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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의 공포’ 현실로

by SL. 2012. 10. 27.

‘L의 공포’ 현실로

 

투자·수요 위축에 기업실적 빨간불
3분기 실질GDP 1.6% ‘성장률 쇼크’
코스피 1891.45.. 美 양적완화 이전으로 후퇴

 

기업들의 투자 위축과 더불어 내수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까지 이어지면서 상당수 기업의 실적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이는 결국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대 초반에 머무는 등 저성장을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제조장비를 만드는 M사. 이 회사가 26일 3·4분기 실적을 공시한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 215억원, 영업이익 4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매출은 39%, 영업이익은 49% 하락했다. 전년 동기 실적에 비해서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3%씩 감소했다.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특성상 업황은 패널 제조업체 설비투자 스케줄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국내뿐만 아니라 대만의 AUO, CMI, 일본의 샤프, 중국의 BOE 등에 장비를 납품하는 이 회사는 전체 매출의 20~30%가량을 해외에서 거둬들이고 있다. M사 관계자는 "전방산업인 패널 제조사들이 설비투자를 지연시키고 있는 것이 우리 회사의 실적 하락에 가장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4·4분기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전자기기에 주로 사용되는 센서를 생산하는 A사. 센서 부문 후발주자로 기술력을 앞세워 독일과 일본의 경쟁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왔다. 2010년 당시 1055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234억원까지 늘어났다. 특히 이 가운데 47%는 해외 사업에서 발생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해도 성장률이 두자리는 될 것으로 당초 기대했지만 지금은 예상에 한참 못 미치는 5% 성장도 쉽지 않게 됐다. 4·4분기까지 집계해 봐야겠지만 실적은 지난해 수준에서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며 "그래도 시장 침체에 이 정도면 선방한 것 아니겠느냐"고 쓴웃음을 지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원·달러 환율 급락으로 수출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극심한 내수 침체도 이어지고 있어 수출을 하지 않는 기업들 역시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환율 하락으로 내수기업의 경우 원부자재비 부담은 줄어들었지만 제품이 팔리지 않아 환율 하락 효과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는 전거래일보다 1.20원 내린 1097원에 장을 마쳤다. 수출이 GDP의 50%를 넘어서며 수출주도형 국가의 길을 걷고 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선 환율 하락이 전혀 반길 일이 아닌 것이다.

 그러다 보니 GDP 성장률 전망도 점점 암울해지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3·4분기 실질 GDP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성장하는데 그쳤다. 이로써 1·4분기 2.8%를 기록한 이후 2·4분기 2.3%, 3·4분기 1.6% 등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 GDP 성장률은 2.4%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마지막 남은 4·4분기 성장률이 2.9% 이상 돼야 가능한 일이지만 사실상 달성이 어려운 셈이다. 한국은행은 내년 GDP 성장률 역시 3.0%로 전망했지만 이 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분간 2%대의 '저성장 늪'에서 허덕일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내수 역시 올 들어 1·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7%를 기록한 이후 2·4분기 0.6%로 내려앉은 뒤 3·4분기엔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은 관계자는 "제조업 등의 재고 감소로 생산이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3·4분기에 전분기 대비 0.7% 성장도 가능했다"면서 "4·4분기에는 수출도 호전되고 생산도 늘어나 전체 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