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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는 더이상 축복이 아니다…"빨리 죽고싶다"는 노후빈곤의 시대

by SL. 2016. 10. 28.

2016.10.28 


장수는 더이상 축복이 아니다…"빨리 죽고싶다"는 노후빈곤의 시대

[따끈따끈 새책] 일본 '선데이마이니치'의 취재기록 '탈, 노후빈곤'

 

 

 

"노후가 이렇게 비참하고 괴로울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솔직히 더 이상 살고싶지 않아요. 하지만 앞으로 노후를 맞는 젊은이들은 더 혹독하고 힘들 겁니다. 그러니 힘든 것은 힘들다고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면서 사세요."

70대에 생활보호수급자가 된 한 일본 남성이 눈물을 글썽인다. 젊은 시절 저축한 돈과 연금을 바탕으로 한가로운 노후를 보낼 거라고 예상했던 노인들은 "설마 내가 이렇게 될 줄 몰랐다"며 "희망이 없다", "빨리 죽고 싶다"는 말을 내뱉는다.

'내 집 마련'의 꿈은 노후 파탄의 원인이 됐다. 여든이 넘어도 생계형 일자리를 찾아 헤매야 한다. 고독사가 늘어나 '뒤처리'를 대신해주는 사업이 생겨났고 스토킹, 절도 등 고령자 범죄도 늘고 있다. 2016년, 일본의 풍경이다.

한국이라고 다를까. 저성장, 고령화, 저출산. 1인 가구 증가까지 일본의 뒤를 쫓아온 한국에서도 이미 노후빈곤은 현실이 됐다. 어쩌면 더 심각한 상황인지도 모른다. 한국은 현재 OECD 국가 중 노후빈곤율 49.6%로 1위, 노후빈곤 증가 속도 1위, 노인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더 이상 장수는 축복이 아닌 셈이다.

신간 '탈, 노후빈곤'은 일본 신문 '선데이마이니치'가 '고령자의 빈곤과 고립'이라는 현실을 주제로 장기간 연재한 기획기사를 엮은 책이다. 다양한 제도를 마련해 초고령화 사회를 대비해 왔지만 여전히 암울한 일본의 현실을 들춘다. 한때 일본 경제 성장을 지탱해 온 노동자들이 어떻게 기초생활수급을 받는 노인으로 변모했는지 르포기사로 고발한다.

노인빈곤 앞에선 학벌도, 경력도 중요치 않다. 도쿄대를 나온 사람도, 프랑스어를 할 줄 아는 사람도, 일류 기업에서 근무했던 사람도 일거리가 없어 기초생활수급자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취재팀은 공적제도를 잘 이용할 것, 새로운 직업 분야를 미리 개척할 것, 고립을 피하고 곤란한 일은 주위에 상담할 것 등 노후 빈곤을 막기 위해 미리 준비해야 할 것들을 알려주지만 진짜 문제는 여전히 고도성장기에 머물러 있는 사회제도임을 꼬집는다. 100세 시대에 맞지 않게 된 낡은 연금제도, 1인 가구의 증가와 저성장 등 변한 사회상을 반영하지 못한 제도가 궁핍한 노후를 만드는 것이다.

'탈 빈곤', '탈 고립'은 결국 제도적 변화를 수반할 때 가능하고 변화는 현실을 정확하게 인지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또다시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그들의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우선 아닐까. '탈, 노후빈곤' 속 일본의 모습에선 한국의 풍경이 그대로 비친다. 어쩌면, 이미 늦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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