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당분간`이 아니라 `평생` 지속될 것
2013.05.03
재테크 고수 3인방 `2013 서울머니쇼`서 맞짱토론
한국증시 하반기에는 점차로 회복…2000년대 초반같은 `벤처붐` 없어
’주식시장이 저금리 시대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 ’창조경제 붐을 타고 벤처 투자 열기가 다시 한번 살아날 수 있을까.’ ’글로벌 증시 우등생에서 열등생으로 전락한 한국 증시는 반등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부동산시장 회복은 가능할까.’
저금리 시대가 길어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의 궁금증은 늘어만 간다. 예금보다는 높은 수익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주식시장에 관심이 많지만 섣불리 뛰어들기에 망설여지는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재테크 전략을 제대로 세우기 위해 글로벌 경제 동향과 국내외 투자 환경에도 촉각을 곤두세워 보지만 쏟아지는 정보를 어떻게 재테크에 활용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고민이 깊어지는 투자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있다. 저금리 시대를 헤쳐갈 혜안을 제시할 재테크 고수 3인방이 뭉쳤다. 심재오 KB국민은행 부행장, 조재민 KB자산운용 사장, 홍성국 KDB대우증권 부사장(가나다순)이 그 주인공으로 이들은 오는 9일 막이 오를 ’2013 서울머니쇼’에서 ’맞짱토론’을 벌인다. 토론에 앞서 미리 공부하고 싶은 투자자들을 위해 이들이 들려주는 ’맛보기 토론’을 살짝 엿봤다. 고수들은 ’저금리’는 피할 수 없는 대세라고 입을 모았다. 홍성국 부사장은 "저금리는 ’당분간’이 아니라 ’평생’ 지속된다는 관점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심재오 부행장은 "저금리가 지속되면 해외 고금리 채권과 고배당 주식에 대한 관심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신흥시장 현지 통화 채권이나 아시아 또는 미국 고배당 주식, 글로벌 리츠 등 고정 수익이 발생하는 자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수들은 신흥시장이 선진국 증시에 비해 상승 여력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신흥시장은 금융 시스템이 선진국에 비해 취약한 만큼 분산투자로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조재민 사장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증시는 작년 20~30%, 올해 15~20%가량 올랐다"며 "주가는 미래가치를 선반영하므로 지금 투자하는 것은 너무 늦다"고 말했다.
중국 증시 역시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홍성국 부사장은 "중국이 과거처럼 두 자릿수로 성장하는 것은 불가능한 데다 기업 투명성 문제도 심각하다"며 "성장률 저하를 예상해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최대 관심사인 한국 증시는 어떻게 될까. 한국 증시 상승의 최대 걸림돌로 전문가들은 뱅가드의 주식 매도 등 단기적인 수급과 엔저, 지정학적 위험을 꼽았다. 그러나 6월 말이면 뱅가드 매도가 종료되고 엔저 충격도 견딜 만한 수준이라서 증시는 점차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 심재오 부행장은 "엔저 충격은 견딜 만한 수준"이라며 "엔저로 부정적 영향을 받았던 ITㆍ자동차 업체 디스카운트가 점차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재민 사장은 "해외 자산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이 많지만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한국 주식시장이 대표적인 저평가 자산"이라고 말했다.
새 정부 핵심 정책인 ’창조경제’가 떠오르면서 ’제2의 벤처붐’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2000년대 초반 같은 버블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재민 사장은 "정책자금으로 벤처기업들을 지원할 수는 있겠지만 벤처기업이 성공하는 것은 쉽지도 않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며 "과거에는 저평가된 중소형주가 많았으나 지금은 저평가주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 역시 고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만큼 가치투자 원칙을 지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동산시장 역시 저성장과 인구 감소 등 악재가 도사리고 있어 큰 폭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심재오 부행장은 "부동산 투자는 투기적 접근보다는 월세가 나오는 부동산이나 저가ㆍ실수요 목적으로 대상을 한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홍성국 부사장은 "부동산시장이 급등하기는 어렵겠지만 4ㆍ1 부동산대책과 저금리 등을 감안할 때 중기적으로 완만히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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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머니쇼 참석 재테크 고수 3인방
아시아시장 너무 올라 지금 추격매수는 위험…中소비주에 투자를
종합 재테크 박람회 ’2013 서울머니쇼’는 캐서린 영 피델리티 투자부문 이사의 특별강연과 재테크 고수 3인방의 맞짱 토론으로 막을 연다.
주제는 ’세계 경제와 아시아시장 전망’.
맞짱토론에 나설 3인방은 KB국민은행에서 상품개발과 마케팅을 총괄하는 심재오 부행장, 국내 대표자산운용사인 KB자산운용의 조재민 사장, KDB대우증권에서 리서치센터와 은퇴설계연구를 담당하는 홍성국 부사장이다. 이들은 세계 경제 전망에서 시작해 중국, 일본, 아세안 등 아시아 경제가 우리의 재테크에 미치는 영향을 심도 있게 토론한다.
