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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성남·판교

판교밸리 1300社 매출 77조..삼성전자·현대차 이어 3위

by SL. 2018. 1. 4.

2017.12.01 


들썩이는 한국벤처의 요람..판교테크노밸리 가보니



국내 크라우딩펀딩 업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와디즈'는 2013년 여름 강남 테헤란로를 떠나 판교테크노밸리로 터전을 옮겼다. 테헤란로의 작은 사무실에서 직원 3명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70명의 직원에 펀딩한 자금규모만 351억원에 이를 만큼 급성장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에 뱅커 출신인 신혜성 대표는 "회사가 커질수록 인재 영입이 힘들었는데 판교는 벤처인력이 넘쳐나는 곳"이라고 말했다. 크라우드펀딩이 금융산업의 한 축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2012년 창업을 결심한 그는 이번 정부 혁신성장 정책에 기대가 크다. 그는 "정부 정책에 크라우드펀딩 규제를 완화해 준 점은 너무도 고무적"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지난 10일 판교테크노밸리에 위치한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회의실. 서울 시내는 '불금'을 보내려는 사람들로 붐빌 시간이지만 이곳 회의실은 자리를 찾을 수 없다. 93개 스타트업이 입주해 있는 이곳은 곳곳에서 즉석 아이디어 회의가 열린다. 


정부가 벤처기업 육성을 주창하면서 이곳에서도 기대감이 피어오르고 있다. 스마트 나무블록 제조업체 아토큐브의 한상택 대표는 "항상 제때 투자금을 못 받을까봐 노심초사했는데 이번 정부 정책으로 스타트업 투자가 활성화되면 한시름 놓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14년 아토큐브를 세운 한 대표는 창업 초기 아이디어만 갖고는 자금을 빌려주지 않아 큰 고충을 겪었다.


정부가 벤처 생태계 조성에 나서면서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판교테크노밸리가 들썩이고 있다.


송세경 퓨처로봇 대표는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방안 중 기술탈취 방지대책에 눈이 번쩍 뜨였다. 송 대표는 "대기업이 기술을 빼가거나 유사한 아이템으로 사업을 시작하면 우리 같은 작은 벤처기업들은 살아남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송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액정표시장치(LCD) 생산용 로봇을 개발하다가 2009년 창업했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접견 안내로봇 퓨로(FURO)를 상용화해 유명세를 탔다.



1990년대 후반 1차 벤처붐의 진원지가 강남 테헤란로였다면 2차 벤처붐은 판교테크노밸리가 준비하고 있다.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66만㎡(20만평) 규모의 판교테크노밸리에 입주한 기업은 1306개에 달한다. 이들 기업 매출을 모두 합치면 77조4833억원이다.


매출규모로만 따지면 삼성전자(202조원) 현대자동차(94조원)에 이어 3위다. LG전자(55조원), 기아차·포스코(53조원)를 넘어선다.


5년 전 83개 기업이 입주해 5조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무려 15배 성장을 한 셈이다. 이곳에 근무하는 직원만 7만4738명에 달한다. 그중 70%가 20대와 30대 청년들이다. 장병화 성남산업진흥재단 대표는 "판교테크노밸리는 이미 우리 경제의 핵심으로 부상했으며 우리 경제의 미래 모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판교테크노밸리 내에는 NHN, 카카오, 엔씨소프트, 넥슨, 스마일게이트 등 게임·IT·바이오 기업들이 모여 있다. 또 스타트업캠퍼스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등 스타트업 지원 기관에서만 1100여 개의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을 꿈꾸며 성장하고 있다.


1차 벤처붐의 메카 테헤란밸리는 벤처붐이 꺼지기 시작한 2000년대 중반부터 1세대 벤처들이 떠나면서 명성을 급격히 잃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01년 2500개를 웃돌던 테헤란밸리에 위치한 벤처기업 수는 벤처 열기가 꺼져가던 2003년 1700개로 급감했다.


판교가 테헤란밸리의 바통을 이어 벤처 태동의 요람이 된 것이다. 우선 뛰어난 강남 접근성 영향이 컸다. 판교테크노밸리는 첨단기업이 밀집된 강남과 차량으로 30여 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신분당선 판교역을 이용하면 강남역까지 15분이면 도착 가능하다. 정부가 판교테크노밸리를 개발할 때 입주 업체들에 원가 수준으로 용지를 공급한 것도 벤처기업 유치를 위한 기폭제로 작용했다. 또 경기도가 판교테크노밸리 입주 기업의 업종을 IT와 IT 관련 연구개발(R&D) 융합 분야로 제한해 다른 산업단지와는 차별화한 점도 'IT 판교' 형성에 한몫했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관계자는 "1차 벤처붐 당시 테헤란로에 입주한 벤처기업인들이 정장 차림인 직장인들을 보고 정장을 입어야 하는지 고민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다"며 "그러나 2030세대가 몰려 있는 판교에서는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슬리퍼를 끌고 다니는 모습이 자연스러울 만큼 편안한 분위기가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판교는 또 한 번 대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성남시 수정구 일대에 여의도공원 2배 넓이인 43만㎡ 규모로 제2 판교테크노밸리가 2019년 1차 준공 목표로 조성 중이다. 


2021년 제2 판교테크노밸리 조성이 끝나면 750개 기업이 새로 입주하면서 판교는 2000여 개 첨단기업에 10만명이 종사하는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재탄생한다. 곽덕훈 판교미래포럼 회장은 "판교는 이제 하나의 도시가 아닌 플랫폼 개념으로 키워야 하며 '판교'라는 플랫폼에서 다양한 기업이 융합·소통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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