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택풍수와 양택풍수
풍수는 신라 시대 이후 우리 민족의 삶에 깊은 영향을 끼쳐왔다. 풍수는 유교의 효 사상과 결부돼 조상을 위한 편안한 묘지를 선정하거나 방향을 선택하는 방법으로 활용됐다. 주택 내에 기(氣)가 원활히 흐르도록 대문과 안방, 그리고 부엌을 조화롭게 배치하는 방법 등에도 이용됐다. 실용적으로는 마을과 도읍이 들어설 부지를 선정하는 기준으로도 활용됐다. 우리 조상들은 현대의 과학만큼이나 풍수를 신뢰했다. 풍수는 일종의 자연 생태학 내지 삶의 철학이었다.
무릇 자연은 어머니와 같은 생명체이다. 따라서 장소에 따라 생기의 강약 정도가 다르다. 한눈에 바라보이는 국(局) 내에서 생기가 가장 장(長)한 곳이 혈이다. 풍수의 목적은 묘와 집을 통해 그곳의 생기를 받아 번영을 꾀하려는 것이다.
묘를 쓰면 고인의 유골과 생기가 서로 감응한 결과 후손에게 영향을 미쳐 복을 전하는데 이를 ‘음택 풍수’라 한다. 집을 지으면 생기가 집안에 머물며 사는 사람에게 복을 전하는 것은 ‘양택 풍수’라 한다.
묘든 집이든 생기가 약한 곳에 터를 잡으면 후손과 사는 사람들이 복 대신 재앙을 입어 흉하다. 우리나라는 유교의 효 사상과 결부돼 음택 풍수가 오랫동안 성행해 왔다.
‘효’란 부모가 살아계실 때는 좋은 집, 맛있는 음식, 따뜻한 의복을 갖춰 정성껏 봉양하는 것이다. 돌아가신 뒤에는 길지에 묘를 써 영혼을 편안케 한 뒤 제사를 통해 오랫동안 추모한다. 그런데 과거에는 생전의 지극한 효는 경제적 부담이 너무 커 고관대작만이 행할 수 있었다. 가난한 백성들의 경우 좋은 집은 고사하고 하루 세 끼 밥조차 올리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산속에 묘를 쓰는 것은 큰돈이 들지 않으니 생전에 행한 불효까지 용서받겠다는 심정으로 정성을 다해 길지를 구한 것이다.
국가나 민족 간 문화적 차이로 인해 음택과 양택 풍수의 비중을 달리 뒀을 뿐이지 음택이 양택보다 특별히 풍수적 효험이 더 커서 생긴 풍습은 아니다. 사과나무에 사과가 튼실하게 열리도록 하려면 비료를 잘 줘야 한다. 음택은 묘 안에 뼈가 존속하는 한 고인의 후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마치 나무 뿌리와 줄기에 양분을 주듯이 범위는 넓으면서 오래도록 지속되지만 힘은 약하다. 그에 반해 양택은 그 집에 사는 사람에게 국한돼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범위가 좁고 사는 동안에만 발복이 일어난다고 본다.
자식을 많이 낳지 않고 도시로 뿔뿔이 흩어져 사는 현대인들은 후손이 부귀를 누리도록 스스로 밀알이 되기보다 우선 나부터 잘 먹고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그래서 양택 풍수를 더 따지는 경향이 있다.
풍수는 중국에서 한국과 일본으� 전래됐지만 화장 문화가 대세인 중국과 일본에선 음택 풍수가 없었거나 배척당했다. 서구에선 대만과 홍콩의 풍수사들이 활약하면서 그들의 주도 아래 양택 풍수만이 각광받고 있다. 그에 비해 한국은 산천의 길흉을 판단하는 음택 풍수가 본래대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산줄기에 명당은 하나 뿐이다
풍수의 목적은 산줄기나 지맥 따위의 정기가 모인 자리인 혈(穴)을 정하고 그곳에 응축된 생기에 감응해 복을 구하는 것이다. 혈을 정한다는 뜻은 음택의 경우 생기가 모인 땅에 장사를 지내고 양택이라면 사람이 살기에 적합한 터를 정해 집을 짓는 일이다.
