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매력 푹 빠져 한국에 둥지 틀었어요
전세계 골목연구 대가 로버트 파우저 서울대 교수
파우저 교수
"서울 골목길의 매력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모습이죠."
전 세계 골목을 연구해 온 `골목대장` 미국인 교수에게도 서울은 색다른 곳이다. 지난 11일 서울대 환경대학원 환경계획연구소에서 로버트 파우저 국어교육학과 교수(52)는 `바깥에서 본 서울 도심 골목`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파우저 교수는 멕시코 과나후아토, 뉴욕 그리니치 빌리지, 도쿄 야네센, 교토 니시진 등 골목길로 유명한 도시를 사례로 들며 "서울은 규모와 인구, 기능을 보면 뉴욕, 도쿄 등 거대 도시와 유사하지만 골목을 들여다보면 서민 중심 도시인 과나후아토, 교토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은 골목에 대한 기존의 패러다임으로는 뭐라 정의 내릴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하다"고 강조했다. 거대 도시 안에서 특이하게도 `사람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서울의 골목이라는 얘기다.
파우저 교수는 지난 2008년부터 시인 노천명이 살았던 서울 종로구 서촌의 한 골목길 근처 집에서 살고 있다.
외국어 교육정책이 전공인 파우저 교수가 골목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골목길이 잘 보존되고 있던 일본 교토에 살면서부터다. 그가 골목마다 오랜 역사의 흔적을 지니고 있는 종로구 서촌에 자리를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파우저 교수 눈에 비친 서울의 골목의 매력은 `구불구불하면서 예측하지 못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는 데 있지만 점점 그 특색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에 대해선 우려감을 나타냈다.
그는 "지금 골목이 많은 곳은 주로 서민이 사는 동네"라며 "이런 지역엔 재개발이 추진되다 무산돼 오히려 더 옹색해진 곳이 많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렇다고 개발이 이뤄져도 문제"라고 지적한 뒤 "특색 있는 골목을 살린다는 명목으로 상업화 난개발을 한 삼청동은 한번 개발붐이 일자 걷잡을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현재 거주하고 있는 종로구 서촌도 2010년 언론에 조명되기 시작한 후부터 카페와 게스트하우스가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본래의 모습을 잃었다고 파우저 교수는 안타까워했다.
파우저 교수는 "20세기 초 서울 `흐름`의 중심은 골목에서 도로로 바뀌었다"며 "이후 이어진 도로 중심 도시계획과 자동차 보급으로 골목의 가치는 급속히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골목은 주민의 공동체 의식이 생겨나도록 하는 역할을 했지만 이젠 카페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골목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선 가치 있고 살기 좋은 골목이 있다는 것을 알려 젊은 사람들이 유입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파우저 교수는 강조했다.
다만 일제 강점기 흔적이 남아 있는 골목에 대해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일제 강점기 역시 한국 역사의 일부이기 때문에 무작정 없애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그대로 보존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라는 것이다. 파우저 교수는 "일제 강점기 때 흔적을 어떻게 보존할 것인지에 대해선 차분히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 뒤 "특히 기모노 체험 프로그램까지 있는 인천처럼 지나치게 과거의 모습을 남기려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공간이야기 > 여 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부도·영흥도 여행 만끽 (0) | 2013.10.08 |
---|---|
다운재킷 똑똑히 고르려면? (0) | 2013.09.22 |
60억원, (0) | 2013.09.15 |
문경새재 꼭 가봐야 할 관광지 1위 이유가?? (0) | 2013.08.23 |
두물머리 - 경기도양평 (0) | 2013.08.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