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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야기/세상살이이야기

탈선하는 블로그들

by SL. 2012. 10. 8.

블로그의 `탈선`…네티즌들 크로스 체크로 검증해봐야

 

"맛집 티 안나게 홍보 월수입 100만원…" 포털사이트 허위·과장 `낚시광고` 판쳐

 

646113 기사의  이미지

 

"블로그 검색이 잘 되도록 돈 받고 기계를 써서 특정 검색어를 반복해 올려주는 업체까지 있습니다."


한 포털 사이트에서 전통주 `파워블로거`로 활동하며 직접 `세발자전거`라는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백웅재 씨(40). 백씨는 블로그에 올라온 소위 `맛집` 정보가 얼마만큼 믿을 수 있을지 본인도 회의적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전통 주점 등에서 홍보성 후기를 요청한다거나 업체 등이 "블로그로 주점 홍보를 해줄 테니 생각 있으면 연락해달라"고 제안하는 일이 적지 않다고 솔직히 말했다. 백씨는 "글을 올려주면 100만원까지 주겠다는 제안도 있었고 반대로 내 가게를 홍보해주겠다며 접근해 오는 일도 꽤 있다"며 "나는 철저히 상업성은 배제하고 있지만 응하는 사람도 적지 않게 봤다"고 전했다.

개인적인 후기나 감상을 올려 온라인상 소통 공간으로 주목받은 포털 사이트의 `블로그`가 허위ㆍ과장 광고나 사기 등에 악용되고 있다. 홍보대행 업체가 블로그 등을 직접 운영하면서 검증보다 돈을 우선해 글을 올리거나 블로거들이 검증되지 않은 상품 판매에 나서는 등 신뢰를 미끼로 이용자를 유혹하는 일이 비일비재해졌다. 하지만 후기보다 광고에 가까운 `낚시성 블로그`에 불쾌한 경험을 가진 사람이 늘어나면서 블로그 자체의 신뢰도는 떨어지고 있다.

종종 블로그를 보고 물건을 고르거나 식당을 찾는다는 직장인 주봉환 씨(27)는 "개인이 직접 경험한 일을 올린다기보다 뭔가 의심이 가는 블로그 내용이 많다"며 "그냥 한 블로그만 믿지 않고 여러 곳을 보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실제 블로그 홍보대행 업체는 인터넷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그중 한 업체에 문의한 결과 `티 안나게` 홍보해주는 대가로 서울 강남ㆍ홍대 쪽은 최소 한 달에 100만원 이상 받고 있었다. 종로는 60만원, 서울 평균으로는 30만원 정도였다. `지역명+맛집`이라는 키워드를 반복해서 집어넣고 꾸준히 높은 순위에 검색되게 하는 게 `홍보 방식`이었다. 이 업체의 블로그는 외양상으로 개인 블로그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최근엔 블로그에 대출 관련 글을 올리고 사람들이 보내오는 서류로 게임머니를 만들어 수천만 원을 빼돌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또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는 파워블로거들이 상품 판매를 대행하면서 억대의 수수료를 챙기거나 검증되지 않은 물품 판매로 피해를 끼친 일을 적발하기도 했다.

이처럼 블로그가 가진 문제점은 뚜렷해지고 있지만 적발과 규제는 범죄에만 한정돼 있다.

공정위가 광고주 등에게 대가를 받고 운영하는 블로그에 대해서는 `경제적 이해관계`를 명확히 하도록 했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포털 사이트의 자체 규제도 부족하다.

원윤식 NHN 홍보팀장은 "블로그 홍보 자체를 불법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막을 수는 없다"며 "블로그의 공신력을 떨어뜨리는 글이 나오면 랭킹 시스템을 조정해 위에 검색되지 않게는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기 공정위 소비자안전정보과장은 "아직 블로그 조사 등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게 없다"고 했다. 결국 필요한 것은 블로그 이용자들이 내용을 무조건 믿기보다 `크로스체킹(상호)` 등을 통해 직접 검증하는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강정한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네티즌 사이의 크로스체크형 검증시스템, 예를 들어 댓글난을 통해 올라온 정보가 평가되고 있는지 등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Faith는 증거를 요구하지 않지만  Trust는 증거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