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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속초·양양이야기

러시아 "北 나진항 공동개발 하자"…포스코에 러브콜

by SL. 2012. 11. 23.

러시아 "北 나진항 공동개발 하자"…포스코에 러브콜

 

러시아가 포스코에 북한 나진항 제3항 개발사업을 공동으로 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나진 3항 지분을 갖고 있는 자국 철강사인 메켈사를 통해 포스코에 나진항 공동 개발사업을 제안했다. 나진항 1항, 2항은 이미 중국과 북한이 공동 개발하기로 결정됐다.

당초 중국은 3항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려 했지만 북한은 이 개발권을 러시아에 약속했다. 러시아는 시베리아, 연해주의 석탄을 실어나르는 항구로 나진항 제3항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러시아는 부동항으로서 나진항의 기능이 블라디보스토크보다 좋아 석탄ㆍ철광석 운송에 유리한 데다 중국을 견제하는 효과도 있어 개발에 관심을 갖고 있다.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유일한 부동항인 블라디보스토크는 최근 겨울철 부분 결빙이 지속되고 있어 러시아 입장에서는 나진항 개발의 필요성이 더욱 커진 상태다.

포스코는 메켈사 제안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일단 정부 방침에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곧 러시아 세력이 태평양을 향해 남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진ㆍ선봉 경제무역지대는 북한과 중국, 러시아가 국경을 맞대고 있어 미국, 중국 간 미묘한 외교적 입장까지 고려해야 한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도 이런 대내외 상황을 감안하면서 우리 정부 측 입장을 조심스럽게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철강업계 고위 관계자는 "나진항 개발은 정부 차원에서 미국, 중국 시각을 감안해야 하는 미묘한 이슈"라며 "우선 정부 입장이 정리돼야 러시아 측에 상황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현 정부 5ㆍ24조치(천안함 피격 사건에 이은 남북교류협력 중단)가 나진항 개발 사업을 가로막고 있다는 점이다.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 정부가 시행한 5ㆍ24조치에 따라 △대북 신규 투자 불허 △북한 선박 우리 해역 운항 전면 불허 △남북교역 중단 △우리 국민 방북 불허 △대북 지원사업 원칙적 보류 등 대북 제재가 유지되고 있다.

정부는 일단 합작투자 형식이라면 현실적으로 투자를 막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통일부 관계자는 "5ㆍ24조치가 존재하는 한 포스코가 북한에 대규모 직접 투자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도 "포스코가 러시아와 해외에 합작법인을 세워 지분참여하는 방식으로 투자한다면 현실적으로 이것까지 제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에 정통한 외교통상부 고위 관계자도 "포스코가 이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정부에 입장을 정리하면 힘을 실어줄 의향이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포스코는 나진항을 통해 북한 무산철광의 값싼 철광석을 들여오면 경영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