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에서 탈락한 당신, 옷차림 때문이야
매력 자본 / 캐서린 하킴 지음 / 이현주 옮김 / 민음사 펴냄
매력 `제4의 자본` 부상…북미선 연봉 28% 더 받아
칭찬·주목받고 자란 사람 사회적 성취도 더 높아
캐서린 하킴 전 런던정치경제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2010년 옥스퍼드대 저널에 이러한 내용의 논문을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사람들에게 호감 가는 동료로 만들고 사회 모든 구성원, 특히 이성에게 매력 있는 인물로 만드는 신체적ㆍ사회적 매력이야말로 이 시대에 가장 중요한 자본이라며 이를 `매력자본(Erotic Capital)`이라고 명명했다. 매력자본 요소는 6가지다. 아름다운 외모, 몸매와 같은 성적 매력, 인간관계 기술과 같은 사회적 매력, 신체적 건강함, 옷ㆍ화장법과 같은 사회적 표현력, 섹슈얼리티가 그것이다.
솔직해지자. 비범할 정도로 아름다운 외모는 사치품이다. 당사자만이 아니라 친밀한 관계를 통해 친구와 가족, 동료에게도 특별한 지위를 부여하곤 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재능도 많고 교육도 많이 받았지만 잘생긴 외모가 흑인 최초로 미국 대통령이 되는 데 적잖은 기여를 했다.
매력자본은 회의실에서 침실에 이르기까지 인생의 모든 부분에서 지능만큼이나 중요하다. 매력적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친구, 연인, 동료, 고객, 의뢰인, 팬, 추종자, 유권자, 지지자, 후원자로 만든다. 타이거 우즈부터 김연아까지 모두 그 생생한 사례다.
책에 소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북미에서는 매력적인 남성이 14~28%를 더 벌고, 매력적인 여성은 12~20%를 더 번다. 매력으로 인해 연봉은 물론 승진도 달라진다. 관리자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43%가 옷차림 때문에 승진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응답했다는 결과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제4자본이라 할 수 있는 매력자본은 경제자본, 문화자본, 사회자본과 달리 간과돼 왔을까. 저자는 이를 가부장 이데올로기 탓으로 돌린다. 대체로 여성이 남성보다 매력자본이 많기 때문에 남자들은 그 자본이 존재한다거나 가치가 있다는 것을 부인한다. 그리고 여자들은 자신의 이점을 정당하게 이용하지 못하도록 억눌리는 관습 속에서 생활해 왔다. 자신을 가꾸고 어필하는 여성에게는 늘 `백치미` `여우짓` 등 꼬리표가 붙었던 것이다. 저자는 묻는다. 왜 잘생긴 외모는 돈에 맞서는 무기가 돼선 안 되는가?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5장과 7장에서 이뤄지는 결혼생활과 직장생활을 좌우하는 매력자본의 마법에 관한 심층적인 분석이다. 계급과 신분이 결혼을 좌우하던 과거와 달리 현대인들의 결혼은 `셀프서비스 짝짓기 시장`이다. 책은 상대방을 구하는 기준이 경제ㆍ사회적 자본에서 매력자본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다양한 통계와 실험을 통해 증명해낸다.
전복적인 메시지가 담기지는 않았다. 다만 이 책의 공로가 있다면 그건 드러내놓고 말하지 못했지만 누구나 수긍하던 사실에 `매력자본`이라는 실체를 부여한 용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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