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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야기/세상살이이야기

도청의 현실 - 안전지대 없다

by SL. 2013. 11. 2.

2013.11.02

 

도청 이젠 안전지대 없다

전화 엿듣고 이메일서 정보 줄줄…혹시 누가 나를?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자석 스타일이라 탁자 아랫부분이나 다리에 붙이면 아무도 모릅니다. 초소형이라 정치인들도 많이 찾는 제품이죠."

지난달 31일 세운상가를 찾은 매일경제 기자가 `도청(불법 감청)`이라는 한마디를 건네자 판매업자는 손가락 두 마디 길이의 두께 1㎜인 물건을 슬쩍 보여줬다. 누가 보면 얇은 금속 스티커라고 생각할 만한 크기인 이 제품은 놀랍게도 일본에서 수입된 초소형 도청 녹음기였다.

같은 날 용산전자상가에서는 약 20m 떨어진 장소에서도 감청을 할 수 있는 원격 장비를 판매하고 있었다. 호핑(Hoppingㆍ뜀뛰기) 도청기라 불리는 이 제품은 도청할 수 있는 거리 제한이 있지만 여러 주파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도청기 발각이 어려워 판매량이 많다고 판매업자는 귀띔했다.

전자상가 상인들은 구체적인 액수를 제시하고 현금을 내면 최신 수입 도청기도 판매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카탈로그에는 콘센트, 우산, 볼펜, 담뱃갑 등 여러 모양의 도청기가 등장했다. 도청기기가 언제든 실생활에 사용되는 모든 물건으로 둔갑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도청 도구로 만드는 애플리케이션(앱)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 앱은 통화내용 도청뿐만 아니라 문자메시지, 위치정보, 주변 녹음까지 가능하다. 개인정보가 줄줄 새는 것이니 말 그대로 `도청`의 진화라 불릴 만하다.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직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뜨거운 감자가 된 도청은 이제 단순히 먼 나라의 일로 치부할 수 없게 됐다.

국가 간의 도청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미국이 해명한 뒤에도 세계 언론들은 미국이 성역인 바티칸 교황청과 국제기구 유엔, 글로벌 포털사이트인 구글ㆍ야후 등까지 도청했다고 일제히 보도하고 있다. 도청 파문이 종교계와 산업계까지 퍼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구글 이메일 서비스인 G메일은 국내에서도 이용률이 높은 서비스다. 국내 이용자들이 주고받은 메일도 본인이 모르게 누군가 어디에서 엿볼 수 있었다는 뜻이 된다.


이 때문에 도청이 우리 주위 일상에서 멀지 않지만, 불감증은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도청의 가능성과 피해는 개인이나 기업에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다.

정석화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수사실장은 "도청은 엄연히 불법이지만 심부름센터나 전문업자들에 의해 이뤄지는 사례가 종종 적발된다"며 "개인은 사생활 침해 및 가정 파탄 등의 피해를 입게 되고, 기업은 제품 개발이나 기업 운영 기밀 유출에 직결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