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반전드라마, 이제 시작이다
인천 송도국제도시가 재조명되고 있다. 송도는 정부 차원에서 국제도시로 육성하겠다는 장밋빛 청사진을 밝히며 한때 부동산 투자 붐을 일으켰던 지역이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맥을 못추는 등 부동산 장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곳이다. 사실 송도는 자금난으로 개발사업이 지연되자 많은 사람들로부터 미래 가치를 의심받기도 했다.
고점에 부동산을 매입했던 이들에겐 그 시름도 유난히 쓰라렸다. 지난달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이 분양한 ‘송도캠퍼스타운’ 순위 내 청약 결과, 평균 0.49대1에 그치며 우려감을 키웠다. 하지만 요즘 상황은 180도 확 달라졌다. 최근 국제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을 유치한 뒤 미분양이 불티나게 팔리고 신규 분양도 대박행진이다.
▶GCF 효과 얼마나?=GCF는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키로 한 특화기금으로 190여개 회원국에 기금 규모만 8000억달러(904조원)를 넘는다. 그 규모만큼이나 파급효과도 기대된다. 사무국이 출범하면 당장 500명의 상주 인력이 필요한 데다 연간 GCF 관련 국제회의만 121차례에 달해 외국 관계자들의 왕래가 빈번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발전연구원은 사무국 주재원 500명을 기준으로 연간 1917억원의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점치고 있다.
GCF 유치를 계기로 한동안 미뤄진 개발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여 부동산시장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당장 인천시는 GCF 사무국 유치 결정 이후 정부에 광역급행철도(GTX)건설 사업에 대해 조기 착공을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과의 접근성을 높여야 GCF 사무국 직원 및 외국 관계자에 편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란 취지다.
이에 정부도 송도지역의 투자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했던 제2차 국가 철도망 구축계획 가운데 송도국제도시~청량리 구간에 대한 조기 건설을 검토키로 했다는 소식이다. 당초 2015년 착공 예정이었던 것을 내년 착공으로 바꿔 2018년 개통한다는 목표다. 48.7㎞에 이르는 이 노선을 이용할 경우 20분이면 여의도, 33분이면 청량리에 닿을 수 있다.
전시ㆍ컨벤션산업의 성장도 기대된다. 송도 컨벤시아는 주요 국제회의장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으로, 인천시는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송도 컨벤시아 2단계 사업추진을 준비 중이다. 대규모 국제회의를 치르기에 회의장이 비좁다는 지적에 따라 전시장과 회의장 면적을 2016년까지 확장하는 2단계 사업비(1843억원)의 절반을 정부에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GCF 유치효과 불구…단기투자는 신중해야”
유통시설 착공도 앞당겨질 전망이다. 현재 송도국제업무단지 내엔 롯데그룹과 이랜드그룹이 각각 복합 유통시설 조성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백화점, 대형마트, 멀티플랙스 영화관, 아이스링크, 오피스텔, 호텔 등으로 구성된 ‘롯데몰 송도’를 건설할 예정이다.
이랜드그룹도 롯데몰 송도 예정지 인근에 NC백화점, 복합쇼핑단지, 호텔, 오피스텔 등을 포함한 복합쇼핑타운을 건설할 예정이다. 또 올해 말이나 내년 초 개장을 목표로 유럽형 스트리트몰인 ‘커낼워크’ 내에 테마형 쇼핑가를 준비 중이다. 향후 복합 유통시설 개발이 속도를 내면 함께 들어설 호텔도 개장 시기가 당겨질 전망이다.
▶송도 부동산 인기 ‘재점화’=송도 부동산시장이 무엇보다 긍정적인 것은 기존에 초대형 개발 계획을 세우고도 불확실성에 투자 가뭄에 시달리던 게 GCF 유치로 해갈됐다는 점이다. GCF 유치 소식에 송도 일대 아파트 매매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앞서 사무국 유치 전까지만 해도 송도신도시엔 미분양 물량이 6개 단지에 2700여가구에 달할 정도였지만, 며칠 새 600가구에 육박하는 미분양 물량이 소진됐다. 현재 미분양 물량은 2100여가구로 이 같은 추세라면 한 달 새 모두 소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시세보다 싸게 나온 급매물이 자취를 감춘 것은 물론이고 시세 반등 동력도 생겼다. 센트럴파크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최초 분양가 4억3500만원에서 2000여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더샵퍼스트월드 123㎡는 시세보다 1억원, 센트럴푸르지오 84㎡는 5000만원 높게 시장에 나왔다. 불황의 터널을 헤매고 있는 다른 지역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 같은 호재에 발맞춰 랜드마크급 분양단지들도 잇따라 선보일 계획이다. 포스코건설은 11월 국제업무단지(IBD) F21ㆍ22ㆍ23-1블록 등 총 3개 블록에서 ‘송도 더샵 마스터뷰’를 분양한다. 전체 1861가구의 대단지로 전용면적 72~196㎡로 이뤄지며 실수요자에게 인기가 많은 전용 85㎡ 이하 중소형이 75%를 차지한다.
대우건설도 5공구 Rm1블록에 공구 내 처음으로 ‘송도 글로벌 캠퍼스 푸르지오’ 오피스텔을 공급할 계획이다. 전용 24~84㎡, 총 606실로 이뤄졌으며 이 가운데 전용면적 24~39㎡, 338실을 11월에 먼저 선보일 예정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결국 외국기업 유치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송도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며 “물리적 거리를 고려할 때 서울 인구의 유입은 어렵고, 외국인들의 업무지나 주거지로의 도약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송도가 프리미엄을 가진 도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국제 특화신도시’라는 정체성이 확고히 자리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GCF 유치가 송도를 확고한 국제 특화도시로 자리매김한다기에는 조심스럽다. GCF 자체가 새롭게 조성되는 기금인 데다 글로벌 경기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GCF 유치가 송도의 국제화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산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세계의 자본시장이 통합되어 가는 과정에 서해의 관문에 위치한 송도가 새로운 프런티어로 확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면서도 “단기적으로는 국제금융 위기의 영향 등으로 큰 변화가 없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의료, 교육 문제가 획기적으로 개선돼 외국인들이 실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채훈식 부동산1번지 실장도 “송도는 기존의 장밋빛 전망들이 실현이 안되면서 침체를 겪었던 곳”이라며 “GCF 유치가 기업 유치에 얼마만큼의 효과가 발생할지 정확히 추론된 게 아니기 때문에 언론에 언급되는 호재들을 꼼꼼히 점검하고 투기세력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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