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없고 대사도 적지만…영화‘26년’ 그리고 전두환
‘복수의 총구’ 겨냥 논란 예고
상업·오락성 갖춰 큰 반향일듯
“ ‘그 사람’ 역의 장광입니다. (제가 맡은 역이) ‘실존인물’이기 때문에 흡사하게 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습니다. 자료화면을 보면서 연구했습니다.”
극 중에서도, 기자회견에서도 ‘그 사람’의 이름은 끝내 불리지 않았다. 하지만 누가 봐도 ‘그 사람<사진>’이었다. 영화 ‘26년’이 전두환 전 대통령을 1980년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벌어진 양민 학살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그를 정면으로 겨냥한 ‘복수의 총구’를 드러내 논란이 예상된다.
대선을 앞둔 가운데 전 전 대통령의 집권기인 제5공화국을 배경으로 정권이 자행한 끔찍한 폭력과 고문을 그린 ‘남영동 1985’에 이어 아예 당시 최고 통수권자를 대상으로 한 복수극을 다룬 액션스릴러영화 ‘26년’이 모습을 드러냈다. 개봉(오는 29일)을 앞두고 22일 서울의 한 극장에서 처음 공개된 작품은 예상보다 정치적이었고, 상업성과 오락성에서도 만만치 않은 성취를 보여줬다.
‘정치의 계절’을 맞은 극장가에 대중적 반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영화의 마지막, 극 중 광주민주화운동 때 계엄군에 의해 희생된 양민의 유족이자 국가대표 사격 선수인 신미진(한혜진 분)은 전(前) 대통령을 향해 최후의 방아쇠를 당긴다.
극 중에서 대한민국의 11대 및 12대 대통령으로 등장하는 ‘그 사람’은 퇴임 후 쿠데타 및 정치비자금 등의 죄목으로 사형을 구형받으며 추징금 2205억원을 선고받지만 전 재산을 ‘29만원’이라고 밝혔으며 특별사면으로 풀려난다. 뿐만 아니라 ‘그 사람’ 역의 장광은 대머리에 금테 안경을 쓴 외모와 경상도 억양이 강한 말투 등 실존인물과 매우 흡사한 연기를 보여준다. “요즘 젊은 친구들이 나한테 감정이 안 좋은가 봐. 나한테 당해보지도 않고…”라는 전 전 대통령의 실제 발언도 장광의 대사로 인용된다. 이는 2008년 4월 18대 총선 때 투표 장면을 취재하던 기자들에게 전 전 대통령이 뱉은 말이다.
이 영화는 5ㆍ18 당시 계엄군의 진압과 총격으로 가족을 잃고 후일 국가대표 사격 선수 및 조직폭력배(진구 분), 기업 회장 비서(배수빈 분), 경찰(임슬옹 분)이 된 이들과 광주시민을 죽이고 평생 고통 속에 살아왔던 계엄군 출신의 기업체 회장(이경영 분) 등이 ‘학살의 죄를 저지르고도 권력의 비호 아래 호의호식하는’ 전 대통령을 단죄하고자 나선다는 내용을 담은 작품이다. 액션과 스릴에 충실한 상업영화로서의 면모와 현대사의 비극과 슬픔을 아우른 이야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인터넷에 연재돼 큰 호응을 받았던 강풀의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조근현 감독은 “잘못 저지른 사람들이 사과를 스스로 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단죄는 이뤄져야 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생각한다”며 “대선을 앞두고 사회에 좋은 의미를 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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