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13
정부가 서울 상일동과 경기 하남시를 연결하는 지하철 5호선 연장구간(하남선) 착공을 확정하면서 하남 부동산이 들썩이고 있다. 복합쇼핑몰 ‘유니온스퀘어’ 개발 등 대형 개발 호재도 이어지면서 하남 아파트, 토지, 상가에 투자자 수요가 몰리는 중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9월 29일 하남시 덕풍동 시각공원에서 하남선 기공식을 개최했다. 총 9909억원이 투입되는 하남선은 2018년과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5개 역이 단계적으로 개통될 예정이다. 서울 지하철 5호선 종점인 상일동에서 하남 미사, 덕풍동, 창우동까지 총 7.7㎞에 5개 역사가 건설된다. 예정된 구간이 모두 개통되면 경기 하남시 창우동에서 서울 종로3가까지 한 시간 넘는 거리를 40분대에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이 밖에도 하남 일대에는 대형 호재가 끊이질 않는다. 신세계 복합쇼핑몰 유니온스퀘어는 지난해 10월 착공에 들어갔다. 부지 11만7990㎡, 연면적 44만426㎡ 규모로 공사비 1조원이 투입되는 이 프로젝트는 2016년 완공이 목표다. 유니온스퀘어는 국내에 들어서는 첫 교외형 복합쇼핑몰로 쇼핑·외식·영화·문화공연·엔터테인먼트·레저 등을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점이 매력이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일반화된 형태로, 이 쇼핑몰이 완공되면 새 일자리 7000여개가 생기고 연간 예상 방문객은 1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 하남시는 그동안 부동산 시장에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 전체 지역의 약 90%를 차지하는, 수도권에서 드물게 공기가 맑은 청정지역으로만 꼽혔을 정도다. 그러다 보니 주거·상업시설보다는 산이나 녹지가 많고, 개발이 제한된 곳은 농가와 전답이 주류를 이룬다. 한강 조망에 자연환경을 직접 누릴 수 있을 만큼 부동산 잠재력이 충분한 지역이지만 각종 규제 탓에 그동안 저평가돼 왔다. 미리미리 개발됐다면 올림픽대교 끝단에 위치해 강남 도로 접근성이 좋은 만큼 강동구와 더불어 ‘준 강동권’ 위상을 누렸을지도 모른다.
그러던 하남이 부동산 유망 투자처로 부상하게 된 건 택지지구가 개발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대형 쇼핑몰·지하철 5호선 연장 호재
미사·감일·감북지구 매수 시점 고려
유동인구 증가로 상권 활성화도 기대
기존 도심은 하남 덕풍동 일대로 1980년대부터 주거지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당시 근처에 논밭을 갖고 있던 지주들은 토지 보상금을 받아 하루아침에 거부가 됐고 대토(代土) 수요도 늘면서 개발제한구역 내 땅값도 치솟았다. 이후 미사강변지구 남쪽 풍산지구가 개발되면서 종전 신장택지지구의 수요가 상당수 이동했다.
하남 부동산이 본격적으로 살아날 조짐을 보인 시기는 미사동 일대가 보금자리지구로 지정되면서부터다.
정부는 그린벨트로 묶여 개발이 제한됐던 미사동 일대를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로 지정하고 주변 시세보다 낮은 3.3㎡당 800만원대 분양가에 공급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당시 인근 풍산지구 아파트 가격은 3.3㎡당 1300만원대로 차이가 컸다. 이를 필두로 서울 송파구 일대와 경계를 맞대고 있는 감일·감북보금자리지구 개발계획도 발표됐다.
미사강변지구에 민간 아파트가 공급되면서 하남 집값 상승 기대감은 더욱 높아졌다. 공공주택(보금자리지구)이 3.3㎡ 당 900만원 내외에 분양된 데 반해 민간 기업이 분양한 아파트는 3.3㎡당 1300만원 선에서 공급됐기 때문이다. 비슷한 입지의 900만원짜리 아파트가 갑자기 1300만원에 공급되니 미분양이 속출할 것이란 우려가 많았다. 실제 초기 분양된 민간분양 아파트는 대거 미분양이 됐다.
하지만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가 미사강변지구로 이름을 바꾸면서 서서히 분위기가 달라졌다.
