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부는 당신의 마음, 붉게 물들이세요
만해의 힐링캠프 백담사…내설악 단풍 오롯이 내것, 명상 트레킹 등 다양
명품 전나무숲길 내소사…자연속 명상 최적지, 주변 관광코스도 일품
◆ 템플스테이 1년에 한번 `단풍 템플스테이` ◆
매일경제신문 독자 여러분, `명품 템플스테이`만 쏙쏙 골라 소개해드리는 귀염둥이 동자승 `템피(Temppy)`입니다. 이젠 완연한 가을입니다. 그래서 준비합니다.
가을 하면 빠질 수 없는 울긋불긋 단풍 나들이에 가장 잘 어울리는 템플스테이. 상상해 보세요. 사방팔방 단풍으로 둘러싸인 그곳에서 조용히 나를 찾아가는 여행, 끝내주겠죠? 이것저것 재다 보면 단풍, 금세 집니다. 자, 어서 떠나보시죠.
단풍이란 게 그렇다. 눈으로만 즐기면 2% 아쉬움이 남는다. 꾹꾹 지르밟고, `바삭` 소리를 들어야 제대로다. 그러니 단풍 나들이엔 템플스테이 코스만큼 좋은 게 없다. 이 가을 나를 찾고, 단풍도 즐길 수 있는 베스트 코스, 딱 두 가지만 소개한다.
◆ 단풍도, 사찰도 `명품`…백담사
`나뭇잎 하나가 아무 기척도 없이 내 어깨에 툭 내려 앉는다. 내 몸에 우주가 손을 얹었다. 너무 가볍다.`(한용운 詩 중에서)
명품 템플스테이와 명품 단풍의 조합. 그야말로 환상 단풍 비빔밥 코스다. 힐링 나들이에 바삭바삭 밟히는 낙엽 소리는 갓 볶아낸 참기름 냄새만큼이나 고소, 아니 `꼬소`하다. 직접 가서 맛보면 혀끝에 착착 감기고 입에서 살살 녹는 코스다. 이건 숫제 중독이다. 그래서 백담사 템플스테이는 인기다. 가을에 이 코스만 찾는 마니아들까지 있을 정도다.
백담사 단풍은 말이 필요없다. 강원권 단풍 3대 천왕이다. 설악에서 가장 인기 있는 단풍 으뜸 명소는 천불동 계곡이다. 하지만 단풍 시즌 이곳은 늘 북새통이다. 백담사가 둥지를 튼 내설악 루트는 다르다. 비교적 한갓지게 단풍을 즐길 수 있는 보석 같은 코스다.
백담사는 사실 치유의 사찰이다. 누구나 상처받고 아플 때면 이곳을 찾는다. 만해 한용운이 그랬다. 인생의 고비 때마다 그가 해답을 찾은 곳이 다름 아닌 이곳이다. 20세 약관에 백담사에 들었고, 잠시 고향으로 돌아갔다 백담사에 다시 찾아온 게 25세 때다. 3ㆍ1운동을 거쳐 3년간 서슬퍼런 옥고를 치른 뒤 다시 돌아온 곳도 여기다. 그 아픔의 여정 끝에 이곳에서 `님의 침묵`이 탄생한다.
만해의 손때를 찾아보는 맛도 쏠쏠하다. 경내 한쪽이 그 유명한 만해 기념관이다. 님의 침묵과 함께 불교대전 등 10여 권의 작품 원본과 글씨 110여 점이 전시돼 있다.
백담사의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은 알록달록 오색 단풍만큼이나 이채롭다. 가을 단풍 시즌을 맞아 선보이는 코스는 `내설악 단풍과 함께하는 명상 트레킹`이다. 단풍향 가득한 산 속에서 공양하고, 오색 단풍 짙게 물든 내설악의 속살을 두루 돌아보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휴식형 청소년 전용 체험형뿐 아니라 맞춤형까지 있으니 입맛대로 프로그램을 고르면 된다. 스님의 참소리를 들을 수 있는 차담, 걷기 명상, 원족(원거리 트레킹) 등 다양한 명상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백담사 홈페이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하늘 아래 제일 가까운 사찰. 한양에서 가장 가까운 오지. 아는 사람만 안다는 숨은 계곡. 한번 들어가면 세상을 잊는다는 곳. 맞다, 그러니 조심하시라. 제대로 길을 들었다간 속세를 떠날지도 모르니까.
▶위치 :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 백담로 746 (033)462-5565, 5035. baekdamsa.org
◆ 전나무 숲 향내 은은한 내소사
전북 부안군에 있는 내소사는 요즘 전나무 덕에 톡톡히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역사만 1300여 년. 임진왜란 때 피해를 입고 다시 복구한 뒤 일주문에서 사천황문에 이르는 길에 전나무를 심었는데 이게 대박을 친 것이다.
굳이 전나무를 들먹이지 않아도 내소사는 산사 자체가 명품이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쓴 유홍준 교수는 한국의 5대 사찰에 내소사를 주저 없이 올린다. 이유인 즉슨 나무 때문이다. 건물 자체보다 산과, 주변의 자연과 어울리는 나무에 얽힌 얘기가 유독 많은 게 묘하게도 내소사다.
