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델하우스의 하나로 꼽히는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더 갤러리 카사델 아구아’(사진)가 결국 철거될 처지에 놓였다. 한국건축가협회와 문화계는 세계적 건축가의 유작이라며 철거 중단을 요청하고 있으나 비용 문제 등과 맞물려 해결책이 보이지 않고 있다.
30일 ‘더 갤러리 카사델 아구아’ 1층에서는 단전, 단수로 찜통인 상태에서 ‘레고레타 그의 공간을 품다’ 조각작품 전시회가 열렸다. 이 건축물이 철거된다는 소식을 들은 건축학도 등 방문객이 줄을 이었다
‘더 갤러리 카사델 아구아’는 멕시코 출신 세계적 건축가 리카르도 레고레타(1931~2011)가 설계했다. ‘물의 집’이란 뜻의 이 모델하우스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앵커호텔 콘도의 분양을 위해 2008년 8월 신고된 가건물이다. 레고레타가 지난해 12월 타계하면서 이 건축물은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됐다.
레고레타는 세계 지역주의 건축의 거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람이 편해야 좋은 건물이라는 지론을 고집하면서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 건축상 심사위원을 지냈으며, 전미건축가협회 금메달, 국제건축가연맹상을 받았다. 아시아에 있는 레고레타 작품은 일본의 개인주택과 더 갤러리뿐이다.
2층 1동 1279㎡ 규모의 이 모델하우스는 단순한 디자인과 중남미풍의 강렬한 색감, 햇빛에 따라 변하는 분위기 등 레고레타 특유의 스타일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층은 사무실 겸 갤러리, 2층은 모델하우스로 사용됐다.
이 모델하우스는 본 건물인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앵커호텔의 시행사인 (주)제이아이디가 자금난 등으로 앵커호텔 공사를 중단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주)부영주택이 앵커호텔과 콘도를 인수했으나 이 모델하우스는 가격 시비로 인수대상에서 제외했다. 부영은 모델하우스를 인수하더라도 호텔 객실의 조망 확보 차원에서 건물을 허물고 공원을 조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귀포시는 임시 시설물인 모델하우스가 존치기한을 넘긴 불법건축물인 데다 해안선으로부터 35m 거리에 자리잡아 중문관광단지 환경영향평가 규정에 위반된다며 철거를 결정했다. 서귀포시는 건물주인 제이아이디가 철거에 응하지 않자 지난 5월 강제철거 행정대집행 명령을 내렸다. 제이아이디는 제주지법에 행정대집행 취소소송을 제기했으나 기각됐다.
서귀포시 변상인 건축담당은 “모델하우스는 견본주택이며 갤러리로 변경해준 사실도 없다”며 “레고레타가 설계한 앵커호텔과 콘도가 완공되면 모델하우스는 철거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심영진 한국미술협회 이사는 “세계 건축사에 한 획을 긋는 건축물을 이윤논리나 법규 때문에 철거한다면 세계적으로 커다란 손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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