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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해진 ‘R’의 공포.. 경제정책 ‘U턴’ 한다

by SL. 2014. 7. 12.

2014-07-10

 

한은 성장률 전망 하향 올 4%서 3.8%로 낮춰
세계경제 회복세 더디고 체감경기 침체 심각

 

 

 

 

'경기후퇴'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정부에 이어 한국은행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하며 경기불안을 예고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앞으로 정부 경제정책 운용의 무게중심이 개혁과 경제체질 개선에서 벗어나 성장으로 U턴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중국과 주요 신흥국의 성장둔화 우려로 우리나라 수출에 빨간불이 켜졌고, 내수시장까지 어려워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내수부진·성장률 하락

10일 한국은행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0%에서 3.8%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전망치도 4.2%에서 4.0%로 낮췄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올해의 경우 종전 2.1%에서 1.9%로, 내년 전망치는 2.8%에서 2.7%로 각각 내렸다.

한은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은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우려와 내수침체가 경제 전체의 하방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는 위기감으로 풀이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향후 성장경로상 하방 리스크가 다소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경제 회복세 둔화에 대한 우려가 적잖은 상황에서 '체감경기 부진→소비 등 심리지표 악화→실물지표 둔화→성장률 하락'이라는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국내총생산(GDP)을 구성하는 가계소비와 기업투자, 무역수지 등 실물경기 지표 전반에 이상신호가 감지됐다.

2011년 이후 나타난 불황형 흑자는 우리 경제가 처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 5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5월 경상수지는 93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27개월째 흑자를 이어갔다. 올 1~5월 경상수지는 315억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수입이 줄면서 나타난 불황형 흑자 구조를 걱정한다.

제조업 활력도 떨어지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서비스업생산지수는 108.4로 전월(106.4)보다 늘었지만 광공업생산이 107.9로 전월(111.8)보다 2.7%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 낮아졌다.

소비심리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국내 은행의 총 가계예금은 지난 4월 말 현재 521조2000억원으로 1975년 관련통계 작성 이래로 최대 규모다. 1년 전보다 무려 41조원 넘게 증가한 규모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금리가 사실상 '제로(0)'인데도 예금이 늘어나는 기현상은 그만큼 돈 굴릴 곳이 없어 투자를 단념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자 한국개발연구원(KDI·3.9%→3.7%), 금융연구원(4.2%→4.1%), 한국경제연구원(3.5%→3.4%) 등도 잇따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정부 경제정책 수정 가능성

정부는 그동안 고환율 정책을 통해 수출 대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면 '낙수효과'로 민간 소비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정책을 펴왔다. 하지만 수출호조 속에서도 소비부진은 심화돼 낙수효과의 명분은 사실상 사라졌다. 오히려 대기업 중심의 부의 편중, 확대되는 소득격차를 바라만 봐야 했다.

시장에서는 따라서 이번에 박근혜 2기 경제팀 '최경환호'가 출범하면 정부 정책기조도 바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선 단기적으로 금융중개지원대출(옛 총액한도대출)이나 장기적으로 금리가 '실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융중개지원대출을 쓴다면 단기부양보다는 성장잠재력 확충이나 자금흐름 개선 등에 사용하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현재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이견을 좁혀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원은 "통화정책은 완화적 기조를 이어가고 신축성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2·4분기 경기위축 흐름이 예상보다 크고 회복세가 높지 않다면 금리 인하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환율정책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연구원은 '2014년 수정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원화가 절상 압력을 받고 있지만 앞으로 미국 중앙은행의 출구전략 시행으로 환율 흐름이 급반전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환율안정화에 나설 경우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총재도 "환율안정에 금리정책을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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