 

 

매년 300만명의 관람객이 찾는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국보 제21호·일명 석가탑)이 창건 1270년 만에 전면 해체·복원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석탑(石塔)인 석가탑이 곧 보수에 들어간다고 해요. 불국사가 창건된 신라 경덕왕 원년(742년)에 세워진 석가탑은 높이가 10.8m로 웬만한 3~4층 건물 높이입니다. 고전적이고 단아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석가탑은 탄생 이후 지진과 벼락, 전쟁, 도난과 같은 세월의 풍파를 겪어왔어요. 그동안 몇 차례 보수를 해왔지만 이번엔 탑 전체를 해체해 다시 조립하는 대대적 공사를 거칠 예정입니다.

석가탑뿐 아니라 우리나라 방방곡곡엔 아름다운 탑이 많이 있지요. 탑은 탑파(塔婆)의 줄임말로 흔히 불탑(佛塔)이라고도 부르는 불교 건축물입니다. 우리가 또 다른 '탑'으로 부르는 프랑스 에펠탑, 이탈리아 피사의 사탑과는 전혀 다른 것이죠. 이런 탑은 폭이나 두께보다 높이가 훨씬 더 긴 건축 구조물인 타워(tower)입니다. 군사, 종교 목적으로 사용하다가 세월이 흐르며 방송 송수신, 관광 등을 목적으로 짓고 있어요. 올봄 문을 연 높이 634m의 세계 최고(最高) 타워인 일본 도쿄의 스카이트리도 전파 송신탑이지요.

그런데 사람들은 언제부터 불탑(佛塔)을 만들었을까요? 불탑은 인도에서 석가모니의 제자들이 석가모니의 사리(舍利)를 보관하기 위해 만든 것이 시초입니다. 이후 불교와 함께 중국, 한국, 일본 등 여러 지역으로 퍼지면서 국가와 시대에 따라 탑의 양식과 의미가 다르게 발전해왔어요.

탑은 사용한 재료에 따라 종류를 구분해요. 중국과 인도에서는 황토로 된 진흙이 많고 사람을 많이 동원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전탑(塼塔)을 주로 세웠지요. 전탑은 진흙을 네모로 빚어 가마에서 구워낸 벽돌을 쌓아 만드는 방식입니다. 표면에 문양을 넣어 장식 효과를 내기도 하지만 재료의 특성상 탑이 튼튼하지 못해 지금까지 제대로 남아 있는 게 별로 없어요. 나무로 만드는 목탑(木塔)은 목재가 풍부했던 일본에서 많이 세워졌어요. 화산지형 때문에 흙이 거칠어 벽돌을 만들기에 적합지 않았고, 돌은 석재로서의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에 일본은 자연스럽게 목탑이 발달하였죠. 하지만 목탑은 자연재해에 약하고 불에 타기 쉬운 단점이 있어요.

 (사진 왼쪽)통일신라시대의 대표 석탑인 석가탑.

그림자가 비치지 않아 무영탑(無影塔)으로도 불린다. (사진 오른쪽)국내 유일한 5층 목탑인 속리산 법주사 팔상전

석탑(石塔)은 우리나라에서 주로 발달했어요. 질 좋은 화강암이 많았고 돌을 다루는 기술이 발달한 덕분이죠. 전쟁과 외적의 침략이 잦았던 우리나라에서 나무와 벽돌로 만든 탑이 주류를 이루었다면 어땠을까요? 아마 현재 우리나라 전통 불교문화의 모습을 볼 수 없었을지도 몰라요. 우리나라 석탑은 7세기 백제의 익산 미륵사지 석탑에서 시작되었고, 통일신라가 불국사 석가탑에서 삼층석탑의 형식으로 발전시켰어요. 이후에 만들어진 석탑은 석가탑을 충실히 따르거나 변화를 가미하면서 다양하게 발달해왔습니다.

석가탑 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다보탑입니다. 오랜 세월 석가탑과 서로 형제처럼 의지해 온 다보탑(국보 제20호)은 평소 10원짜리 동전에서 봐왔을 거예요. 얼마 전 문화 관련 시민단체에서 다보탑 돌사자의 위치가 잘못되었다는 주장을 내놓아 논란이 있었어요. 만약 다보탑 돌사자가 원래 자리로 이동하면 10원 주화를 비롯해 역사 교과서의 사진이 수정되어야 할지도 몰라요.

사람은 살면서 여러 가지 병을 겪고 노화 현상을 겪습니다. 이번 석가탑 보수공사 뉴스에서 보듯 아무리 화강암과 같은 튼튼한 돌로 지어진 탑일지라도 천년풍상을 겪다 보면 탈이 나게 마련이에요. 병이 나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듯 문화재도 탈이 난 곳을 제대로 보수하고 정성스레 보살펴야 본래의 모습을 지켜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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