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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족 느는 美… 초미니 아파트 인기

by SL. 2012. 10. 3.

나홀로족 느는 美… 초미니 아파트 인기

원룸형 아파트 건축 붐… 가구당 최소 면적까지 완화 "삶의질 악화시킨다" 비판도

 

 

탁구대 5~7개를 붙여놓은 크기의 좁은 공간에 화장실·주방·거실이 모두 들어가는 초소형 아파트<사진> 건축 붐이 미국의 주요 대도시를 휩쓸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른 현상이지만, 인구 밀집과 주거 공간 축소에 따른 삶의 질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샌프란시스코 시의회는 27일 아파트 건축 시 가구당 최소 면적 기준을 27㎡(8평)에서 20㎡(6평)로 완화하는 관련 법 개정안을 오는 11월 투표에 부치기로 했다. 20㎡짜리 아파트는 옷장·주방·화장실을 빼면 실제 생활공간은 약 14㎡(4평) 정도다.

뉴욕시도 기존 37㎡(10.5평)이던 최소 면적 기준을 26~28㎡까지 낮추고, 이 기준을 적용한 '마이크로 주거 공간(units)' 디자인 공모전을 지난주까지 실시했다. 뉴욕시는 이 공모전에 출품된 33건을 바탕으로 2014년까지 원룸형 아파트 16만5000가구를 건설해 시장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새너제이시는 이미 20㎡짜리 아파트를 허용했고, 시애틀·시카고·보스턴도 초소형 아파트 도입을 추진 중이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초소형 아파트 내부 모습.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좁은 공간에 화장실·주방·거실이 모두 들어가는 초소형 아파트가 미국 주요 대도시에 연달아 들어서고 있다. /유튜브 캡처
미국의 초소형 아파트 붐은 '나 홀로 가구' 증가에 따른 공급 부족에서 비롯됐다. 뉴욕시는 전체의 60%인 180만 가구가 1~2인 가구지만, 이들이 원하는 원룸형 아파트는 100만개 안팎에 불과하다. 1인 가구 비중이 41%인 샌프란시스코도 원룸형 아파트 부족 현상을 보이고 있다. 수요 공급 불일치로 원룸형 아파트의 임대료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뉴욕 맨해튼에서는 원룸형 아파트 월세가 2569달러(286만원), 샌프란시스코에서는 2126달러를 기록 중이다.

샌프란시스코 시의회에서 아파트 최저 면적 기준 완화 법안을 발의한 스콧 위너 의원은 "집세가 천장을 뚫었다. 독신자와 학생, 노인들을 위해 더 작은 아파트를, 더 싼값에, 더 많이 공급해야 한다"며 "법안이 통과되면 20㎡짜리 초소형 아파트의 예상 월세는 1200~1500달러가 될 것"이라고 전망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초소형 아파트 건설에 열을 올리는 것이 일종의 '도시 경쟁력 확보 노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초소형 아파트 수요자 대부분이 외지에서 온 IT(정보 기술) 엔지니어, 웹디자이너, 예술가 등 창의적 전문직 종사자들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샌프란시스코의 반대론자들은 초소형 아파트를 '트위터 아파트'로 부른다. 지자체가 트위터 같은 IT기업 종사자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기획한 아파트란 조롱의 의미를 담고 있다.

반대론자들은 또한 초소형 아파트가 전혀 '가족 친화적'이지 않을뿐더러, 인구 밀집 현상을 심화시켜 교통 체증, 주차 공간 부족 등 삶의 질을 악화하는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