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04
도화•대한건설ENG, 정부에 제안…北에 400㎞고속도로•철도 구축
서울에서 평양, 신의주를 잇는 ‘북한판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자는 민간 제안이 나왔다.
경부고속도로가 1970년 건설돼 대한민국 경제성장을 반세기 동안 이끈 것처럼, 북한에도 경제재건의 원동력이자, 유라시아 핵심 물류망이 될 주력 고속교통망을 놓자는 것이다.
3일 도화엔지니어링과 대한건설ENG, 한국도로기술사회는 서울∼평양∼신의주 고속철도ㆍ도로 건설사업을 골자로 하는 ‘한반도 종단 고속교통망 구축 사업’(노선도) 제안서를 국토교통부 등 정부기관에 이달 중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안서에 따르면 이 사업은 400㎞가 넘는 서울∼평양∼신의주 구간에 고속도로와 고속철도를 단계적으로 건설하는 내용이다. 전체 사업비가 30조원이 넘는 메가 프로젝트다.
1단계로 3년간 고속도로와 철도 노반을 함께 건설하고, 2단계로 궤도 등 철도시스템을 5년 내 완공하는 밑그림이다. 고속철도가 중앙에, 양 옆으로 고속도로가 놓이는 방식이다. 고속철도는 막대한 사업비와 북한의 전력사정을 고려해 후순위로 설계했다.
고속도로의 경우 1단계로 현재 공사 중인 서울∼문산 고속도로와 개성 간 24.5㎞를 잇고, 2단계로 개성∼평양∼신의주 간 380㎞를 건설한다. 경부고속도로 곳곳에 설치된 ‘아시안 하이웨이 1호선’ 표지판처럼 부산에서 출발해 서울, 평양을 거쳐 베이징(중국), 뉴델리(인도), 테헤란(이란), 이스탄불(터키)로 이어지는 현대판 실크로드가 복원되는 셈이다. 추정 공사비는 1단계가 7560억원, 2단계가 9조2000억원이다.
특히, 남ㆍ북 경제협력의 중심축인 개성공단 사업 재개와 2, 3단계 사업 확장에 대비해 서울∼개성 구간을 먼저 착공한다. 지금은 서울역에서 자유로를 타고 개성공단까지 가는데 1시간30분(82㎞) 걸리지만 새 고속도로가 뚫리면 1시간 이내(66㎞)로 단축된다.
고속철도 노선은 서울∼문산 간 경의선(복선)과 개성을 잇는 1구간(72.5㎞)과 개성∼평양∼신의주를 연결하는 2구간(378㎞)으로 나눠 추진된다. 각각 추정 공사비는 1조2000억원과 18조8000억원이다.
설영만 대한건설ENG 대표는 “현재 남북 경협을 비롯해 북한 인프라 투자사업 논의가 많지만 대부분 남북 단절구간 복원이나 기존 노선의 재보수에 그치고 있다”면서 “중장기적으로 북한 경제를 재건하려면 비용 부담이 들더라도 남한의 경부고속도로와 같은 핵심 고속교통망이 최우선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서울∼평양∼신의주 노선에 대한 도로ㆍ철도 건설 논의는 활발했다. 하지만 설계회사가 구체적인 노선과 사업비를 산출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앞서 지난 2014년에는 북한 국가경제개발위원회와 중국이 주도한 국제투자컨소시엄 간에 개성∼평양∼신의주 고속교통망을 수익형 민자사업(BOT) 방식으로 추진했다가 무산된 바 있다.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10ㆍ4 선언)에선 건설분야 협력사업으로 개성∼평양 고속도로와 개성∼신의주 철도 개보수 사업이 포함됐다. 남북 간 개성∼문산 고속도로 건설 논의는 2016년 이후 중단된 상태다.
박용석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산업정책연구실장은 “백년대계를 보고 투자해 한강의 기적을 일궜던 경부고속도로처럼 북한 인프라 역시 장기적이고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부고속도로는?>
1970년 7월7일 개통한 경부고속도로는 건설 당시만해도 극심한 반대여론에 시달렸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428㎞를 건설하는 데 총사업비가 430억원으로, 착공 직전인 1967년 국가 예산의 23.6%에 달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가 고작 142달러인 나라에 걸맞지 않은 대형 국책사업이란 비아냥을 들었지만, 개통 후엔 물류비용 절감, 자동차 생산 급증, 제철 수요 증대 등 우리 경제의 압축성장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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