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좌절 125개월…발사9분만에 환희로
◆ 대한민국 우주로 ◆
30일 오후 4시, 한겨울인데도 영상 10도의 포근한 날씨를 보인 그 시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간간이 불어오는 찬바람을 가르며 길이 33m, 무게 140t의 육중한 로켓이 천천히 하늘로 솟구치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우주개발 역사에서 큰 걸음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Ⅰ)`가 성공적으로 발사됨에 따라 우주개발에 전기를 맞이하게 됐다.
전남 고흥군 봉래면 예내리 나로우주센터에서 나로호가 하얀 연기를 뿜으며 우주로 향했다. 나로호가 발사되자 발사지휘센터(MDC)에서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던 연구자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이날 나로호는 목표했던 시간과 고도에서 예정된 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되며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발사 11시간 뒤인 31일 오전 3시쯤, 대전에 위치한 KAIST 인공위성센터와 나로과학위성의 교신이 성공하면 나로 발사는 완벽하게 성공하게 된다.
이 경우 그간 두 번의 발사 실패와 10차례의 발사 연기로 쌓인 국민의 피로감을 말끔히 씻어내고 우주개발국가 대열에 들었다는 자긍심을 심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 발사 1시간 26분 뒤 신호 수신
"5, 4, 3, 2, 1, 발사!"
나로우주센터로부터 직선으로 15㎞ 떨어진 `고흥우주발사전망대`에 모인 수백 명의 시민은 이날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자 기뻐하며 발사를 축하했다. 나로호는 발사 뒤 10초 동안 하얀 연기와 불꽃을 지상 쪽으로 쏟아내며 하늘로 솟구쳤다.
나로호는 발사된 지 54초 만에 고도 7.4㎞ 부근에서 음속을 돌파했다. 이후 2차 발사 때 폭발이 일어났던 137초를 지나 163초께 대기권을 돌파했다. 발사 215초 뒤에는 상단에서 위성을 감싸고 있던 페어링이 분리됐다. 232초 뒤에는 1단 로켓이 분리돼 발사장에서 2700㎞ 떨어진 필리핀 동쪽 해상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륙 후 9분 만에 나로호는 고도 297㎞ 지점에 나로과학위성을 내려 놓았다. 위성이 지구를 자전할 수 있는 속도인 초속 8.03㎞를 유지한 상태였다. 나로호의 성공이 확실시 되자 MDC에 있던 연구원들은 함성을 지르며 성공을 축하했다.
이인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소장은 "발사 후 1시간 26분 뒤에 노르웨이 스발바르에 있는 기지국에서 나로과학위성이 보낸 신호를 확인했다"며 "31일 오전 3시 30분께 국내 지상국과의 교신이 이뤄지면 최종 성공이 확인된다. 성공의 9분 능선을 넘었다"고 기뻐했다.
◆ 발사체 운용·2단 로켓 기술 확보
우리나라는 나로호의 발사 성공으로 2단 로켓 기술의 유도제어 기술, 발사체 경량화, 지상 발사대 시스템, 발사체 발사 운용 시스템 등의 기술을 상당 수준 확보하게 됐다. 우주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장영근 항공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나로호는 한계가 있었지만 기술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도 많았다"며 "정부와 관련 기관은 우주개발에 대한 예산 지원을 꾸준히 이어가 앞으로 우리나라가 우주 강국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나로호의 성공으로 독자적인 발사체 개발을 위한 우리나라의 도전이 가속될 전망이다. 정부는 나로호 3차 발사를 앞두고 실패와 성공에 상관없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우주 발사체를 이용해 1.5t급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려 놓는 `한국형 발사체(KSLV-Ⅱ) 개발사업`을 추진한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교과부는 올해 KSLV-Ⅱ 예산을 지난해 440억원에서 두 배 가까이 늘린 800억원으로 책정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대선 전 TV토론에 나와 "2025년으로 계획돼 있는 달탐사선을 2020년으로 앞당기겠다"고 약속한 만큼 달탐사선을 달에 올려 놓을 KSLV-Ⅱ의 완료 시점도 기존의 2021년에도 3년 정도 앞당긴 2018년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광래 항우연 나로호발사추진단장은 "정부에서 상당한 수준의 지원체계를 구축한다면 일정을 당기는 것은 우리 입장에서는 못할 것이 없다고 본다"며 자신있게 말했다.
