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iF you don't act, nothing changes.
^^공간이야기/부자들이야기

이삿짐 싸는 프랑스 부자

by SL. 2012. 8. 9.

이삿짐 싸는 프랑스 부자

 

'소득세율 최고 75%' 입법 반발 / 내달 의회 통과땐 본격 엑소더스

 

프랑스를 당장 떠날 준비를 해야 하나? 아니면 당분간 상황을 주시하면서 기다려야 하는가.”

 

프랑스 법률회사의 변호사들은 최근 고객들로부터 이 같은 내용의 전화 문의를 자주 받는다. 전화를 거는 고객들은 주로 프랑스 주요 회사의 임원 등 부유층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프랑스 정부의 부자증세 정책이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유층이 프랑스를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연 100만유로 이상을 버는 부자들에게 적용되는 소득세율을 7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해왔다. 이 법안이 오는 9월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돼 프랑스 부자들의 불안은 최고조에 다다른 상황이다.

 

국가별 소득세율



증세의 표면적 이유는 올해 4.5%로 예상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내년까지 유럽연합(EU) 권고 기준인 3% 이내로 낮추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총 330억유로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75%의 세율을 적용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프랑스 국민은 6500만명 중 3만명에 불과해 실제 세수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NYT는 “올랑드 대통령은 ‘부자들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공공연히 밝혀왔다”며 “부자증세는 프랑스 사회에서 평등에 대한 열망을 보여주는 상징적 가치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프랑스 재계는 이 같은 정책이 안 그래도 비즈니스 환경이 좋지 않다는 이미지가 있는 프랑스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프랑스의 현행 법인세율은 33%로 유로존 국가들 중 몰타(3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미 상당수 프랑스 회사들은 고액 연봉을 받는 임원들의 근무지를 해외로 옮기기 위한 비상 대응계획을 짜고 있다. 해외 다국적 기업들도 프랑스에 대한 투자계획을 미루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프랑스에서는 해마다 대기업 임원, 유명 연예인, 스포츠 스타 등 고액 자산가들이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영국, 벨기에, 스위스, 미국 등으로 도피 이민을 하고 있다. 빅토리아시크릿에서 활동했던 슈퍼모델 레티시아 카스타, 유명 가수인 조니 할리데이도 각각 영국, 스위스로 이주했다.

헤드헌터인 다이안 세골렌은 “프랑스 정치인들은 국가가 개인 소득의 3분의 2를 가져갈 때 그 개인이 프랑스를 떠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