풍수 격언 중 ‘용은 삼 년에 걸쳐서 찾고 혈은 십 년이 걸려 찾는다(三年尋龍十年點穴)’는 말이 있다. 생기가 흘러가는 지맥(산줄기)은 찾기 쉬우나 생기가 뭉친 혈은 정작 정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1만권의 풍수 책을 읽고도 혈을 찾거나 정하지 못한다면 ‘십 년 공부 도로 아미타불’이 분명하다.
혈 정하기는 볼록렌즈로 빛을 모으는 것과 비슷하다. 태양 광선을 이용해 열을 얻으려면 렌즈를 태양과 직각으로 세우고 렌즈의 크기와 두께를 고려해 적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초점이 맞춰진다. 초점 중 가장 협소한 범위의 초점이 맞춰질 때 비로소 열이 나고 불이 피어오른다.
마찬가지로 1000리를 뻗어 온 지맥에도 곳곳에 혈이 맺히지 않고 겨우 시신 한 구가 묻힐 정도의 작은 공간에만 생기가 뭉친다. 지맥에는 하나의 혈만이 맺힌다는 ‘일산일혈(一山一穴)’의 원칙이 생겨났다. 렌즈가 아무리 커도 하나의 초점이 맺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혈을 정하는 어려움은 곧잘 명의가 침을 놓는 것에 비유된다. 명의는 먼저 환자의 오장육부에 일어난 병의 원인을 파악한 후 그 병을 치유할 수 있는 정확한 혈을 잡고 침을 꽂는다. 만약 잘못된 경혈에 침을 꽂으면 기가 오히려 막히거나 병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풍수도 혈을 정확하게 정해야지 제대로 정하지 못하면 생기를 올바로 받지 못한다. 그래서 풍수에선 혈을 정하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고 혈이 정확한가 또는 틀렸느냐에 따라 발복은 천양지차다. 그러니 30㎝ 차이로 천당과 지옥이 엇갈린다 해도 과장이 아니다.
얼마 전 A씨를 만났다. 지방에 있는 모친의 산소를 자식들이 모여 사는 서울 근교로 이장하고 싶다고 했다. 부친의 산소는 어찌할 것이냐고 되물었다.
그는 “사람의 정으로 보면 마땅히 두 분을 합장하거나 쌍분(雙墳)으로 모셔야 했는데 선친이 반대했어요. 유골이 생기를 받으려면 혈에 묻혀야 하는데 하나의 산줄기에는 하나의 혈밖에 없으니 할 수 없다는 거예요. 저승에서 부부가 화락하기보다는 비록 떨어져 있지만 후손이 잘된다면 그것이 조상된 도리라고 말했어요. 그래서 두 분의 묘를 서로 40리 떨어진 곳에 썼고, 이장도 모친만 계획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명당에 한 분만을 장사지내기로 유명한 집안이 울산의 명문가 K씨다. 이 가문은 풍수를 금과옥조처럼 여겨 호남의 제일가는 명당만을 용케 찾아내 묘를 썼다고 한다. 더군다나 정확한 재혈이 아니면 혈처를 비껴난다고 봐 멀고 가까운 곳을 따지지 않고 부부라도 한 분만을 명당에 모시는 단장(單葬)을 선택했다.
