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05
1990년대 아들 못낳아서…2000년대 빚더미에 눌려…2010년대 장모 · 사위 갈등에
남녀가 헤어지는 데에는 성격 차이가 가장 큰 이유겠지만 그 이면에는 다양한 원인들이 있다.
5일 결혼정보회사 선우에 따르면 1990년대에는 ‘고부갈등’이 이혼의 가장 큰 이유였다. 외환위기(IMF) 직후인 2000년대 초반에는 경제적 이유 때문에 부부들이 법원을 찾았다. 2010년에 들어서는 ‘장사(장모ㆍ사위)갈등’ 등으로 이혼을 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1990년대에는 고부갈등이 가장 큰 결혼 파탄 이유였다. 전문직 남편과 결혼하게 된 A 씨는 시어머니 때문에 결국 파경을 맞았다. 부부싸움이라도 하면 시어머니는 남편 편만 들었다. 남편 역시 어머니만 찾았다. 심지어 남편은 어머니와 함께 잠을 자는 경우도 많았다. A 씨는 결국 결혼 3년 만에 목끝에서 내뱉고 싶었던 말, “우리 그만 살자”라고 말했다.
당시에는 또 아들을 못 낳기 때문에 이혼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지금이야 딸 둘은 ‘금메달’, 아들 둘은 ‘목메달’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지만 1990년대만 해도 남아선호사상이 팽배했다.
중견제조기업의 며느리로 들어간 B 씨는 시어머니에 의해 이혼을 당한 경우다. 딸을 낳은 며느리가 둘째부터는 출산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시어머니는 B 씨를 쫓아내고 새 며느리를 맞았다.
IMF 직후인 2000년 초반에는 경제적인 이유로 이혼하는 사례가 많았다. 결혼 4년차로 맞벌이를 하던 C 씨는 남편의 주식투자로 이혼을 한 경우다. 남편은 있는 돈, 없는 돈 끌어모아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주가가 폭락한 후 남편은 빚더미에 앉았다. C 씨 부부는 결국 합의이혼을 했다.
2010년대 이후부터는 이혼사유가 좀 더 다양해졌다. 남편의 게임중독 때문에 이혼소송을 하는 부부가 생겼다. 처가와의 관계 때문에 갈라서기도 했고 장모와의 갈등인 ‘장사갈등’으로 이혼을 하는 사례도 늘어났다.
아이를 낳으면 처갓집에 맡길 요량으로 처갓집 인근에서 신접살림을 차린 맞벌이 부부 D 씨. D 씨가 직장문제 등으로 퇴근이 늦어지면서 아내와 말다툼이 잦아졌고, 급기야 장모가 직접 나섰다. “왜 이렇게 늦게 다니냐” “딸에게 미안한 줄 알아라” 등 장모의 잔소리는 이어졌다. 아내와의 말다툼이 잦아지자 D 씨는 결국 이혼을 생각했다.
결혼컨설팅기업 듀오의 자문을 맡고 있는 이인철 변호사는 “예전에는 아내와 싸움이 날 경우 장모가 중재를 했다면, 지금은 장모가 먼저 나서서 헤어지라며 부추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황혼이혼도 증가했다. 지난 1969년부터 결혼생활을 시작한 E(71ㆍ여) 씨는 남편 F(80) 씨와 2003년부터 6년 동안 메모로만 대화를 하다 결국 이혼에 이른 사례다. 말을 하지 말고 메모로만 대화하자는 남편의 제안으로 시작된 메모 대화.
“앞으로 생태는 동태로 하고 삼치는 꽁치로 할 것” “지난번 메모 때 교회 나가지 말고 가사에 신경을 쓰라고 분명히 말했음. 앞으로도 계속 교회에 나갈 때는 현관문 잠그고 절대 열어 주지 않을 것임. 각오할 것” 등이 부부의 대화였다. 결국 대법원은 2010년 이 부부에게 이혼하고, 재산을 분할하라는 판결을 확정했다.
통계청이 최근 내놓은 ‘한국의 사회동향 2012’에 따르면 2011년 전체 이혼 가운데 20년 이상 된 부부가 이혼한 비중은 24.8%로, 1990년 5.2%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했다.
이 변호사는 “자식들의 손에 이끌려 법률사무실을 찾는 노인들이 많다”며 “참고 견디다 자식들이 다 큰 뒤 이혼을 결심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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