보물 291호 대웅전도 나무 건물이다. 화려한 단청이 있거나 커다란 건축물은 아니지만 수수한 매력이 일품이다. 정면 여덟 짝의 꽃무늬 문살은 나무를 깎아 만들 수 있는 조각의 백미다. 자세히 뜯어보면 연꽃, 국화, 해바라기 같은 꽃무늬가 촘촘히 문살에 섞여 있다.
인근엔 볼거리, 즐길거리도 많다. 모세의 기적처럼 바다가 갈라지며 육지와 연결된다는 하섬, 해안을 따라 1.5㎞ 정도 이어지는 변산반도 공원 격포 자연관찰로, 적벽강, 채석강. 여기에 유홍준 교수가 환상의 해안 드라이브 코스라고 극찬한 `격포에서 모항을 지나 내소사를 거쳐 곰소로 가는 길`이 입을 쩍 벌리고 있다.
이 가을 단풍 코스로는 마음 수행과 산행을 병행하는 `자연과 하나 되기 트레킹 템플스테이`를 준비하고 있다.
천년 고찰에서 자신을 찾고, 내변산의 직소폭포, 제백이고개, 관음봉 삼거리, 전나무 숲 등 인근 최고의 여행 포인트를 죄다 감상하며 즐길 수 있는 가을 `단풍의 드림팀`이 총출동하는 코스다.
그 중에서도 잊을 수 없는 길은 전나무 숲길이다. 안개 자욱한 새벽녘 스님과 함께 이 길을 걷는다. 약 500m 남짓 이어지는 전나무 숲길. 하얗게 머리가 센 할머니도, 막 돌 지난 갓난아이도 통통거리며 잘도 다닌다.
이 길엔 나이테 안내판을 비롯해 숲을 설명하는 해설판이 곳곳에 놓여 있다. 게다가 나무 밑엔 빈의자가 있다. 누구든 쉬어가라는 의미다. 길의 끝에는 드라마 `대장금` 촬영지였던 앙증맞은 연못이 보인다. 그 우측편이 부도탑이다. 전나무, 왕벚나무, 단풍나무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피톤치드의 폭포. 아, 이곳에선 길을 잃고 싶다.
▶ 위치 : 전라북도 부안군 진서면 석포리 268 (063)583-7281, naesosa.org
가을 하면 빠질 수 없는 울긋불긋 단풍 나들이에 가장 잘 어울리는 템플스테이. 상상해 보세요. 사방팔방 단풍으로 둘러싸인 그곳에서 조용히 나를 찾아가는 여행, 끝내주겠죠? 이것저것 재다 보면 단풍, 금세 집니다. 자, 어서 떠나보시죠.
단풍이란 게 그렇다. 눈으로만 즐기면 2% 아쉬움이 남는다. 꾹꾹 지르밟고, `바삭` 소리를 들어야 제대로다. 그러니 단풍 나들이엔 템플스테이 코스만큼 좋은 게 없다. 이 가을 나를 찾고, 단풍도 즐길 수 있는 베스트 코스, 딱 두 가지만 소개한다.
◆ 단풍도, 사찰도 `명품`…백담사
`나뭇잎 하나가 아무 기척도 없이 내 어깨에 툭 내려 앉는다. 내 몸에 우주가 손을 얹었다. 너무 가볍다.`(한용운 詩 중에서)
명품 템플스테이와 명품 단풍의 조합. 그야말로 환상 단풍 비빔밥 코스다. 힐링 나들이에 바삭바삭 밟히는 낙엽 소리는 갓 볶아낸 참기름 냄새만큼이나 고소, 아니 `꼬소`하다. 직접 가서 맛보면 혀끝에 착착 감기고 입에서 살살 녹는 코스다. 이건 숫제 중독이다. 그래서 백담사 템플스테이는 인기다. 가을에 이 코스만 찾는 마니아들까지 있을 정도다.
백담사 단풍은 말이 필요없다. 강원권 단풍 3대 천왕이다. 설악에서 가장 인기 있는 단풍 으뜸 명소는 천불동 계곡이다. 하지만 단풍 시즌 이곳은 늘 북새통이다. 백담사가 둥지를 튼 내설악 루트는 다르다. 비교적 한갓지게 단풍을 즐길 수 있는 보석 같은 코스다.
백담사는 사실 치유의 사찰이다. 누구나 상처받고 아플 때면 이곳을 찾는다. 만해 한용운이 그랬다. 인생의 고비 때마다 그가 해답을 찾은 곳이 다름 아닌 이곳이다. 20세 약관에 백담사에 들었고, 잠시 고향으로 돌아갔다 백담사에 다시 찾아온 게 25세 때다. 3ㆍ1운동을 거쳐 3년간 서슬퍼런 옥고를 치른 뒤 다시 돌아온 곳도 여기다. 그 아픔의 여정 끝에 이곳에서 `님의 침묵`이 탄생한다.
