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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야기/노후이야기

가난할수록 더 많이 아픈 노인들

by SL. 2013. 2. 28.

가난할수록 더 많이 아픈 노인들

 

2013.02.20

 

◆ 대한민국 노인 보고서 ◆
부산에 사는 정 모씨(74)는 몇 년 전부터 퇴행성 관절염으로 무릎이 아파 고생이지만 그냥 참고만 있다.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으면 좀 낫는다는 말은 들었지만 기초노령연금 말고는 마땅한 수입도 없어 병원비가 부담되기 때문이다.
한국의 노인들은 소득 격차도 문제지만 건강 측면에서도 격차가 크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0년 고령자 통계를 보면 노인들이 겪는 가장 어려운 문제에 대해 응답자의 41.4%가 경제적인 어려움이라고 답했다. 2위는 건강 문제로 40.3%였다. 그러나 노인 문제의 심각성은 경제적인 어려움과 건강 문제가 함께 온다는 것이다.
건강이 안 좋아 의료비도 더 많이 들지만 병원 갈 돈이 없어서 병을 더 키우고 있다는 얘기다.
이윤환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가 지난해 10월 보건복지포럼에서 발표한 '노인의 건강 및 의료이용실태와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들의 건강 상태와 소득은 반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가 2011년 노인실태조사 자료를 사용해 노인들의 보건의료실태를 분석한 결과 가구소득 하위 20%의 노인들 중 53.7%가 건강이 나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올라갈수록 이 비율은 줄어들어 소득 상위 20%의 노인 중 자신의 건강이 나쁘다고 응답한 비율은 33.4%에 불과했다.
고혈압, 당뇨병, 관절염 등 3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노인의 비율도 가구 소득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하위 20%의 노인들은 53.3%가 3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다고 했으나 상위 20%에서는 37.7%로 줄어들었다. 만성질환이 없는 비율은 상위 20%에서는 15.9%였으나 하위 20%에서는 8.2%에 불과했다.
저소득층 노인들의 건강상태가 나쁜 이유는 운동이나 영양관리 같은 건강을 위한 활동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노인들 중에서도 소득이 적어질수록 운동이나 충분한 영양관리 등을 실천하는 비율이 낮았고 건강검진을 받는 비율도 낮았다.
게다가 젊은 시절 근무했던 작업장의 환경 등도 건강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고령임금 근로자의 은퇴 결정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30인 미만의 영세사업자 근로자의 30%는 건강 악화 때문에 정년보다 이른 은퇴를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좋지 못한 작업 환경 때문에 건강이 나빠져 은퇴를 하고 조기은퇴로 경제상황이 나빠져 건강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다.
저소득층 노인들은 건강이 나쁨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인 여건 때문에 충분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의료비 지출도 낮았다.
소득 하위 20%의 월평균 보건의료비는 4만7000원으로 상위 20% 노인의 의료비 지출인 9만1000원의 절반에 불과했다.
이 교수는 보고서에서 "노인 중 고령층, 독거노인, 저학력층, 저소득층의 건강상태가 열악한 상태기 때문에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노인보건 의료서비스가 우선적으로 제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