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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 양극화 - 돈이 있어야 오래산다 - 노후자금

by SL. 2017. 7. 16.

'인간수명 120세' 도전과 '수명 양극화' 시대

 

25년 전 미국 워싱턴을 출발해 출장 길에 올랐던 저는 서울에 들러 집안 어른 회갑연 축사를 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비행기에 오르면 성경책을 보곤 했는데 축사 준비를 하던 중 회갑 모임 장소가 여의도 63빌딩이란 생각에 혹시 하는 마음으로 창세기 6장3절을 열어봤지요.

"...그들(인간)의 날은 일백 이십년이 되리라..."는 구절을 본 저는 이런 축사를 했습니다. "과거 회갑연은 장수를 축하하는 모임이었지만 지금은 겨우 전반전을 끝내고 후반전 시작을 기념하는 모임입니다."

우연히도 그날 저녁 숙소로 돌아와 켠 TV에서 한의약 강의가 한참이었는데 중국에서는 인간 수명 최고치를 상수(上壽)로 부른다며 100세 또는 120세를 뜻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얘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워싱턴에 돌아온 직후 국제회의 참석차 이탈리아에 갔다가 한 저명한 생물학자를 만납니다.

그에게 '120세 에피소드'를 전했더니 흥미로운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동물의 최고 수명을 쉽게 계산하는 방법의 하나로 '성장기×5'라는 공식이 있다며 사람의 경우 평균 성장기를 24세까지로 보면 24×5=120이란 말이었죠.

기네스북에 등재된 최고령자 기록도 120세에 근접하고 있어 결국 인류 최고 수명 120세의 가설은 여러 곳에서 확인되는 셈입니다. 오늘날 생명공학과 인공지능의 융합을 포함한 4차 산업혁명의 혁신적 발전으로 향후 120세까지 살 사람들이 늘어날게 분명해 보이고요.

지난 반세기 동안 평균 2년마다 1년씩 기대수명이 길어진 경험을 근거로 금세기 말쯤 인간의 평균수명이 120세에 달하리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최근에는 인간 최고 수명이 2050년께 150세를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도 눈길을 끕니다. 인생의 전반전, 후반전에 이어 연장전 시대가 열린다는 말이죠. 생체전자공학 발전과 함께 노화방지와 생명연장 기술이 조만간 본격화된다는 연구 보도가 쏟아지고 있고 일부 미래학자들의 파격적 예언에 대한 관심도 증폭되고 있습니다.

베스트셀러 '호모 사피엔스'에 이어 신작 '호모 데우스'의 저자인 이스라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에 따르면 금세기 말에는 거의 불멸에 가까운 초인간의 탄생까지 예고합니다.

여러 해 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최고경영자과정에서 만난 세계적 석학 제러미 리프킨 교수는 미래학에 관한 제 인식에 큰 변화를 준 인물입니다. 그의 명저서 '소유의 종말'에는 오늘날 세계 경제의 새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한 '공유경제시대'를 예견한 깊은 통찰력이 담겨 있습니다. 미래학자들의 예측을 다 믿을 건 아니지만 무시해서도 안 된다는 얘깁니다.

'수명의 평균'이 급속히 늘어나는 초(超)장수 추세로 '수명의 편차' 또한 확대될 가능성이 큽니다.

최첨단 과학과 의술의 접근성 격차에 따라 '수명 양극화'는 우려스러운 시나리오가 될지 모르지요. 물론 수명 격차가 빈부 차이와 같은 경제적 요인에만 달린 것은 아니지만,

수명 양극화는 소득 양극화보다 더 심각한 사회적 충격을 예고합니다.

이미 우리나라는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높은 '인구 보너스(Demographic Bonus)' 시대를 지나 노인인구 급증에 따른 인구구조 악화가 부담이 되는 '인구 오너스(Demographic onus)' 시대로 이전되고 있습니다.

초고령화와 수명 양극화 문제는 정치, 경제, 복지, 교육, 종교 등 사회 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선제적 대응이 중요한 과제입니다. 21세기 중반이 인류역사의 분수령이 될 것 같다는 예감은 저만 느끼는 건 아닌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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