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기준 금리 인상의 여파로 주택 거래가 멈추다시피 한 가운데, 토지 매매시장에서도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지 매매량이 약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8월 전국에서 매매거래가 이뤄진 토지는 9만4711필지로 집계됐다. 월별 전국 토지 매매량이 10만필지 이하로 내려간 것은 2013년 1월(8만5278필지) 이후 9년 7개월 만이다. 올해 5월 14만4316필지로 연중 최고치를 찍었던 토지 매매량은 3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전국 17개 시·도 모두 8월 토지 매매량이 연초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의 토지매매량이 연초 2560필지에서 8월 1419필지로 44.57% 감소해 전국 17개 시·도 중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토지 매매량 감소폭은 17.4%다. 올해 1월 전국 토지 매매량은 11만4661필지였다.
수도권 중에서는 서울의 토지 매매량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올초 8634필지였던 서울의 토지매매량은 5월 1만2318필지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3개월 연속 감소했다. 8월 토지 매매량은 연초 대비 19.42% 감소한 6957필지다. 같은 기간 경기의 토지 매매량 감소폭은 19.13%로 서울과 큰 차이가 없었고, 인천의 감소폭은 17.6%로 집계됐다.
다만, 굵직한 개발사업이 진행되는 일부 지역에서는 토지 매매가 활발히 일어났다. 부산항 북항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인 부산 남구의 8월 토지 매매량은 594필지로 연초 대비 105% 상승했다. 부산은 물론 전국에서도 상승 폭이 가장 컸다. 남구에서는 부산국제금융센터 3단계 공간 확대와 다양한 정비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부속토지가 아닌 순수토지 매매량도 감소세다. 순수토지는 건축물이 딸리지 않은 땅을 의미한다. 올해 8월 순수토지 매매량은 4만8645필지로, 연초(6만139필지)와 비교해 19.1% 감소했다. 월별 기준으로는 지난 2019년 9월(4만 6388필지) 이후 약 3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토지는 그동안 부동산 상품 가운데 금리 영향을 가장 적게 받는다는 인식이 강했다.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 수익형 상품과는 달리 장기투자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파트는 물론 상업용 건물까지 부동산 시장 전체가 침체기에 들어서면서 토지 거래량도 줄어든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특히 토지의 주요 수요자 중 하나인 부동산 개발 업계 상황이 악화한 것도 토지 수요 위축에 영향을 미쳤다. 업계에 따르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상품 중 하나인 본 PF대출 대출 금리는 작년 말 6% 수준에서 현재 10% 이상으로 올랐다. 연이은 금리 인상으로 전 금융권 부동산PF 대출 연체율도 작년 말 0.18%에서 올해 상반기 0.50%로 0.32%포인트(p) 증가했다.
매매량 감소와 함께 토지가격 상승 폭도 축소되는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8월 전국 토지 가격은 전월 대비 0.27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최저치이며, 2020년5월(0.25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토지는 주거가 아닌 개발 용도로 거래되는 경우가 많아 시장 침체의 영향을 덜 받긴 하지만, 부동산 경기 전반이 위축되는 상황과 동떨어져 움직일 수는 없다”면서 “최근 부동산 개발 사업이 금전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토지 매매량에 큰 영향을 준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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