그 결과 어떤 조상은 부부의 묘가 가깝게는 수십 리, 멀게는 수백 리까지 떨어져 있다. 이쯤 되면 일산일혈의 원칙을 얼마나 신봉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命 알고 주어진 일 최선, 결과는 하늘에 맡기자"
계사년, 요동치는 혁신의 해 예술‧종교‧방송 주목
부동산‧주식시장 하반기에 활성화, 제조업은 부진
재벌해체 주장보다 재벌 불법행위 감독이 바람직
한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과 함께 계사년(癸巳年)이 밝았다. 양력으로 1월 1일이면 한 해가 바뀌는 것으로 호들갑을 떨지만 진짜는 입춘이 되는 날로부터 해가 바뀐다. 새해에는 늘 궁금한 게 있다. 바로 올해 나의 운명과 내가 살고 있는 국가의 운명이 그것이다. 시간과 인생의 이치를 깨우쳐주는 사주명리와 자연의 흐름을 읽어 운명을 예측하는 풍수지리 등을 가르치고 있는 원광디지털대 동양학과 박정윤 학과장을 만나 술수학에 대해 들어보았다. 술수학은 동양 고전 이론과 서구 심리학을 결합한 학문으로, 최근 드라마와 영화의 중요한 소재로 부각되고 있기도 하다
원광디지털대 동양학과를 먼저 소개해주시죠?
“술수학을 학문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4년제 학부 과정을 개설하고 있어요. 동양학과에서는 동아시아 기층문화에 잠재된 명리, 풍수, 기공양생 등 술수학을 전문적으로 교육하지요. 이미 오래전부터 동아시아인들에게 큰 주목을 받아온 술수학은 최근 동양의 역사와 사상 및 문화에 대한 서구사회의 높은 관심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동양학과에서는 명리학의 고전적 이론 정립과 함께 서구 심리학과 우리 전통과의 접목을 통해 현대 상담심리학적 모델을 개발·발전시키고자 합니다. 또 풍수연구를 통해 현대의 환경과 생태계 파괴 등의 무분별한 난개발을 억제하고 환경친화적인 건축과 도시설계에 도움을 주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어요.”
-SBS 인기 드라마 <대풍수>의 사주·명리를 자문하셨는데….
“<대풍수>에서 제가 자문한 것은 사주명리 부분입니다. 등장인물 중에 역사적으로 생일이 기록되어 있는 이인임, 이방원 등의 사주팔자를 풀이하고, 신돈이나 반야와 같이 생일 기록 없는 인물들이나 정근, 지성과 같은 가공의 인물들은 대본의 흐름에 맞게 사주팔자를 재구성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골육상쟁을 벌인 태종 이방원의 사주는 기록으로 남아 있는데, 제가 그 사주 풀이를 하면 이를 드라마 작가들이 적절하게 대본에 활용합니다. 그 외에 대본상에 사주명리와 관련된 내용에 오류가 없는지를 검수하는 일을 주로 맡았습니다.”
-사주명리란 무엇입니까?
“사주명리는 개인이 타고난 생년월일시라는 사주를 통해 각자 주어진 운명의 이치를 알아보는 학문입니다. ‘사주를 본다는 말’은 ‘사주팔자에 나타나 있는 정해진 운명의 코드를 보는 것’입니다. 사주명리에도 학문의 세계와 실용의 세계가 있는데, 한마디로 말씀드린다면 이론이 난립하는 춘추전국시대라고 할 수 있어요. 그 이유는 지금까지 동양학이나 동양철학, 역사를 전공한 학자들이 미신이라 여겨 외면해왔기 때문입니다. 우리말에 ‘병신육갑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이 말은 신체불구자가 육갑(사주)을 본다는 말입니다. 조선시대에는 국가고시에 합격한 서운관 소속 관리들(오늘날 천문학자)이 사주명리를 담당했지만 근대에 접어들면서 주로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이 생계수단으로 사용되면서 이런 말이 생긴 거예요. 그러나 술수학의 역사는 3500년이 훨씬 넘어요. 동양학 문헌을 살펴보아도 술수학에 대한 방대한 기록들이 남아있는데, 이는 단순히 미신으로 치부하기보다는 일종의 문화현상이라고 이해해야 합니다.”
