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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비 걱정없고 따뜻한 전원주택 `패시브 주택`

by SL. 2013. 2. 28.

관리비 걱정없고 따뜻한 전원주택 `패시브 주택`

 

남향·3중창·3중단열등 특수설계 유럽선 친환경 주택으로 확산 중
난방 안해도 실내온도 20도 유지…실제 115㎡ 관리비 10만원대 초반
경기도 이천에 패시브 단지 조성

 

"날이 추워 난방ㆍ온수를 너무 많이 쓴 것 아닌가 걱정했는데 전용 115㎡ 2층짜리 전원주택 관리비가 12만원 나왔네요."

경기도 이천의 한 전원주택에서 살고 있는 홍경하 씨(33ㆍ여).

홍씨는 대기업 해외 주재원 생활을 하던 남편과 함께 미국 중국 등을 6년간 돌아다니다 지난해 귀국해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원래 이천시 시내에 있는 아파트에 살고 있었지만 오랜 해외 생활 탓에 적응을 할 수 없었다. 남편과 둘째아들이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고 있던 데다 공동주택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층간소음 등의 문제도 불편함을 더했다.

남편과 상의한 끝에 홍씨는 교외 한적한 곳의 전원주택으로 이사하기로 했다. 그녀가 선택한 집은 단독주택의 최대 단점인 관리비 문제를 크게 줄인 ’패시브 하우스’. 패시브 하우스는 ’수동적인 집’이라는 뜻으로, 능동적으로 에너지를 끌어다 쓰는 ’액티브 하우스’에 대응하는 개념이다. 액티브 하우스는 태양열 흡수장치 등을 이용해 외부에서 에너지를 끌어다 쓰는 방식이고, 패시브 하우스는 집안의 열이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해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도 실내온도를 따뜻하게 유지하는 방식이다.

20일 방문한 홍씨의 집 실내 설정 온도는 20도, 실제 온도는 22도였다. 보일러를 돌리지 않아도 햇볕만으로 난방을 한다. 2층 아이들 방의 경우 창문을 닫으면 낮 실내 온도가 29도까지 저절로 오를 정도라는 게 홍씨의 설명이다. 그는 "계량기를 보면 온수ㆍ난방ㆍ취사 등을 모두 합쳐도 하루 들어가는 LPG가스는 4000원 정도"라며 "집 실제 면적이 115㎡로 꽤 넓고 4인 가구인 데도 한겨울 관리비가 10만원 초반"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에너지 절약주택으로 패시브 하우스가 주목받고 있다. 아직은 높은 공사비 부담과 설계상 복잡함 때문에 걸음마 단계지만 최근 관리비가 많이 나오는 단독ㆍ전원주택의 약점을 보완할 방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실제로 경기 이천 서이천IC 인근에 난방에너지 사용량을 아파트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인 패시브 하우스 단지 ’동연재’가 조성되고 있다.

고단열 벽체ㆍ자재ㆍ강제순환시스템을 적용해 냉난방을 하지 않아도 실내온도가 14~16도로 일정하게 유지된다.

경기도시공사와 드림사이트코리아가 함께 경기 가평군 가평읍 달전리 북한강변 일대에서 141가구 규모 전원주택단지를 패시브 하우스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 단지는 국내 최초로 단지 전체 가구를 한국패시브건축협회 공인 ’5ℓ 하우스’로 조성한다. 상온 20도를 유지하기 위해 ㎡당 사용되는 난방용 등유 연간 사용량을 기준으로 3ℓ 하우스, 5ℓ 하우스 등으로 구분한다. 극소수 아파트 단지 주민센터 또는 대기업 실험주택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돼 왔던 패시브 공법을 분양주택 전 가구에 적용한 최초 상용화 단지다. 3중 유리 시스템창호를 기본으로 적용하고 일반 목조주택 대비 벽체 두께를 약 2배 수준으로 강화해 열효율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이광훈 드림사이트코리아 대표는 "패시브 하우스는 일반 아파트에 비해 관리비를 절반 이상 절약할 수 있어 경제적인 전원주택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패시브 하우스는 냉난방을 위한 최대 전력 부하가 ㎡당 10W 이하인 에너지 절약형 건축물이다. 이를 석유로 환산하면 연간 냉방ㆍ난방 에너지 사용량이 ㎡당 3ℓ 이하가 된다. 일반적인 한국 주택의 평균 석유 사용량은 16ℓ인 점을 감안하면 약 80% 이상의 에너지를 절약하는 셈이다.

보통 남향 구조로 짓고 남쪽에 크고 작은 창을 많이 내는데, 실내 열을 보존하기 위해 3중 유리창을 설치한다. 단열재도 일반 주택에서 사용하는 두께의 3배인 30㎝ 이상이다. 유리 사이에는 공기 대신 아르곤(Ar), 크세논(Xe) 등을 주입해 결로 현상도 방지한다.

아울러 폐열회수형 환기장치를 이용해 신선한 바깥 공기를 내부 공기와 교차시켜 온도차를 최소화한 뒤 환기하는 방식으로 열손실을 막는다. 이 같은 설비로 난방시설을 사용하지 않고도 한겨울 실내온도를 약 20도로 유지하고, 한여름에 냉방시설을 사용하지 않고 약 26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건축비는 단열공사 비용이 더 들기 때문에 일반 주택에 비해 ㎡당 50만원가량 더 소요되는 단점이 있다.

한국패시브하우스협회 관계자는 "패시브 하우스 자체로도 큰 에너지 절감 효과가 있는 데다 태양광ㆍ지열 등을 이용한 신재생에너지까지 결합하면 미래 친환경 주거의 스탠더드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