머니쇼를 앞두고 이들에게 요즘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선진국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 신흥 아시아 시장이 투자자들에게 해답이 되는 것인가.
▶홍 부사장=아세안은 3가지 장점이 있다. 고령화 현상이 없고, 국가 부채가 적고 가계 부채도 거의 없다. 즉 3무의 시장이다. 반면 인구와 자원은 많다. 하지만 투자를 한다면 현 시점에서는 신중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인프라스트럭처 부족, 주가 고평가 등으로 한 호흡 늦추는 것이 필요하다.
▶심 부행장=주요 선진국 대비 국가 재정 건전성이 양호한 아시아 시장의 전망이 좋은 것은 사실이나 현재 시점에서는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시장은 이미 주가가 많이 올랐다. 단기적 관점의 추격 매수는 조심해야 한다.
▶조 사장=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증시는 지난해 이후 30% 이상 올랐다. 주가는 미래가치를 선반영하므로 지금 투자하는 것은 너무 늦다.
-중국 시장 전망은 어떤가.
▶심 부행장=중국 경제가 투자에서 소비로 구조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금융, 에너지 비중이 큰 중국 자체 주식시장보다 중국의 소비 성장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에 투자하는 편이 낫다. 예를 들어 PAN아시아 컨슈머 펀드나 한국 주식 20개로 구성된 중국 소비 테마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있다.
▶홍 부사장=중국은 조만간 중국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중국 기업들의 투명성 문제도 심각하다. 중국의 성장률 저하를 예상해서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 중국이 경기부양책을 펼 가능성이 높아졌을 때 투자했다가 과열권에 진입하면 빠져나오는 트레이딩의 관점을 상당기간 유지해야 한다.
▶조 사장=주식시장이 장기적으로 상승하려면 주주 자본주의가 정착되어야 하는데 중국은 아직 주주 자본주의가 정착되지 않았다. 모멘텀 위주의 단기투자가 적합하다.
-아베노믹스가 장기 디플레이션에 빠진 일본을 살릴 수 있나고 보나.
▶홍 부사장=불가능하다. 고령화와 디플레이션이 중첩된 일본은 결국 실패할 것이다. 정책 효과로 올해에는 일본 증시가 강세를 보일 수 있으나 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다만 환율의 영향이 큰 일본 수출 기업은 투자할 만하다.
▶조 사장=20년 동안의 디플레를 극복해보려는 승부수이기는 하지만 효과와 지속성은 제한적이다. 근본 문제는 고령화와 폐쇄적인 경제ㆍ문화체질이므로 돈만 풀어서 해결하긴 어렵다. 이미 재정적자도 최악인 상황이어서 통화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심 부행장=2005년 엔ㆍ달러 환율이 100엔대 초반에서 120엔 수준까지 근접하면서 일본 주가가 50% 반등한 적이 있다. 이때는 미국 경제가 2~4%씩 성장하면서 일본 수출이 급증했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 경제가 2% 내외 성장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수출의 급격한 회복에는 한계가 있다.
-엔저 이후 상대적으로 가장 부진한 곳이 한국이다. 엔저 위협이 얼마나 심각한가.
▶홍 부사장=산업별로 차이가 있다. 자동차, 기계 등 한국과 경합도가 높은 쪽은 확실히 어렵다. 그러나 이미 경쟁력을 상실한 IT 산업은 크게 염려할 필요가 없다. 올해 들어 한국 증시와 일본 증시는 제로섬 게임적 성격이 있다. 아베노믹스가 실패할 경우 한국으로 재유입이 가능하다.
▶심 부행장=금융위기 이전 한국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는 시점에 원ㆍ엔 환율은 8배 수준(100엔당 800원)이었다. 현재는 100엔당 1130원으로 금융위기 이전에 비하면 오히려 원화가 상대적으로 절하된 상태다. 충분히 견딜 만한 수준이다.
▶조 사장=자동차와 기계업종은 부정적인 영향이 크지만 전체적으로 심각하지는 않다고 본다. 핵심부품을 엔화표시로 수입하는 기업들은 오히려 수혜다.
-최근 해외투자가 크게 늘고 있다. 해외투자에 대한 견해를 말해 달라.
▶심 부행장=한국은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해외 고금리 채권과 해외 고배당 주식에 대한 관심이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다. 중국 등 해외 주식형 펀드는 지속적으로 환매가 나올 것이나 신흥시장 현지통화 채권이나 아시아 또는 미국 고배당 주식, 글로벌 리츠와 같은 정기적인 인컴을 주는 자산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전망이다.