박 학과장에 따르면 현재에도 사주명리에 정통한 전설적인 인물이 있다고 한다. 신출귀몰한 인물들에 대한 행적들이 기록으로 남아 있기도 하고 세간에 풍문으로 떠돌고 있기도 하다. 근래에는 일명 ‘박도사’로 유명한 제산 박재현 선생을 비롯해, 도계 박재완 선생과 설봉 김영기 선생, 김봉수 선생, 지창룡 선생도 그런 사람 중 하나다. 최근에는 청담동에 있는 청원 선생이 국내 굴지의 기업들을 자문해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면 풍수지리란 무엇입니까?
“풍수에는 크게 음택풍수와 양택풍수로 구분할 수 있어요. 우리나라는 조상묘의 길지를 택하는 음택풍수가 활성화 되어 있는 반면에 서구에서는 주택이나 기업의 사옥을 짓는데 활용하는 양택풍수가 발달돼 있어요. 홍콩, 대만, 미국이 그렇지요 그러나 한국은 음택풍수가 아직까지 지배적이에요. 그러나 원광디지털대학은 세계화에 발맞춰 음택풍수보다는 양택풍수를 지향하고 있어요.”
음택풍수를 지향해온 우리나라는 풍수에 명암(明暗)이 존재한다. 어두운 면을 이야기하면 풍수지관들이 미리 땅을 사놓고 돈 많은 고객을 끌어들여 명당이라며 다시 비싸게 파는, 사실상 부동산 투기를 해온 것이다. 학문적으로는 무지했지만 신통력이 있었던 손 모씨도 이 방법으로 엄청난 돈을 벌었음에도 말년에는 다 까먹었다고 한다. 부정한 방법으로 재물을 얻었으니 하늘이 뺏어간다는 소중한 교훈이다.
-한중일 삼국은 사주명리와 풍수 등의 술수학에 관심이 많습니다. 학계는 어떻습니까?
“한중일 삼국 학자들이 2년 전부터 정기적으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어요. 올 9월에는 원광디지털대학에서 3차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재미있는 건 일본학자들이 그동안 유학을 전공했던 전문가들이라는 점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보기에 유학은 연구할만한 것은 이미 거의 했다고 보고 명리와 풍수와 같은 술수학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이번 국제학술대회에 일본에서는 교토대와 도쿄대 교수들이 참가하고, 한국에서는 서울대 규장각 연구원들이 참가하고, 내년에는 주역을 연구하고 있는 독일 학자들이 참여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비록 소수이긴 하지만 저명한 학자들이 모여 연구하고 토론을 한다면 새로운 동양학 연구에 신기원을 열어갈 것으로 기대합니다.”
-올해 계사년 대한민국의 국운은 어떨까요?
“제산 박재현 선생의 ‘물상명리학’으로 우리나라 국운을 풀이해보면 계사년은 한마디로 요동치는 혁신의 해로 풀이할 수 있어요. 우리나라의 아이덴티티는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의 오행 가운데 목(木)에 해당합니다. 올해가 계사(癸巳)년인데, 계수(癸水)는 수(水)에 해당합니다. 오행상 수(水)는 해외 유통 물류 등 흘러가는 것이고, 화(火)는 방송 예술 종교 정신 등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계수(癸水)는 무토(戊土)를 끌어오고, 사화(巳火)는 유금(酉金)을 끌어오게 되지요. 또한 사화(巳火)는 역마(驛馬)에 해당합니다. 이를 풀이하면 올해는 음기가 양기로 드러나는 시기입니다. 즉 여성이 남성의 역할을 대신하는 시대이며, 드러나지 않았던 인물이 드러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음에 관계되는 여성, 종교, 지하경제 등이 드러나 활성화되는 시기입니다. 정치적으로는 보이지 않았던 세력들이 세상에 노출되는 시기이므로 그동안 음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세력들이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아마도 재야의 단체들이나 이익단체들이 자기 주장을 펴는 시끄러운 한 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세계적으로는 각 나라가 자국의 이익을 내세우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자국의 이익을 위해 어제의 적도 우방이 되고, 어제의 우방도 적이 되는 해입니다. 그러므로 미국, 일본, 중국 등 우방 관계를 유지했던 나라들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적이 되어 국제적 분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계수(癸水)가 무토(戊土)를 끌어오므로 작년의 영토분쟁이 더욱 격화될 수 있습니다. 즉, 한일 독도분쟁, 중일 센카쿠 분쟁, 중동 등의 각국의 영유권 다툼이 가속화될 것입니다. 특히 중국과의 서해안 분쟁으로 인한 외교적 마찰, 북한과의 북방한계선(NLL) 분쟁 등이 발생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북한과는 화력에 따른 국지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말로 인해 분쟁이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므로 격렬한 상호비방은 삼가야 합니다.
