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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론` 재건축 4대이슈 점검

by SL. 2012. 11. 23.

"2~3년 전 최고가 대비 가격이 2억원 이상 빠졌어요. 지금 사도 괜찮겠냐는 문의가 많이 늘고 있네요."(서울 강남구 개포동 라인공인 관계자).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개포택지지구 내 저층 재건축 단지 중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개포 주공 1단지 재건축안이 확정되자 일대 중개업소에는 오래간만에 생기가 돌았다. 매물을 내놨던 일부 집주인은 매물을 다시 거둬들이고 저가 매물을 찾는 투자자들도 `입질`을 시작했던 것.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하락세가 최근 둔화되고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서울시의 소형주택 비율 30% 가이드라인을 속속 받아들여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시장이 꿈틀거리자 `바닥론`도 솔솔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의 취득세 감면 혜택과 재건축 부담금 2년 유예 확정 소식도 시장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한몫하고 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신규 입주 물량이 거의 없는 개포지구의 경우 저점이 거의 확실하고 지금 예견되는 수익률도 상당히 근거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쪽에선 여전히 `아직`이라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전체적인 경기 침체가 얼마나 계속될지 불확실한 데다 서울시의 한강변 초고층 재건축 제한 등 정책적 돌발변수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근에 보금자리주택이 1만여 가구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고덕지구나 서울시의 한강변 층수 제한 방침의 영향을 받는 반포지구 등은 여전히 변수가 많아 매입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실제 반포지구내 일부 재건축 아파트에선 일단 재건축안은 통과시킨 후 착공과 이주는 가급적 천천히 진행시킨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는 단지도 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최근 상담고객들 중에 재건축 매입을 고려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그러나 막상 투자할 곳은 개포, 잠실 등 일부 지역에 한정돼 있다는 게 문제"라고 전했다.

① 정말 재건축 바닥 맞나…강남아파트값 2008년 금융위기때 수준

재건축 바닥론의 핵심은 `뚝` 떨어진 집값이다. 현재 개포지구 재건축 시세는 2008년 금융위기 때와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졌다.개포 주공 1단지 전용면적 49㎡는 2009년 9월에는 10억4500만원 수준까지 거래가 됐다. 그러나 현재는 30% 안팎 가격이 빠진 7억원 수준에도 매물이 나오고 있다. 비슷한 시기 15억원을 호가했던 전용 59㎡는 10억원 수준까지 가격이 폭락했다.이 같은 근거로 중개업자들은 지금이 `바닥`이라고 입을 모은다.

2000년대 들어 최저점을 보였던 가격이나 2008년 금융위기 발발 직후 큰 폭으로 가격이 떨어졌을 때와 현 시세가 엇비슷하다는 것이다. 2000년 들어서는 개포 주공 1단지 전용 49㎡ 경우 2006년 2월에 6억7500만원 수준 가격대로 내려갔을 때가 최저점이다. 금융위기 발발 직후인 2008년에도 가격은 7억원 아래로 내려가지는 않았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강동구 내 2만198가구의 재건축 아파트 중 61.2%인 1만2377가구가 여전히 2008년 밑으로 가격이 형성돼 있는 상태다.

고덕동 고덕시영은 모든 주택형(42㎡, 56㎡, 62㎡, 72㎡)에서 가격 회복을 못 하고 있다. 62㎡는 2008년 3.3㎡당 2859만원까지 갔지만 현재는 2458만원으로 주저앉은 상태다. 송파구는 2만1051가구 중 23.2%인 4894가구의 가격이 2008년 수준에 못 미쳤다. 신천동 미성 168㎡는 2008년 3.3㎡당 2429만원에 달했지만 현재는 2051만원 수준이다. 잠실동 우성 1ㆍ2ㆍ3차 148㎡ 역시 2008년 당시 3.3㎡당 2965만원에 달했지만 현재는 2249만원까지 떨어져 있는 상태다.

② 재건축 속도 빨라지나…`개포주공 효과` 인근 중층단지 확산될듯

 
재건축 매수가격이 재건축 투자 수익의 `X`축이라면 `Y`축은 사업 속도다. 아무리 싼 가격에 재건축 아파트를 매입하더라도 사업 속도가 지지부진하다면 대출이자가 늘고 원금 회수도 늦어져 부담이 커지게 되기 때문이다.