▶홍 부사장=한국의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환차손까지 감안하면 해외채권투자에 큰 이득은 없다. 주식투자는 애매하다. 짧게 보면 해외 쪽이 좋을 듯하나 장기적으로는 한국시장이 더 나아 보인다.
▶조 사장=해외채권형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원화채권 금리가 2~3%대로 정착되면서 해외의 고금리 국가나 고금리채권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다. 미국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는 시점이 온다면 전 세계 채권 랠리가 멈출텐데, 그 전까지는 채권 투자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다. 해외주식형은 증가 추세로 전환하기 어렵다.
-코스피시장에 비해 코스닥은 활발하다. 창조경제가 새정부 핵심 경제정책이 되면서 벤처와 기술기업에 대해 정책자금도 쏟아지고 있다. 2000년대 초반과 같은 벤처붐이 다시 일어날 수 있나.
▶홍 부사장=시장은 공급과잉 산업이 아닌 새로운 차원의 산업과 기업을 원한다. 창조경제도 같은 맥락이다. 세계 경제가 극적으로 상승하지 않는 한 중소형주와 새로운 시장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줄지 않을 것이다.
▶조 사장=정책자금으로 벤처기업들을 지원할 수는 있겠지만 그들이 실제 성공하기는 쉽지도 않고 오래 걸린다. 코스닥 일부 바이오주 등은 고평가되어 있다.
-주식시장이나 위험자산으로 돈은 흘러가지 않고 있다.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돈이 은행예금과 단기유동자금(CMA, MMF 등)에 머무는 이유는 무엇인가.
▶심 부행장=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지 않는 이유는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 대해 느끼는 위험(변동성) 대비 기대수익이 크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국 주식시장은 이미 충분히 하락한 상태다. 선제적으로 저가 매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안타깝지만 낙관론이 지배할 때나 돼야 주식펀드로 자금이 순유입될 것이다.
▶홍 부사장=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장 큰 이유다. 과거의 안전자산이었던 부동산시장 회복과 가계부채 문제 해결이 선결되어야 한다. 한국의 가계부채가 거의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조 사장=한국 경제나 기업들에 대한 긍정적인 확신이 적기 때문이라고 본다. 거시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심리가 투자에 영향을 많이 미친다.
■ 부동산시장은 길게 보고 투자를…안정적 수익ㆍ실수요 관점 접근
-저금리 시대 구체적인 투자 대안은.
▶홍 부사장=저금리는 ’당분간’이 아니라 ’평생’이라는 관점에서 대응해야 한다. 위험과 수익의 관계에 대한 명확한 철학이 있어야 하고 돈이 되는 대상에 대한 무한한 관심과 공부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럴 경우 투자 대상은 자연스럽게 눈에 보인다.
▶심 부행장=정기예금 금리보다 약간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 좋다. 선별적인 해외 채권펀드(가격 부담이 크지 않은 신흥시장 현지통화 채권이나 채권과 통화시장에서 수익을 추구하는 채권펀드)와 멀티 인컴 펀드가 저금리 시대의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 주가지수 연계 ELS나 비과세 브라질 국채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조 사장=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지금은 역시 한국 주식이 상대적으로 제일 낫다. 해외 고금리 채권도 아직 투자가치가 있다.
-새 부동산 대책이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는가. 부동산 불패 신화가 살아날 수 있나.
▶심 부행장=우리나라 부동산은 국내 주식시장과는 달리 외국인들이 사서 가격을 끌어올릴 수 없는 구조다. 부동산 시장, 특히 주택 시장의 가격 패턴은 등락이 심한 주식과는 아주 다른 모습을 보이는 특징이 있다. 주가는 급상승과 급락이 나타날 수 있지만 부동산은 대체로 한 번 가격이 상승하면 가격이 주식처럼 폭락하지 않고 거래량이 부진한 상황에서 가격이 소폭 조정을 보이며 횡보하는 특징이 있다. 최근 정부 정책이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는 기여할 것으로 판단되지만, 부동산 시장이 예전과 같은 대세 상승기에 접어들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장기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지 않고 횡보하거나 소폭 하락한다고 가정한다면 부동산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은 생각보다 클 수 있다. 따라서 부동산 투자를 투기 성향의 공격적 투자 수단으로 접근하는 것보다는 월세 등 안정적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거나 정부정책에 따른 수혜나 저가 매수의 실수요 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홍 부사장=부동산은 성장률과 연계되어 있다. 저성장이 구조화되고, 인구 감소로 인해 큰 그림에서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다만 중기적으로는 안정적일 것으로 예상한다.
▶조 사장=부동산은 전반적으로 아직 싸지 않다고 본다. 그래서 장기 횡보 또는 하락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부동산은 주식에 비해 취득세, 재산세, 양도세 등을 내야 해 세제 면에서 불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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