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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춘천이야기

'호반의 도시' 춘천, 레저·관광 중심지로 '탈바꿈'(종합) 의암호 일대 레고랜드·삼각관광벨트·특급호텔 등 추진

by SL. 2016. 4. 29.
2016.4.29

강원도 춘천에는 태초부터 천연의 강이 흘렀다.

금강산에서 발원한 북한강과 소양강은 춘천에서 만나 함께 서해로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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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의암호 전경


북한강과 소양강, 두 강은 춘천을 있게 한 어머니의 강이다.

선사시대부터 춘천의 역사는 두 강의 흐름이 빚은 시간의 축적이었고, 유구한 물길은 옛 문인들의 시문에 단골로 등장하는 절경을 낳았다.

그 자연의 섭리는 1967년 식민지 근대화 상징인 의암댐 건설로 '의암호'라는 인공호수가 만들어져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덤으로 인공섬인 중도, 붕어섬도 생긴 것은 물론 담수를 계기로 춘천은 '호반의 도시' 간판을 내걸었다.

당시 대중 마케팅의 첫 시도로 노랫말 공모가 이뤄졌고 국민가요 '소양강 처녀'도 탄생했다.

특히 춘천은 1970, 80년대 통기타와 청바지로 대변하는 청년문화의 고향이 됐고 추억과 낭만의 대표 공간으로 각인됐다.

하지만 이 같은 호수의 낭만 이면에는 썩은 안개 냄새도 자리했다.

새벽마다 도시를 엄습하는 안개는 산업화가 빚어낸 호수의 매연이었다.

1960년대 후반 호수 주변 공업단지가 조성됐다.

공장 가동과 늘어난 인구가 배출하는 폐수는 춘천 도심 한복판 의암호를 녹조 공장으로 만들었다.

1990년에 비로소 하수처리장이 들어서 더러워진 의암호 수질개선에 천문학적 예산이 들어갔다.

수도권에 수돗물 공급 수원인 상수원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

2000년대 들어 의암호 수질이 많이 개선됐다. '8할이 똥물'이라는 오명도 벗게 됐다.

의암호의 낯빛이 몰라보게 달라졌지만, 그동안 상수원보호구역 등 이중 삼중 규제에다 자연경관에만 집중하다 보니까 10여 년간 별반 달라진 게 없었다.

그랬던 의암호가 변화무쌍하다. 의암호가 만든 중도에 건설 중인 레고랜드가 기폭제가 됐다.

춘천시는 레고랜드의 2017년 개장에 맞춰 이곳을 둘러싼 의암호 일대에 다양한 관광시설 확충에 나섰다.

변화의 첫 번째 움직임은 수질개선에 맞춰졌다.

국비 지원을 받아 내년까지 오염원을 근본적으로 없애는 북한강 수계시설 철거에 들어간 것이다.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해서는 수질개선과 경관 개선이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내년까지 국비 등 109억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수질 오염원인 낚시터, 어선, 선착장 등을 모두 철거한다.

철거 과정에서 보상 갈등이 원만하게 해결되면 획기적인 사업이 될 전망이다.

최근 춘천시는 삼악산에서 의암호를 가로질러 의암호 수변까지 이어지는 3.6km 길이의 로프웨이 건설, 호숫가 특급호텔 유치를 축으로 한 삼각 관광벨트 사업을 벌이고 있다.

로프웨이는 환경 훼손 등 여러 논란에도 현재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확정 짓고,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있다.

춘천을 상징하는 소양강 처녀상 인근에 세워지는 소양강 스카이워크는 국내에서 가장 긴 호수전망시설이다.





 춘천 스카이워크 조감도



투명 유리로 만들어져 수면이 보이는 구간이 140m에 달한다.

또 전국 유일의 애니메이션박물관 주변에 어린이 놀이시설인 토이로봇관, 글램핑장이 잇따라 올해 하반기 문을 연다.

이밖에 의암호 수변에는 헬로키티 테마파크가 들어설 예정이며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호숫가에 최소 300실 규모의 특급호텔을 짓겠다는 투자협약(MOU)도 이뤄진 상태다.

의암호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관광타운으로 변모를 시도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수상 경기비행기 운항과 유람선 운항도 검토 중이다.

관광 인프라는 물론 의암호를 따라 연결된 유적, 인물, 전설, 명소 등에 얽힌 이야기를 음성으로 제작, 스마트폰 콘텐츠로 형상화하는 사업도 벌인다.

그 성과가 올해부터 속속 모습을 드러낸다.

문인들의 시정(詩情)이 발길을 잡았던 조용한 호반 풍경이 디지털이 가미한 역동적인 레저관광 중심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호수 경관을 따라 어이지는 마라톤 코스에서 땅값이 가장 '핫'한 투자지로 떠오르는 부작용에도 개발 물살은 거세기만 하다.

ha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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