이번에 개포 주공 1단지의 재건축안 확정으로 재건축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되는 개포지구는 총 32개 단지, 2만8704가구에 이른다.

재건축이 순차적으로 완료되면 4만5000가구 안팎이 건립될 전망이다. 이들 단지는 이르면 2014년께 착공이 시작될 전망이다. 통상 3년 안팎의 재건축 기간을 고려하면 오는 2017~2018년 본격적인 새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다.

이러한 개포지구 재건축은 단순히 개포 주공 단지로 끝나지 않는다. 12~14층 높이의 인근 중층 아파트 단지의 사업 속도도 빨리지는 효과가 있다. 개포 주공 1~4단지 주변에는 개포 주공 5~7단지, 대치우성 1차, 개포한신 등 나머지 단지도 올해 안전진단 절차를 통과하는 등 재건축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선경, 한보미도 아파트 등도 노후 여건 등 재건축 연한이 도래해 재건축 추진이 가능해진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내년부터 중층 단지들도 정비계획안 수립 절차에 나설 계획이어서 한동안 지지부진했던 개포지구 내 재건축 사업이 향후 3~4년간 활발해질 것 같다"고 전했다.

③ 부담금 면제 효과 있나…집값 오른곳 거의 없어 실효과 미미

국회에서 재건축 부담금을 2년간 유예해주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는 실질적으로 양도세를 일부 면제해주는 효과와 비슷하다.

조합과 투자자 입장에선 수익률을 개선시킬 수 있는 호재인 셈이다. 재건축부담금이란 재건축 준공인가일 기준 주택가격에서 추진위설립승인일의 주택가격, 개발비용(분담금), 그리고 정상주택가격 상승분을 합친 가격을 뺀 금액에 0~50% 부과율을 적용해 산정한다.

개정안 통과로 재건축에 큰 부담을 털어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효과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수년간 주택시장 침체에 따라 재건축 부담금 대상이 되는 3000만원 이상 집값이 상승한 재건축 단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서초구 1개, 중랑구 1개, 영등포구 1개 △부산 사하구 1개, 연제구 1개 △경기 남양주시 1개다.

특히 강남권은 이번 혜택의 `무풍지대`나 다름없다. 현재 재건축 절차가 진행 중인 서초구 잠원 한양, 잠원 대림, 삼호 1차, 반포 한신 1차 등은 재건축부담금 제도가 도입되기 이전인 2006년 9월 25일 이전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해 애초 재건축 부담금 부과대상 사업장이 아니다.

현재 구역지정이나 조합설립 단계에 있는 단지는 서울시의 일반적인 재건축 소요기간을 감안할 때 2014년 말까지 관리처분인가 신청이 어려워 부과 중지를 적용받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④ 수익률 얼마나 되나…강남 저층아파트 20%선 수익예상

그렇다면 실제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지금 투자할 경우 예상수익률은 얼마나 될까.

이번에 재건축안을 승인받은 개포 주공 1단지 조합에 따르면 전용면적 기준 29㎡형을 국민주택 규모인 85㎡형으로 재건축할 경우 분담금은 3억4200만원 수준이다. KB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개포 주공 1단지 공급 29㎡형의 평균 매매가는 5억750만원. 29㎡형을 사들여 85㎡형으로 재건축하는 데 총 8억4950만원이 드는 셈이다. 인근 도곡렉슬 85㎡형의 평균 시세는 10억5000만원. 재건축 후 도곡렉슬만큼의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면 2억50만원의 수익을 낼 수 있는 셈이다. 수익률 기준으론 23.6%에 달한다.

저층 재건축 단지인 개포와 달리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같은 중층 재건축의 경우 수익률은 다소 떨어진다.

은마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용 76㎡ 실거래가 기준으로 최고 11억6000만원까지 거래되던 물량이 3억원가량 하락해 8억원대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고점 대비 40%가량 시세가 하락해 수익률은 오히려 나아졌다. J&K부동산투자연구소의 최근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전용 76㎡형이 85㎡형을 배정받는 데 2억300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금융비용을 제외한 투자금액은 10억원 정도. 유사 평형 도곡렉슬 가격을 기준으로 했을 때 향후 가격 상승이 12억원 정도까지 여력이 있다고 가정하면 2억원 정도 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