2013.01.31
2018년 당당히 우주개발 중진국 대열에
마티즈급 나로호 넘어 쏘나타급 독자발사체로
발사체 엔진기술 226개중 200여개 확보
달탐사선도 5년 앞당겨 2020년께 발사
◆ 우주시대 연 한국 ◆
`이젠 나로호를 넘어 자체 기술로 만드는 한국형 발사체로 간다.`
지난달 30일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 발사체인 `나로호(KSLV-Ⅰ)`가 성공적으로 발사됨에 따라 독자적인 기술로 발사체를 개발하는 `한국형 발사체((KSLV-Ⅱ)`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우리 정부는 나로호 3차 발사를 앞두고 실패와 성공에 상관없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우주 발사체를 이용해 1.5t급 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에 올려놓는 KSLV-Ⅱ 개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의지를 밝혀 왔다. 러시아가 제작한 1단 로켓에 국내에서 개발한 2단 로켓을 결합한 나로호는 한국형 발사체를 개발하기 위한 중간 과정인 셈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미 올해 KSLV-Ⅱ 예산을 지난해 440억원에서 두 배 가까이 늘린 800억원으로 책정했다.
KSLV-Ⅱ는 우리나라가 자체 개발한 3단 액체 로켓으로 중량 200t, 총길이 47.5m, 최대 직경 3.3m로 무게 1.5t의 위성을 탑재할 수 있다. 1단은 75t급 액체엔진 4기가 `묶음 방식(클러스터링ㆍClustering)`으로, 2단은 액체엔진 1기로 구성된다. 상단에 있는 3단 로켓은 7t급 액체엔진이다. 길이는 각각 26.12m, 10.64m, 10.74m다. 지난달 30일 발사한 나로호보다 14.5m가량 크고 무게가 60t 더 나간다. 우주로 실어 나를 탑재체의 무게도 나로호에 비해 15배나 무겁다.
나로호는 100㎏급의 위성을 우주에 올려놓을 수 있어 우주 환경 분석 등 과학적인 실험 정도만 할 수 있지만 1.5t급의 위성은 지구의 해양ㆍ대기 관측까지 가능한 실용위성이다.
박태학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단장은 "나로호를 마티즈에 비유한다면 KSLV-Ⅱ는 쏘나타라고 할 수 있다"며 "소형과 중형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나로호의 1단 로켓은 러시아에서 들여왔으나 KSLV-Ⅱ는 국내 기술로 개발하기 때문에 기술력에서도 많은 차이가 난다.
KSLV-Ⅱ급의 발사체는 지금도 미국이나 일본, 러시아 등 우주 선진국들이 실용위성을 띄우기 위해 개발하고 있는 다목적 발사체라고 할 수 있다. 우주왕복선을 우주로 보내는 역할을 하는 대형 발사체는 아니지만 활용도가 높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발사체이기도 하다. 박 단장은 "KSLV-Ⅱ는 다른 나라의 중형 발사체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내년까지 진행하는 KSLV-Ⅱ 사업의 1단계 과정에서는 7t급 액체엔진 개발과 시험설비를 구축한다. 2018년까지 진행하는 2단계는 발사체의 상세 설계와 75t급 액체엔진 발사체의 개발을 완료하고 시험 발사한다. 3단계로는 75t급 엔진 4개를 하나로 묶어 우주로 쏘아올릴 예정이다. KSLV-Ⅱ 사업은 2010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했으며 투입되는 예산은 약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정부가 당초 잡아 놓은 KSLV-Ⅱ 발사 시점은 2021년이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발사시기를 앞당기겠다는 생각을 밝힘에 따라 2~3년 이른 2018~2019년 발사를 목표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박 당선인은 지난해 대선 전 TV토론에 나와 "2025년으로 계획돼 있는 달탐사선 발사를 2020년으로 앞당기겠다"고 약속했다. 따라서 달탐사선을 달에 올려놓을 KSLV-Ⅱ의 완료 시점도 기존에 잡아 놓은 2021년보다 최대 3년가량 앞당기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항우연은 KSLV-Ⅱ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나로호에서 활약한 민간사업자의 참여도 독려할 계획이다. 나로호 발사에는 150여 민간사업자가 참여해 좋은 성과를 내놨다. 이미 항우연은 2010년 KSLV-Ⅱ 사업단이 발족한 이후 산업체와 수차례 세미나, 간담회, 설명회 등을 통해 두 업체로부터 1400억원 규모의 계약도 성사시켰다.
관련 기술도 상당히 확보했다는 것이 항우연 판단이다. 이미 지난해 75t급 프로토타입 액체 엔진 1기의 조립을 마쳤으며 발사체 엔진 국산화에 필요한 핵심 기술 226가지 중 20여 가지를 제외한 대부분의 기술도 확보했다.