올해는 수(水)의 해이긴 하나 무계합(戊癸合)으로 화(火)로 변하여 수가 고갈되는 해입니다. 따라서 가뭄으로 인한 천재지변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농작물의 흉작으로 농작물 가격이 폭등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산업이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회사는 원자재 확보에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세계적인 가뭄으로 북한 또한 식량난이 가속화 될 것입니다. 이로 인해 내부 분열이 일어나 김정은 체제가 뿌리를 내리기도 전에 요동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를 무마하기 위한 수단으로 무력도발, 국지전 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이를 예의주시해야 합니다.
올해는 하반기에 침체되었던 부동산이 크게 활성화 되고, 음악, 음식, 방송 등이 그 어느 때보다 활기를 띨 것입니다. 그러나 중국과의 관계를 보면 무토(중국 상징)와 계수가 합해지므로 관계가 긴밀해지기도 하지만 토(土)와 수(水)가 만나 흙탕물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중국과 관련해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일본보다는 중국에서 음악, 방송, 문화가 활발해지면서 중국 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질 것입니다. 그럼에도 변동이 심하게 일어나는 해이기 때문에 흙탕물이 되면 중국과 구설이나 논쟁, 그리고 국제적인 분쟁이 복잡하게 일어나는 시기라고 예측할 수 있어요.
산업별로 보면 부동산과 주식시장이 하반기에 활성화되고, 제조업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투자할 곳이 없어 움직이지 않던 현금이 하반기에 부동산과 주식시장에 몰려 일시적으로 활성화 될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에는 IT, 금속산업 관련주가 부상하고, 건설 관련주는 정체할 것이며, 중국에 기반을 둔 산업주는 고전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핵실험을 앞둔 북한의 미래가 궁금합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게 되면 국제적으로 더욱 곤란해질 것으로 봅니다. 전세계적으로 흉작이 가속화 되면 김정은 체제가 뿌리부터 흔들릴 수 있습니다. 남북한 모두 격변의 시기이므로 한반도가 크게 요동을 치게 됩니다. 따라서 북한의 탈출구(활로)는 대결보다는 협력에서 찾아야 합니다. 국내 문제에 집착해 안주하지 말고 세계로 시야를 넓히라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국내 경제를 이끌고 있는 휴대폰과 자동차와 조선의 경기는 어떻게 될까요?
“휴대폰은 금화(金火)로 봅니다. 계사년의 사(巳)가 유금(酉金)을 끌어 오니까,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동차는 국내 수요가 약화될 것입니다. 확대할 경우 고전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지난해는 임진년의 수(水)가 큰물이었던데 반해 올해는 계사년의 수(水)가 작은물이므로 내수에 장애가 발생할 것으로 봅니다. 그럼에도 내수 전략을 택하기보다는 어려워도 해외전략을 펼치는 게 낫습니다. 다만 해외라 하더라도 중국보다는 우리나라와 시차가 많이 나는 나라가 좋습니다.
그동안 한국경제를 이끈 조선은 지난해가 정점을 찍었다고 보면 됩니다. 임진년에는 큰물이 들어와서 조선이 나름대로 호황을 누렸지만 계사년은 작은물이 들어오는 해이므로 큰배보다는 작은배에 승부를 걸어야 하지요. 예를 들어 컨테이너선 건조가 실속이 있을 겁니다. 가급적 이 경우에도 시차가 많이 나는 나라를 상대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올해 사건사고가 많을 것으로 예측하셨는데, 어떤 사건사고인지요?
