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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야기/부자들이야기

“성북동, 집만 마음에 들면 부르는 게 값”

by SL. 2012. 10. 5.

강남·용산 굴욕 속 ‘성북동의 위엄’

 

“성북동, 집만 마음에 들면 부르는 게 값”
강남·용산 등은 거래 심리 ‘꽁꽁’ 9억원 가량 하락 

 

 

 

 

 

서울 ‘부촌’ 집값 엇갈린 희비

"서울 성북동은 집이 마음에 들면 별 다른 흥정 없이 부르는 대로 거래가 이뤄집니다. 최근 1~2년 시세 변동은 거의 없었죠. 일반 부동산 시장과는 '다른 시장'이라고 보면 됩니다." (성북구 성북동 A공인 관계자)

"한강 최고의 조망권인데도 불구하고 지난 4월 이후 거래가 끊겼어요. 불과 1~2년 전에 30억원 하던 집이 21억원으로 떨어져도 문의가 없네요"(용산구 동부이촌동 K공인 관계자)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서울 시내 부촌마다 온도 차는 다르다. 전통적 부촌인 성북동 일대는 경기침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굳건한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강남권과 용산권 부동산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성북동, 흥정 없이 부르는대로…

3일 성북동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주택시장 침체에도 성북동 주택시장은 철옹성 같이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현재 나와 있는 매물은 618㎡ 단독주택이 35억원, 661㎡ 단독주택은 40억원에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3.3㎡당 2000만~3000만원대의 가격을 굳건히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성북동 A공인 관계자는 "강남이나 용산 등 다른 부촌의 주택가격이 다 떨어지는데도 시세 변동이 거의 없는 곳이 성북동"이라며 "성북동은 집이 마음에 들면 별 다른 흥정 없이 부르는 대로 거래가 이뤄져 일반 시장과는 다르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풍수지리적 이점과 조망권, 전 주인이 누구였는 지에 따라 프리미엄이 붙으면 100억원을 상회하는 집도 있다"고 귀띔했다.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성북동 단독주택은 진입장벽이 높은 만큼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지는 않는다. 성북동 단독주택을 소유하고 관리할 정도의 능력이 되려면 최소 500억원대 자산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설명. 다만 거래가 많지 않아도 가격은 떨어지지 않는다.

G공인 관계자는 "성북동은 높은 곳에 위치할수록 조망이 좋아 가격도 높게 마련"이라며 "특정 집의 경우 가격에 상관없이 매물로 나올 때만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희소성이 부각되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면 올랐지 떨어지는 경우가 드문 곳이 성북동"이라고 말했다.

■강남, 용산 맥 못추네

반면 최근 떠오르는 부촌인 용산과 전통적인 부촌이었던 강남은 거래 심리가 꽁꽁 얼어붙어 가격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한강 조망과 잇단 개발 호재로 각광받으며 신흥 부촌으로 떠올랐던 용산도 최근 개발 중단 및 경기침체로 인해 직격탄을 맞았다. 동부이촌동 K공인 관계자는 "GS그룹 허창수 회장이 거주하고 한강 최고의 조망권으로 대기 수요자가 넘쳤던 GS 한강자이 아파트도 지난 4월 이후 매매가 끊겼다"면서 "현재 234㎡가 27억원에서 23억원으로 떨어지는 등 불과 1~2년 전까지 30억원 하던 아파트가 21억으로 떨어져도 문의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3년 전 입주를 마친 용산구의 주상복합 단지인 용산 시티파크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최근까지 24억원을 웃돌던 시티파크 234㎡의 호가는 현재 21억원으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실제 매매는 올해 한건도 없는 실정이다.

대표적인 부촌으로 자리매김한 강남 도곡동 일대도 마찬가지. 도곡동 E중개업소 관계자는 "주상복합 거품이 빠지면서 타워팰리스는 가장 잘나갔을 때에 비해 최고 40억원 이상 떨어졌다"면서 "금융위기 전 164㎡는 27억원에 거래됐지만 올해는 18억원대로 떨어져 9억원가량 하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동 10억원 '뚝'

인근의 삼성동 현대아이파크 역시 가격이 하락하기는 마찬가지다. 삼성동 L공인 관계자는 "삼성동 아이파크는 부동산 침체기 속에서도 보합세를 유지했지만 올해 들어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다"면서 "지난해 156㎡ 가 28억5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는데 올해는 10억원가량 하락한 17억6700만원에 거래가 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도곡동 H공인 관계자는 "현재 강남권 주상복합이 이처럼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그동안 강남권 부동산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올랐기 때문에 그 거품이 꺼지고 있는 것"이라면서 "지금이 바닥 같지만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가격이 반등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