만해의 손때를 찾아보는 맛도 쏠쏠하다. 경내 한쪽이 그 유명한 만해 기념관이다. 님의 침묵과 함께 불교대전 등 10여 권의 작품 원본과 글씨 110여 점이 전시돼 있다.
백담사의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은 알록달록 오색 단풍만큼이나 이채롭다. 가을 단풍 시즌을 맞아 선보이는 코스는 `내설악 단풍과 함께하는 명상 트레킹`이다. 단풍향 가득한 산 속에서 공양하고, 오색 단풍 짙게 물든 내설악의 속살을 두루 돌아보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휴식형 청소년 전용 체험형뿐 아니라 맞춤형까지 있으니 입맛대로 프로그램을 고르면 된다. 스님의 참소리를 들을 수 있는 차담, 걷기 명상, 원족(원거리 트레킹) 등 다양한 명상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백담사 홈페이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하늘 아래 제일 가까운 사찰. 한양에서 가장 가까운 오지. 아는 사람만 안다는 숨은 계곡. 한번 들어가면 세상을 잊는다는 곳. 맞다, 그러니 조심하시라. 제대로 길을 들었다간 속세를 떠날지도 모르니까.
▶위치 :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 백담로 746 (033)462-5565, 5035. baekdamsa.org
◆ 전나무 숲 향내 은은한 내소사
아뿔싸, 아니, 맙소사. 내소사를 잊을 뻔했다. 가을 단풍 나들이에 이곳을 뺀다면 섭섭하다. 마찬가지다. 템플스테이 제대로 해 보고 싶은데 이곳이 빠지면 또 안 된다.
전북 부안군에 있는 내소사는 요즘 전나무 덕에 톡톡히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역사만 1300여 년. 임진왜란 때 피해를 입고 다시 복구한 뒤 일주문에서 사천황문에 이르는 길에 전나무를 심었는데 이게 대박을 친 것이다.
굳이 전나무를 들먹이지 않아도 내소사는 산사 자체가 명품이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쓴 유홍준 교수는 한국의 5대 사찰에 내소사를 주저 없이 올린다. 이유인 즉슨 나무 때문이다. 건물 자체보다 산과, 주변의 자연과 어울리는 나무에 얽힌 얘기가 유독 많은 게 묘하게도 내소사다.
보물 291호 대웅전도 나무 건물이다. 화려한 단청이 있거나 커다란 건축물은 아니지만 수수한 매력이 일품이다. 정면 여덟 짝의 꽃무늬 문살은 나무를 깎아 만들 수 있는 조각의 백미다. 자세히 뜯어보면 연꽃, 국화, 해바라기 같은 꽃무늬가 촘촘히 문살에 섞여 있다.
인근엔 볼거리, 즐길거리도 많다. 모세의 기적처럼 바다가 갈라지며 육지와 연결된다는 하섬, 해안을 따라 1.5㎞ 정도 이어지는 변산반도 공원 격포 자연관찰로, 적벽강, 채석강. 여기에 유홍준 교수가 환상의 해안 드라이브 코스라고 극찬한 `격포에서 모항을 지나 내소사를 거쳐 곰소로 가는 길`이 입을 쩍 벌리고 있다.
이 가을 단풍 코스로는 마음 수행과 산행을 병행하는 `자연과 하나 되기 트레킹 템플스테이`를 준비하고 있다.
천년 고찰에서 자신을 찾고, 내변산의 직소폭포, 제백이고개, 관음봉 삼거리, 전나무 숲 등 인근 최고의 여행 포인트를 죄다 감상하며 즐길 수 있는 가을 `단풍의 드림팀`이 총출동하는 코스다.
그 중에서도 잊을 수 없는 길은 전나무 숲길이다. 안개 자욱한 새벽녘 스님과 함께 이 길을 걷는다. 약 500m 남짓 이어지는 전나무 숲길. 하얗게 머리가 센 할머니도, 막 돌 지난 갓난아이도 통통거리며 잘도 다닌다.
이 길엔 나이테 안내판을 비롯해 숲을 설명하는 해설판이 곳곳에 놓여 있다. 게다가 나무 밑엔 빈의자가 있다. 누구든 쉬어가라는 의미다. 길의 끝에는 드라마 `대장금` 촬영지였던 앙증맞은 연못이 보인다. 그 우측편이 부도탑이다. 전나무, 왕벚나무, 단풍나무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피톤치드의 폭포. 아, 이곳에선 길을 잃고 싶다.
▶ 위치 : 전라북도 부안군 진서면 석포리 268 (063)583-7281, naesosa.org
'^^공간이야기 > 여 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원도여행 (0) | 2012.10.18 |
---|---|
김유정·이효석·박경리, 그들의 뿌리를 찾아서 (0) | 2012.10.18 |
흘러가는 구름따라 걷다 (0) | 2012.10.12 |
가족 수학여행지 32선’ (0) | 2012.10.12 |
실학의 여행 (0) | 2012.1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