“올해는 대형사고가 많이 일어나 손보사의 지출이 많을 것입니다. 특히 사건사고로 인해 자동차가 많이 바뀌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 까닭에 신차 시장보다는 중고차 시장이 활성화 될 가능성이 큽니다.”
-촉망받는 신학도에서 동양학을 전공하고 술수학을 하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중학생이었을 무렵 미국의 부흥강사 빌리 그래이엄 목사가 내방하여 여의도에서 200만명이 운집한 청중 앞에서 설교를 한 적이 있어요. 그때 제가 그 자리에 있었는데, 그 설교를 듣고 감명을 받아 ‘나도 세계적인 목사가 되어 세상을 변화시키자’는 모토를 세웠어요. 200만명을 움직이는 사람이면 세상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세계적으로 설교를 잘하는 유명한 목사가 되자는 생각에서 고민도 하지 않고 신학대를 갔지요. 그런데 세상을 살다보니까 종교에도 비리가 있고 문제가 많은 거예요. 세상을 변화시켜야 할 주체가 종교인데, 종교가 엄청나게 타락한 것을 보고 제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았지요. 전두환 정권 시절 종교와 정치가 동시에 타락함으로써 종교에 무력감을 느꼈어요. ‘종교만으로는 안 되는구나’ 하는 생각에 20대 때 방황을 하다가 우연히 사주팔자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사주를 공부하면서 인간에게는 운명이 있다는 걸 알게 됐지요. 개개인의 운명이 다르기 때문에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건 착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하면 개개인이 역사를 만들어가기 때문이지요. 공부를 하다보니까 세상은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동양학의 핵심은 유교, 불교, 도교인데, 이들의 주장들이 다양하고 난해해도 결국은 모두 정해진 운명(命)을 어떻게 벗어나 참된 인간의 삶을 사는가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술수학으로 넘어왔더니 안분지족(安分知足) 추길피흉(趨吉避凶)이라고 해요. 즉 분수를 편안히 여기고 만족할 줄 알면 길(吉)을 추구하고 흉(凶)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죠. 따라서 저는 주어진 명(命)을 알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되 그 결과는 하늘에 맡기자는 결론을 내리게 됐어요. 제게는 동양학이 구도의 길이었어요.”
-명(命)에 따르면 사람마다 다 그릇의 크기가 다르다는 얘기인가요?
“그렇지요. 사람마다 다 그릇이 있어요. 학문을 잘 하는 사람이 있고, 돈을 잘 버는 사람이 있고, 사람과 융화를 잘 하는 사람이 있고 사람마다 다 그릇이 다르지요. 돈을 잘 버는 사람은 돈을 벌게 해줘야 해요. 그들은 밤잠 안 자고 돈을 버는데, 아무나 그렇게 할 수는 없지요. 우리 사회는 재벌은 무조건 나쁘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이건 잘못됐어요. 재벌을 나쁘게 평가할 게 아니라 재벌이 혹시 저지를지 모르는 불법을 감독만 하면 됩니다. 더 이상 재벌해체라는 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재벌도 안 해본 사람이 재벌해체를 말하는 건 바람직하지도 않고, 그런 말을 할 자격도 없어요. 재벌해체 여부는 그 회사의 운명에 맡기고 우리는 재벌이 불법행위를 하는지를 감시할 뿐이지요. 자신의 타고난 그릇대로 살아가는 게 운명입니다. 이걸 가르쳐주고 싶은 게 제 마지막 사명이기도 하고요.”
박정윤 원광디지털대 동양학과 학과장은 2013년 새해에는 “말과 행동을 겸허히 하는 자세를 가질 것”을 주문했다. 올해는 유난히도 구설수가 많고 사건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날 해이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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