우주개발 연구실력 축구로 치면 中에 3대0 패
2전3기 끝에 나로호 발사에 성공했지만 우리가 우주개발을 위해 갈 길은 멀다. 나로호만 해도 1단 로켓을 자체 기술로 만들 능력이 없어 러시아산을 들여와 발사했다.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의 우주기술 수준은 미국, 중국, 일본 등 우주 선진국에 비해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준이 떨어진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분석에 따르면 우리의 발사체 기술은 미국 대비 69% 수준이다. 일본, 중국, 유럽 등은 미국 대비 각각 91.7%, 90.3%, 96.4%로 90%를 상회하는 기술 수준을 보유하고 있다. 발사체 기술이 부족하다 보니 인공위성 운용 수도 훨씬 못 미칠 수밖에 없다. 2011년 8월 기준 미국이 427대, 러시아가 102대, 중국 85대, 일본이 36대를 운용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4대를 운용한다. 나로호 성공과 최근 1년 반 동안 쏘아올린 위성 2개를 포함하더라도 미국에 70분의 1도 못 미치는 숫자다.
우주 기술에 대한 연구 실적도 빈약하다. 미국은 우주 발사체 분야가 전체 논문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약 2%에 머무르고 있다. 처음 나로호 발사를 시도했던 2009년에는 22건의 논문이 발표됐지만 지난해에는 단 1개의 관련 논문이 나왔을 뿐이다.
2011년 우주개발 관련 예산 또한 미국 424억달러, 일본 35억달러인 반면 우리는 2억800만달러로 턱없이 적다. 나로호 발사 성공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국, 중국, 일본 등 우주 선진국과 비교하면 갈 길이 한참 먼 셈이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축구 경기로 비교하자면 우리의 우주기술 수준은 미국에 5대0, 중국에 3대0, 일본에 2대0으로 지는 실력"이라며 "나로호 성공과 실패 여부를 떠나 지속적인 정부ㆍ민간의 지원과 연구개발이 이뤄져야 우주 강국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주 기술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뒤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우리나라는 1989년부터 우주기술 개발을 시작한 데 비해 우주 개발 선진국들은 2차 세계대전 직후부터 이미 우주 개발 전선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향후 과제…2018년 우주개발 기술독립?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025년으로 예정돼 있는 달탐사선 발사를 2020년으로 앞당기겠다고 밝힘에 따라 2021년으로 예정돼 있는 `한국형발사체(KSLV-Ⅱ)` 사업도 2~3년 정도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달탐사선은 발사체인 KSLV-Ⅱ에 실어 우주로 보내야 한다.
하지만 예산과 연구인력 등이 부족한 현실을 고려할 때 무리한 공약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아직 KSLV-Ⅱ의 1단 로켓조차 개발되지 않았는데 남은 5년 안에 1~3단 개발과 조립은 물론 발사에도 성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태학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단장은 지난달 31일 "KSLV-Ⅱ 사업 예산이 적재적소에 투입되지 못하고 부족한 측면이 있어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KSLV-Ⅱ에 들어가는 예산은 약 1조5000억원에 달한다. 1년에 약 100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데도 지난해 440억원, 올해는 800억원의 예산이 책정되는 데 그쳤다. 교육과학기술부 고위 관계자는 "지금까지 KSLV-Ⅱ에 들어간 예산은 솔직히 부족한 면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연구인력 부족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현재 항우연에서 발사체 개발을 하고 있는 연구원은 200여 명에 불과하다.
이 인원은 나로호 발사에도 그대로 참여했다. 박 단장은 "외국의 경우 보통 인력 단위가 우리나라보다 `0`이 하나 더 붙는다"며 "개발 일정도 당겨야 하고 할 일이 많은데 이 인력으로 소화해 내기는 힘들다"고 실토했다.
한편 KSLV-Ⅱ 사업을 시작할 때 연구인력을 현재의 200명에서 20~30명을 더 늘리는 방안을 도입했다.
'^^공간이야기 > 생각해보면' 카테고리의 다른 글
美 NIC vs 퓰리처상 수상자 2030년을 바라보는 두시선 (0) | 2013.02.05 |
---|---|
제주도 “6성급 호텔수준 오피스텔” (0) | 2013.02.05 |
시골에서 돈 안 쓰고 사는 방법 - 삶의 속도를 늦추니 행복해졌다 (0) | 2012.11.25 |
영화지만 모처럼 가슴 시원하려나?? (???) (0) | 2012.11.23 |
작은 습관 하나 (0) | 2012.1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