처음에는 보금자리주택 가격을 중심으로 민간분양 아파트 가격이 하향 평준화되는 성향이 나타나더니 올해 들어서는 오히려 민간분양 아파트 가격을 따라 보금자리주택 가격이 올라가는 추세를 보였다. 원래 보금자리주택을 분양받으면 4년간 전매가 제한되고 2년 이상 의무적으로 거주해야 했지만 이를 피해 나가는 편법 거래가 성행하면서 음성적인 프리미엄(웃돈)이 수천만원, 로열층의 경우 억대에 형성됐다.
정부가 9·1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후 하남 아파트 시장은 더욱 들썩인다. 정부가 공공분양 아파트 전매제한을 현재 4년에서 3년으로 줄이기로 한 만큼 편법 없이 거래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물론 하남시 주택 시장 전체가 호황이라고 보긴 어렵다. 최근 아파트 분양이 쏟아지다 보니 공급과잉 우려도 커졌다. 인구 15만명에 불과한 소규모 도시에 최근 4년 새 공급된 아파트만 2만가구를 넘는다. 미사강변지구, 위례신도시 하남 지역에 입주하는 가구 수도 올해 3229가구, 2015년 9575가구, 2016년 1만2737가구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일시적인 공급과잉에 따른 주택 가격 조정이 예상되는 이유다.
또한 하남 내에서도 지구별 차별화가 나타날 전망이다. 감일·감북지구는 정부가 아닌 하남시가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개발 사업이라 기간이 한없이 길어질 수도 있다. 정부 주도로 추진한 하남 미사강변지구는 아파트 분양이 순조롭지만 감일·감북지구는 보상 문제가 해결 안 돼 사업 추진이 더딘 모습이다.
물론 하남 감일·감북지구 입지가 나쁜 건 아니다. 일각에서는 감일지구가 송파 생활권으로 입지 면에서 미사지구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위례신도시, 강남 세곡·내곡지구 등과 더불어 강남권 대체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개발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동산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고 감일·감북지구 개발 속도가 빨라지면 투자 가치는 충분할 전망이다.
아파트뿐 아니라 토지, 상가 시장도 눈여겨볼 만하다.
미사강변지구는 아파트 위주로 개발하는 사업이었지만 정작 주택보다는 토지, 상가 가격에 주는 영향이 컸다. 특히 미사강변지구 개발로 하남 지역 땅값 상승률은 매년 전국에서 1~2등을 달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하남시 땅값 상승률은 지난 2003년 8.8%를 기록한 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2008년을 제외하고 꾸준히 올랐다. 올 들어서도 하남시 땅값은 매월 0.2~0.4%선에서 안정적인 상승 곡선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하남 부동산을 투자 관점에서 본다면 토지 시장이 가장 유망하다. 1980년대 이후 개발 제한된 지역이 주거지로 개발되고 대형 복합쇼핑몰이 들어서면서 대토 수요가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토지에 투자할 때 유의할 점도 적지 않다. 일단 하남 지역에 ‘쓸 만한’ 땅은 이미 10년 전 외부 투자자들이 대거 매입했다. 서울 접근성이 좋은 서하남 일대 땅들은 대부분 창고나 유통센터, 농가용 주택 등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땅 주인은 따로 있고 소유자 대부분은 외지인이다. 꼬박꼬박 월 임대료를 받고 있어 땅 파는 데 급할 이유가 없는 사람들이다.
상가 같은 수익형 부동산 투자는 어떨까.
미사강변지구 아파트, 유니온스퀘어 같은 대형 복합시설 개발은 수익형 부동산 관점에서 본다면 대형 호재다. 유동인구 증가에 따른 상권 활성화로 상가·주거 임대수익을 동시에 거둘 수 있는 점포 겸용 주택이 주목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남의 점포 겸용 주택용지를 눈여겨본다면 검단산 아래 단독주택 개발 예정지, 풍산지구 단독주택지, 미사강변지구 단독주택 지역 일대 매물이 꽤 많다.
하남시 단독주택 거래량은 최근 들어 늘어나는 분위기다. 2010~2013년 사이 연평균 113~114건 정도 거래됐으나 올 들어서는 8월 말 기준으로 131건이 거래돼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 다세대주택 거래량도 2010년 23건, 2011년 39건, 2012년 49건, 지난해 40건이었지만 올 8월까지 72건이 거래됐다. 단독주택뿐 아니라 원룸, 주거용 오피스텔 등 임대주택들도 거래 수요가 활발해진 덕분이다. 하남 부동산 투자를 염두에 둔다면 굳이 아파트만 고집할 게 아니라 점포 겸용 주택용지를 구입해 집을 지은 다음 매달 임대수익을 올리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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