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토지보상금 6조원 풀린다는데…稅테크 어떻게

보상금으로 부동산 사면 취득세 면제

 

연내 토지보상금 6조원 풀린다는데…稅테크 어떻게
현금 대신 대토받으면 양도세 유예

 

연내 총 3조원 규모 보상이 예정된 파주 운정3지구 일대 전경. ＜매경DB＞

 

경기도 파주 운정3지구에 땅을 보유한 배영군 씨(가명). 몇 년간 지지부진하던 토지보상이 조만간 재개될 것이란 소식에 추석 연휴 내내 가족들의 최대 관심사는 보상금이었다.

10여 년 전 물려받은 3필지로 배씨는 보상금 6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당시 취득가는 총 15억원이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이번엔 채권보상 없이 전액 현금으로만 보상을 검토 중이란 소식도 들린다. 현금보상을 받으면 양도세를 낼 때 양도세액의 20%가 감면된다. 채권보상 때는 25%다.

세금 면에서는 채권보상이 유리해 보이지만 향후 채권을 현금화할 때 할인율 등을 감안하면 당장 목돈을 손에 쥘 수 있는 현금보상이 낫다.

적게는 수억 원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까지 단번에 `인생역전`을 이룬 땅 주인들이지만 거액의 보상금에 따라붙는 세금만 집 한 채 값인 경우가 많아 `세(稅)테크`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연내 전국적으로 6조원에 달하는 토지보상이 예정돼 있다. 당장 3조원에 달하는 파주 운정3지구 토지보상이 본격화된다.

토지보상금을 받는 건 곧 땅이 수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양도세를 내야 한다. 여기서 양도가는 보상액이 된다.

보상 종류나 토지별로 양도세 감면액이 다른데 현금보상(20%), 채권보상(25%), 취득 후 20년 된 개발제한구역 토지(30%), 8년 이상 자경농지(100%) 등이다.

단 토지보상을 받을 수 있는 건 사업인정 고시일로부터 2년 이전에 취득한 부동산만 대상이 된다.

배씨는 보상금으로 집값이 크게 떨어진 강남에 집 한 채도 마련할 계획이다. 때마침 연말까지 취득세 감면 조치가 시행 중이라 보상금으로 주택을 구입하면 취득세가 아예 면제된다.

대체 부동산 구입 시 취득세를 면제받으려면 수용 부동산 소재지나 인접 지역에서만 가능하다. 파주 보상금으로 인접한 서울지역 아파트를 사도 취득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동안 투기지역으로 묶였던 강남3구만은 예외였지만 투기지역 해제와 함께 이제 대체 부동산으로 강남3구 아파트를 사도 취득세를 한 푼도 안 내게 됐다.

가령 보상금으로 반포 20억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한다고 하면 취득세로 7300만원(3.65%)을 내야 하지만 전액 면제된다.

단 보상받은 토지에 주소지를 두고 있는 현지인이어야 한다. 또 취득세를 면제받는 대체부동산으로 인정받으려면 마지막 보상금을 수령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취득해야 한다.

보상금으로 대체부동산을 구입하면 이처럼 취득세를 면제받는 `인센티브`가 있다.

60억 보상금 2년 나눠받으면 1억 절세

보상금을 대토로 보상받으면 취득세 면제와 함께 양도세를 당장 안 내는 `프리미엄`이 있다.

현금보상 대신 받은 대토를 나중에 매각할 때까지 양도세 납부가 유예되는 과세이연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배씨가 60억원 중 20억원을 대토로 보상받는다면 현금보상 40억원에 대해 20% 세액감면이 적용되고 20억원 대토보상분은 양도세가 과세이연된다.

당장 내야 될 양도세는 모두 7억6046만원이다. 반면 전액 현금으로만 보상받으면 총납부세액은 11억9936만원이다.

대토보상을 병행함으로써 일단 양도세 4억3890만원을 아낄 수 있는 것이다.

보상 종류에 따라 양도세 감면은 20~100%까지 가능하지만 감면액은 연간 총 1억원을 넘을 수 없다. 이 때문에 경우에 따라 `일괄보상`보다는 `분할보상`이 보상금 절세전략의 핵심이 될 수도 있다.

파주 운정3지구 보상이 당장 시작된다고 해도 통상 6개월 넘게 걸리는 보상작업 특성상 마무리는 올해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

배씨가 보상금 60억원 중 40억원은 연내에 받고 20억원은 내년에 받는다고 하면 양도세로 총 11억467만원을 내야 한다.

올해 40억원에 대한 양도세 7억6046만원, 내년에 20억원에 대한 양도세 3억4421만원이다.

하지만 배씨가 연내 모두 현금보상을 받는다고 하면 양도세로 총 11억9936만원을 내야 한다. 보상 시기를 달리하는 `시(時)테크`로 배씨가 아낀 세금은 9469만원이나 된다.

원종훈 국민은행 세무사는 "일괄보상을 받을 경우 양도세 감면액이 연간 한도 1억원을 넘을 수 없지만 두 해에 걸쳐 보상을 받으면 한도액 1억원을 추가로 받는 셈이어서 절세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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